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승인되면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영토를 당장 되찾지 못해도 휴전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총기 불법 소지와 탈세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차남 헌터 바이든 씨를 사면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상당히 중요한 발언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전제로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당장 회복하지 못해도 휴전 협상에 나설 용의를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 이어, 1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유럽연합(EU) 새 지도부와의 회담 후 기자회견,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 가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은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한 겁니까?
기자) 먼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 나라의 일부에만 나토 가입 초대장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해당 영토만 우크라이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러시아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전쟁의 과열 국면을 멈추려면 우리가 통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나토의 보호 아래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를 신속히 행동에 옮겨야 한다면서, “그러면 우크라이나는 외교적 방법으로 (점령된) 영토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의 기조와는 좀 다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모든 영토를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내용을 포함한 10대 평화협상 조건을 내걸어 왔는데요. 하지만 러시아가 차지하고 있는 영토가 우크라이나의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나토 가입을 조건으로 모든 영토 회복 전이라도 휴전 협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새 지도부와도 회동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29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퇴임하고 안토니우 코스타 신임 의장이 취임했는데요. 1일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바로 우크라이나를 찾았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코스타 상임의장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에 대한 나토의 초대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여전히 회의적인 나라들이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환상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나토 가입은 32개 회원국 모두가 동의해야만 가능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지만 불행히도 미국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회의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입장은 우크라이나의 미래에 회의적인 일부 국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 자리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토 가입을 전제로, 완전한 영토 수복 없이도 휴전이 가능하다는 말을 했나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집단안보를 약속하는 나토의 핵심, 제5조를 언급하며 전쟁의 뜨거운 국면을 멈추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 발언 직접 들어 보시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We understand that the firth article of NATO cannot apply to all Ukrainian territory (ed's note: Under article 5, if a NATO member comes under attack, the other members of the alliance are obliged to help it respond) while there is war because the countries are against the risk of joining the war. Ukraine has never asked anyone to get involved in this war, by this I mean NATO member states' armies."
기자) 우크라이나는 나토 5조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모든 영토에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 전쟁 개입의 위험에 반대하는 나라들 때문이라는 건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요청하는 것은 나토 회원국들의 군대라며, 나토 가입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안보 확보를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새로운 침략을 시도할 수 없을 정도로 우크라이나가 강해질 때 외교적 수단을 생각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내년은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해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다음달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결을 공언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7일 키스 켈로그 전 육군 중장을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임명하는 등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고통스런 양보를 통해 신속한 평화협정 추진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대화를 나눈 적이 있나요?
기자) 네. 두 사람은 미국 대선 전인 지난 9월 뉴욕에서 직접 회동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이었는데요. 원칙적으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데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두 사람은 또 대선 다음날인 지난달 6일에는 전화통화를 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주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가장 큰 후원자, 즉 미국을 갖기 위해서는 트럼프 당선인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차는 어디까지 진행됐습니까?
기자) 나토는 지난 7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되돌릴 수 없는 경로에 들어섰다고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가입 절차 첫 단계인 ‘가입 초청’이나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3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외교장관 회의가 열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미국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 사건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아들을 사면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총기 불법 소지 혐의와 탈세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차남 헌터 바이든 씨를 사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아들에 대한 사면은 없다고 말해왔는데요. 퇴임을 한 달 반 앞두고 헌터 씨에 대한 사면을 전격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아들을 사면한 이유,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헌터 씨에 대한 기소가 처음부터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그에 대한 기소는 의회 내 나의 정치적 반대자 몇 명이 나를 공격하고 나의 선거에 반대하도록 선동한 후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헌터 사건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헌터가 나의 아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지목됐다는 결론 외에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잘못된 기소라는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끊임없는 공격과 선별적 기소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 반 동안 술을 끊은 아들 헌터 씨를 무너뜨리려는 노력이 있었다면서 이제 멈추고 그만하면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아들에 대한 사면설을 줄곧 부인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나는 사법제도를 믿지만, 이 문제와 씨름하면서 원시적인 정치가 이 과정에 영향을 미쳤고, 사법 오류로 이어졌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말에 이런 결론을 내린 후 더 미룰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아버지이자 대통령으로서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들 헌터 씨가 어떤 혐의로 기소됐는지 한 번 짚어 주시죠.
기자) 네. 헌터 씨는 지난 2018년 델라웨어의 한 총기점에서 마약 중독 이력을 숨기고 총기를 구매했는데요. 지난 6월, 배심원단은 헌터 씨의 총기 불법 소지 관련 3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헌터 씨는 또 약 140만 달러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헌터 씨는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헌터 씨에 대해 이 두 사건 외에 그가 2014년 1월 1일부터 2024년 1월 1일 사이에 저질렀거나, 저질렀을지 모르거나 개입한 모든 범죄에 대해서도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사면을 허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여러 민사∙형사 소송에 얽히면서 사법적 부담이 컸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정의에 대한 학대와 오류”라며 신랄히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1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조가 헌터에게 내린 사면에 현재 몇 년 동안 수감돼 있는 J-6 인질들도 포함되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는 사법권 남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J-6는 ‘January 6’를 말하는 것으로,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트럼프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연방의사당을 습격한 사건을 말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도 집권 1기 때 비슷한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임기 후반,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배넌 전 수석전략가 등 측근들을 무더기 사면한 바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아버지 찰스 쿠슈너 씨도 있는데요. 당시 거액의 탈세 혐의와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의 혐의로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았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찰스 쿠슈너 씨를 2기 정부 프랑스 대사로 지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