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세 번째 군사정찰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됐습니다. 특히 고성능 영상 레이더 시스템이 탑재돼 날씨에 상관없이 밤낮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동향을 보다 철저하게 감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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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방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 군사정찰위성 3호기가 목표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해 지상과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군사정찰위성 3호기는 21일 오후 8시 34분쯤(미국 현지 시각 오전 3시 34분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에 실려 발사됐습니다.
정찰위성 3호기는 우주 궤도 시험과 수개월 간의 운용 시험 평가를 거쳐 본격적으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앞서 한국군의 정찰위성 1호기는 지난해 12월 2일, 2호기는 올해 4월 8일 성공적으로 발사된 바 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425 사업’에 따라 지난해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한 지 1년여 만에 3호기를 우주 궤도에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425 사업’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조3천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총 5기의 위성을 쏘아 올려 북한의 도발 징후와 전략 표적을 감시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425’라는 이름은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탑재 위성과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의 ‘SAR’을 숫자 ‘4’로, ‘EO’를 숫자 ‘25’로 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밤에도 구름 낀 날에도 정찰 가능∙∙∙해석은 더 어려워”
이번에 발사된 정찰위성 3호기는 2호기와 마찬가지로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주야로 촬영이 가능한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SAR은 지상과 해양으로 전자파인 마이크로파를 순차적으로 쏴 굴곡면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미세한 시간차를 처리해 지표를 관측하는 레이더 시스템입니다.
이미 실전 배치된 정찰위성 1호기는 전자광학(EO)과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전자광학(EO) 장비는 가시광선을 활용해 지상의 영상을 직접 촬영하기 때문에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지만, 구름이 많이 낀 날에는 영상 촬영이 어렵습니다.
적외선(IR) 장비는 온도 차에 따라 구분되는 적외선 검출 센서를 이용하기 때문에 역시 날씨에 영향을 받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 비확산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23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자광학(EO) 시스템에 비해 SAR 시스템은 밤이나 구름이 낀 날에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북한의 목표물을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자광학 시스템은 오직 낮에만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면서 “SAR 시스템까지 갖추게 되면 전체적인 시스템을 통해 북한에 대한 영상 촬영이 훨씬 더 많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 부차관보] “Relative to the electro optical system, the SAR system allows imaging to happen at night and through clouds. So it helps increase the amount of time that North Korean targets are potentially able to be imaged. So the EO system would be a daytime only system.
And so this way, you know, much more imagery will become available of North Korea from the overall system than would otherwise be the case.”
위성 전문가인 조너선 맥도웰 하버드-스미스 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박사는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SAR 위성은 구름을 뚫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은 지역을 정찰하려는 경우, 광학 위성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면서도 “하지만 데이터를 해석하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래서 장단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일반적으로 SAR 위성은 구름을 뚫고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도웰 박사] “They can see through clouds and so if you're trying to spy on an area that doesn't have great weather, they're actually much more effective than optical satellites but it is harder to interpret the data. So there are pluses and minuses but in general, radar satellites, SAR satellites have a great advantage in being able to see through cloud cover.”
“SAR과 광학∙적외선 장치는 보완적, 둘 다 필요”
맥도웰 박사는 또 “SAR과 광학∙적외선 장치는 단지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둘이 다른 시각과 약간 다른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래서 둘 모두가 필요하다”면서 “SAR이 있으면 광학 및 적외선 장비가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완전한 영상을 얻으려면 두 가지 모두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찰위성보다 성능 훨씬 뛰어나”
전문가들은 한국의 군사정찰위성 역량이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맥도웰 박사는 “한국은 이전에는 실제로 상당한 우주 정찰 역량이 없었지만, 이제는 우주에서 활동하는 다른 작은 나라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면서 “물론 미국이나 중국만큼 광범위한 역량은 아니지만, 매우 훌륭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남북한의 군사정찰위성 역량과 관련해선 양측 위성의 정확한 사양을 모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한국의 ‘425 위성사업’에 따라 발사된 이 세개의 위성들은 북한 위성들보다 훨씬 더 역량이 뛰어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면서 “데이터 양과 이미지 해상도 측면에서 한국의 정찰위성들이 훨씬 더 성능이 뛰어나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맥도웰 박사] “But I would say that there is a qualitative level at which they are. They are much more capable in terms of amount of data and resolution of the images.”
밴 디펜 전 수석 부차관보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나 데이터가 없다면서도 “북한의 위성들이 한국보다 훨씬 성능이 떨어질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면서 “북한 위성은 아마도 전자광학 위성으로, 한국 위성이 보유한 SAR 기능이나 적외선(IR) 기능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 부차관보] “And as far as we know, the one Satellite that North Korea has imaged is probably an electro optical Satellite. So they would not have the SAR capability or the IR capability that the South Korean satellites have.”
“북, 정찰위성 1개 운용은 한계”
한국이 세 번째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 반면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 발사에 성공한 북한은 올 들어 아직까지 별다른 동향이 없어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를 통해 올해 군사정찰위성 3기를 추가로 발사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 발사에 실패한 뒤로는 다시 시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위성 전문가인 마르코 랭브로크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VOA에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의 가장 큰 한계는 현재 위성이 하나뿐이라는 점”이라며 “이는 북한이 구름이 끼지 않은 날에만 하루 한두 차례 특정 지역의 사진을 얻을 수 있으며, 이런 시간은 하루 중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는 이론적으로 북한의 적들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짧은 시간을 피하거나 활동을 잠시 중단해 탐지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랭브로크 교수] “The main limitation I see for Malligyong-1 so far is that currently it is on its own. It means North Korea can get one, maybe two picture of a certain locality each day – if cloud cover allows!- and that monitoring is limited to a very brief window of time each day.”
“내년까지 군사정찰위성 2기 추가∙∙∙군집 운용 가능해져”
한국군이 쏘아 올린 이들 군사정찰위성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를 비롯해 북한군의 위협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필요할 경우 선제 타격하는 데 활용하는 ‘킬 체인(Kill Chain)’의 핵심 자산입니다.
한국군은 내년까지 정찰위성 2기를 추가해 총 5기를 띄워 한반도 상공을 약 2시간 간격으로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군 정찰위성 3호기 발사 성공으로 독자적인 감시∙정찰 능력을 추가 확보했다”면서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 전력의 증강으로 킬 체인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번 발사한 1∙2호기와 함께 감시∙정찰위성의 군집 운용 능력을 확보해 북한의 도발 징후를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식별할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