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모든 무기로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휴전 하루 만에 레바논 남부를 공습했습니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관련 소식부터 들어보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새로운 경고를 했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28일 옛소련 국가들의 군사안보 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 참석차 카자흐스탄 아스타나를 국빈방문했는데요. 정상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갖는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모든 무기라면 핵무기도 포함될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그렇게 읽혀집니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오레슈니크 미사일이 핵탄두를 탑재하지는 않지만 “여러 개를 함께 발사하면 공격력은 핵무기 사용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레슈니크는 지난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처음 발사했던 극초음속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입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자랑하던 무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우크라이나 공습에 음속의 10배로 날아가는 신형 IRBM인 오레슈니크를 사용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서방의 어떠한 방공망도 이 무기를 막을 수 없다고 장담했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28일) 기자회견에서 오레슈니크가 ‘우크라이나 내 의사결정 센터’를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옛소련 시절 날씨에 관한 농담을 소개하며, 모든 게 가능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기자가 말한 우크라이나 내 의사결정 센터는 정부 청사를 뜻하는 걸까요?
기자) 대통령실이나 군 지휘부 등 핵심 시설이 모두 포함될 수 있을 텐데요. 현재 크이우는 방공망이 촘촘해서 3년 가까운 전쟁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지금까지 어떤 무기도 우크라이나 의사결정 센터에 도달하지 못하는 걸로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이에 푸틴 대통령은 오레슈니크의 위력을 거듭 강조하면서 “서방의 지속적인 공격에 대응해 오레슈니크 시험을 계속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관한 발언도 했습니다. 지난 5일 미 대선 이후 각국 정상들의 축전이 쏟아졌지만 푸틴 대통령의 축하 소식은 없었습니다. 두 지도자가 통화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크렘린궁은 즉각 이를 부인했었는데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관계에 관한 여러 질문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에 관한 푸틴 대통령의 발언 직접 들어 보시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It is possible that the current administration wants to create additional difficulties for the future one. This is also possible. But as far as I can imagine the newly elected president, he is a smart person, and already quite experienced. It seems to me that he will find a solution.”
기자) 현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들어서게 될 트럼프 행정부에 추가적인 어려움을 만들고 싶어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자기가 생각하기에 새로 선출된 대통령, 즉 트럼프 당선인은 똑똑한 사람이고 이미 상당한 경험이 있다면서, 그가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를 신랄히 비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상황을 악화시키고 갈등의 강도를 높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그들을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나와 이야기하자고 말할 수도 있다”면서 러시아는 새 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트럼프 당선인에게 있었던 두 번의 암살 시도 사건을 언급하면서, “그는 지금 안전하지 않다”는 말도 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경고에 우크라이나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비열하게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오레슈니크를 요격할 수 없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오레슈니크는 기존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조금 변경한 무기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의 강도를 더 높이고 있죠?
기자) 네. 러시아는 27일 밤부터 28일 오전까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간시설을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사일 91개와 드론 97개를 발사했고요. 이 중 12개가 목표물을 타격했는데요, 이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에 대한 이달 들어 두 번째 대규모 공격입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러시아가 좀 더 공격적으로 승기를 가져오려는 셈법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의 미사일 79개와 드론 35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성명을 내놨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밤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시와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해 약 200발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해 우크라이나인들의 전력 접근을 빼앗았다”는 보고를 들었다면서 잔인한 공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수개월 간 겨울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복원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50개 넘는 국가들과 함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합의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벌써 위태로운 조짐들이 보이는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군은 28일 오전 전투기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 중거리 로켓 저장고를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또 레바논 남부에서 휴전 합의를 위반하는 모든 행동을 저지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 지역에 도착한 여러 차량을 향해 총격을 가했습니다.
진행자) 사상자도 나왔습니까?
기자) 심각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레바논 당국은 이스라엘 군의 박격포 공격, 공습, 총격이 산발적으로 발생한 가운데 레바논 남부로 돌아가려던 두 사람이 다쳤다고 밝혔고요. 레바논 국영언론은 이들이 민간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군은 성명에서 이들이 휴전 합의 조건을 위반한 ‘용의자’들이라고 말했는데요. 더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헤즈볼라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휴전 합의 위반과 관련해 공개 성명을 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헤즈볼라 소속 레바논 국회의원 하산 파들랄라는 기자들에게 “이스라엘 적들이 국경 마을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레바논 군은 휴전 이행의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데요. 레바논 군의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레바논 군은 이스라엘이 다양한 무기로 레바논을 공격하고 전투기와 드론으로 레바논 영공을 계속 감시, 순찰하며 휴전 합의를 여러 차례 위반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레바논 군은 현재 관련 당국과 협력해 위반 사례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군이 헤즈볼라의 무기 시설을 공습한 게 아닌가요?
기자) 네. 휴전 합의 조건에 따르면 양국 국경 지역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리타니강 남쪽에 있는 무단 군사 시설은 해체돼야 합니다. 리타니강 위쪽 무기 시설에 대한 언급은 없는데요. 하지만 이스라엘 군이 이날 공습한 무기 시설은 리타니강의 더 북쪽에 있기 때문에 레바논 군과 헤즈볼라가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휴전 합의 핵심 내용 다시 한번 짚어볼까요?
기자) 네. 미국과 프랑스 중재로 이뤄진 이 휴전협정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60일 간 휴전하고 양측 모두 양국 국경 지대에서 물러나는 것이 골자입니다. 헤즈볼라는 리타니강 남쪽에서 무장해제하고 강 북쪽으로 철수하고, 이스라엘 군도 레바논 영토에서 철수해야 하고요. 이들이 철수한 이른바 국경 완충 지역에는 레바논 정부 군과 유엔평화유지군만 남긴다는 구상입니다. 이 휴전은 27일 오전 4시를 기해 발효됐는데요. 하지만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뇌관을 갖고 있어 불안한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철군은 진행 중인가요?
기자) 이스라엘은 군대를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단 이는 헤즈볼라가 합의를 준수하는 조건 하에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군 총참모총장은 “합의에서 벗어나는 것은 모두 불로 집행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헤즈볼라 세력은 이미 약해진 상태로, 어느 정도 무장 해제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레바논 남부 주민들의 귀향 행렬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스라엘 군은 이스라엘 군 주둔지 등 일부 지역으로 향하는 주민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이 규정한 ‘용의자’ 2명이 다치는 등, 주민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불안 속에서도 피란길에 올랐던 레바논 남부 주민들의 귀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28일 이뤄진 이스라엘의 공습에 다시 길을 떠나는 주민들도 보였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