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신형 ICBM·극초음속 등 전시…‘핵무력 강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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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노동당 설립 기념일을 맞아 전람회 형식으로 첨단무기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과 한국이 주적이 아니라면서도 국방력 강화를 거듭 강조했는데 대미 협상 여지를 남겨 놓으면서 핵무력 증강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이 노동당 설립 기념일을 맞아 전람회 형식으로 첨단무기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과 한국이 주적이 아니라면서도 국방력 강화를 거듭 강조했는데 대미 협상 여지를 남겨 놓으면서 핵무력 증강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최신 무기를 선보이는 국방발전 전람회를 열었습니다.

전람회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화성-16형’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북극성 5ㅅ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이 전시됐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람회 연설에서 한반도에 조성된 불안정한 현 정세 하에서 그에 상응한 군사력을 부단히 키우는 게 지상 책무라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이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해 한반도 정세 불안정의 근원이라면서 최근 들어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국에 대해서는 군비 현대화 명분으로 ‘대북 억지력’을 내세우면서 자신들의 무기 개발을 ‘도발’로 규정하는 것은 강도적인 이중적 태도로 유감이라면서, 앞으로 자위적 권리 훼손시키려 할 경우 결코 용납 않고 강력한 행동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미국이나 한국 특정 국가 또는 세력이 아니라면서 한국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게 아니며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나 한국에 국한하지 않고 주변국 군비경쟁 프레임을 내세워 북한의 핵 보유를 정당화하려는 게 김 위원장 연설의 핵심이라며, 특히 한국을 약한 고리로 ‘이중기준’ 문제를 압박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 한국 이화여대 교수

“한국이 문제 제기를 안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죠. 왜냐하면 한국이 북한의 위협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된 국가 아닙니까? 그런데 한국이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북한의 그런 핵 개발에 대해서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 오는 거거든요. 북한이 그걸 노리고 있다고 봅니다.”

김 위원장이 협상 여지를 주면서도 전람회를 통해 핵무력 증강 의지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한범 /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일단 협상 의지는 분명히 보이는 것이고요. 그러나 전람회를 통해서 북한은 사실 단거리부터 중거리, 장거리까지 각종 탄도미사일에 모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식별 표시를 의도적으로 노출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미국에게 대화는 하겠지만 본인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핵무력을 고도화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고요.”

김진무 숙명여대 교수는 북한이 열병식 대신 이례적으로 국방전람회를 개최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행사라는 점에서 자신들의 무기 개발이 정상적인 자위력 강화 차원의 활동임을 부각시키려는 계산된 조치라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