영국 고위관리 “러시아 연계 해커 한국 공격… 북한, AI 악의적 활용”

랩톱 컴퓨터를 사용하는 한 남자의 모습에 사이버 코드가 투사됐다.

영국 고위 관리가 러시아와 북한의 사이버 위협이 늘고 있다며 나토의 대응 강화를 촉구했습니다. 북한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팻 맥패든 영국 랭커스터 공작령 장관은 25일 러시아 군대와 크렘린궁과 연계된 핵티비스트들이 지난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협력국들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핵티비스트는 정치적, 사회적 목적으로 활동하는 해커를 말합니다.

영국 내각에서 총리 다음 고위직인 맥패든 장관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나토 사이버 안보 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특히 최근 한국에 대한 공격을 언급했습니다.

맥패든 장관은 “핵티비스트들이 최근 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인 한국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북한군의 쿠르스크 파병을 감시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습니다.

[맥패든 장관] “They recently targeted NATO’s Indo-Pacific partner, South Korea, in response to its monitoring of the deployment of North Korean troops to Kursk.”

한국에서는 이달 초 정부 부처, 주요 기관에 대한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발생했으며, 한국 정부는 이를 친러 성향의 해킹 그룹의 소행으로 추정했습니다.

한국 국가안보실도 지난 8일 “친러시아 핵티비스트 그룹의 사이버 공격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 이후 빈번해지고 있다”며 “국정원 국가사이버위기관리단을 중심으로 친러 핵티비스트들의 활동을 주시하며, 관계기관들과 상황을 공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AI활용 악의적 사이버 활동”

맥패든 장관은 러시아뿐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최대 위협 중 일부는 중국, 북한, 이란에서 온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맥패든 장관은 “지난해 미국이 AI를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 지원에 사용한 국가를 공개 지목했다”며 “이는 바로 북한으로, AI를 활용해 멀웨어 개발을 촉진하고 악용 가능한 사이버 안보 격차를 찾아내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맥패든 장관] “Last year, we saw the United States. for the first time, publicly call out a state for using AI to aid its malicious cyber activity. In this case, it was North Korea — who had attempted to use AI to accelerate its malware development and scan for cybersecurity gaps it could exploit. North Korea is the first, but it won’t be the last. So we have to stay one step ahead in this new AI arms race.”

그러면서 “북한이 최초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이 새로운 AI 군비 경쟁에서 우리는 한 발짝 앞서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맥패든 장관은 영국이 AI 안보연구소(LASR)를 신설해 AI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나토의 집단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민간 연구 단체들은 북한이 AI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암호화폐 해킹 등 불법 사이버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앤 뉴버거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지난2월 ‘워싱턴포스트’가 주최한 ‘인공지능 개발과 규제’에 대한 대담에서 “북한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활용하는 국가 중 하나”라며 “예를 들어 북한은 암호화폐 기반시설을 해킹해 수십억 달러의 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해킹 지적에 반발하며 사이버 공격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022년 2월 7일 홈페이지에 “우리는 있지도 않은 우리의 사이버공격, 가상 화폐 절취설을 내돌리는 미국의 비열한 행위를 우리 국가의 이미지 훼손으로, 주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과 도전으로 보고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