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바이오제조 강화 행정명령...'오징어 게임' 에미상 6관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 보스턴 시내 존 F.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에서 '암 문샷 (cancer moonshot)' 계획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 생명공학∙바이오 제조 계획’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생명공학 산업의 자국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방송계에서 최고 권위로 평가받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권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6관왕에 올랐습니다. 이어서, 지난 8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보다 높게 나타나며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라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생명공학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국가 생명공학∙바이오 제조 계획’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 행정명령은 기후변화 대처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비롯해 의료 보조, 지속가능한 연료와 식품 등 광범위한 제품군을 포함하는 이른바 ‘바이오 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행정부의 조처를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의 조처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생명공학 분야에 있어 국내 연구와 제조를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백악관은 이 행정명령이 “국내 일자리 창출과 공급망 강화, 물가 인하에 기여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발명한 것은 미국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행정명령의 세부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14일 관련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들어 국내 산업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 행정명령도 이런 노력의 일환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 달 전, 반도체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반도체 칩과 과학(Chips and Science)’, 일명 ‘칩스(CHIPs)’ 법안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칩스 법안은 총 2천800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이 핵심 내용인데요, 이를 통해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과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국내에 반도체공장을 짓는 기업에 세액 공제를 적용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반도체산업 강화법을 마련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미국의 국제 경쟁력을 되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특히 중국과의 기술 패권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반도체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행동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서명한 생명공학 제조 강화 행정명령도 같은 맥락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글로벌 산업은 생명공학이 동력이 되는 산업혁명의 전환점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그간 해외 원재료와 바이오 생산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다고 지적했는데요. 앞으로는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생명공학 국내 제조에 더 깊이 관여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행정부가 어떤 식으로 국내 제조에 관여하게 될까요?

기자) 백악관은 정부의 정책은 “보건, 기후변화, 에너지, 식량안보, 농업, 공급망 탄력성, 국가 경제안보에서의 혁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생명공학과 바이오 제조를 발전시키기 위한 정부의 접근방식을 조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 정책의 중심은 “형평성과 윤리, 안전과 보안에 원칙을 두고 있으며, 미국인과 국제사회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기술과 공정, 제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정부는 “해외의 취약한 공급망을 고임금 일자리를 기반으로 하는 강력한 국내 공급망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생명공학 제품의 국내 생산을 위해 국내 제조 시설뿐 아니라 이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연료와 원자재 공급망을 모두 조성하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이밖에 또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연방정부 기관에서의 국내산 제품 의무 구매를 강화해 생명공학 제품 시장 창출을 돕겠다는 계획입니다. 연구개발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연방 차원의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자들에게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담겨 있고요. 그밖에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규제 승인 간소화 등도 주요 내용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런 조처를 통해 궁극적으로 해외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반면 한국 등에서는 미국의 이런 움직임이 끼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의약품 해외 위탁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미국의 의료 발전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연설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 동부 보스턴의 존 F.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을 찾아 일명 ‘암 문샷 (cancer moonshot)’ 계획에 관해 연설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60년 전, 케네디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달 정복 계획에 관해 연설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제는 암 정복을 위한 노력에 나설 차례라며, ‘암 종식’은 미국의 ‘새로운 국가적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암 문샷’이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입니까?

기자) 우선, 용어부터 설명해 드리면 달에 탐사선을 보내는 것처럼 혁신적인 계획을 가리켜 ‘문샷’이라고 하는데요. 암 사망자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의지를 담은 계획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계획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 때인 지난 2016년 입안됐습니다.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이 프로그램을 이끌었는데, 이제 대통령이 되면서 이 프로그램이 재점화된 겁니다.

진행자) 암 문샷 계획의 주요 내용 살펴보죠.

기자) 앞으로 25년 동안 미국 내 암 사망률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암을 만성질환으로 전환하고, 암 환자와 가족들을 더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집중적인 연구와 자금, 그리고 데이터를 통해 의료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특히 정부는 피검사를 통한 초기 암 진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피검사를 통한 암 진단은 조기 암 진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게임체임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 74회 에미상에서 감독상을 받은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오른쪽) 감독과 남우주연상 이정재 씨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방송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에미상 시상식이 열렸는데, 그 결과가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이 열렸는데요. 한국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비영어권 드라마가 에미상 주요 부문인 감독상을 비롯해 6개 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언론의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오징어 게임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신문은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로, 한국 드라마 최초로 전세계 넷플릭스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며, 한국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과 도덕적 붕괴에 대한 현실을 다룬 드라마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오징어 게임, 제목만 들어서는 청취자들께서 이게 어떤 내용일지 감이 안 오실 것 같거든요? 내용 간단히 설명해 주실까요?

기자) 우선, 오징어 게임은 한국에서 지난 1970~80년대 동네에서 아이들이 흔히 했던 놀이입니다. 바닥에 동그라미와 세모, 네모 모양을 그려놓고 아이들이 공격과 수비로 나누어 게임을 하는 건데요. 영화에는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줄다리기 등 어릴 때 아이들이 하던 놀이가 등장합니다. 다만, 어린이들이 아닌, 빚과 파산 등으로 인생의 위기에 내몰린 456명의 성인이 456억원의 상금을 걸고 게임을 펼치는데요. 게임에서 탈락하는 사람은 잔인한 죽음을 맞지만, 최종 1등이 되어 상금을 모두 차지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벌이는 사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보면 기괴한 내용인데 전세계인의 공감을 얻어냈네요?

기자) 네, 언론들도 그런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초록색 운동복과 검은색 가면은 각종 분장이 넘쳐나는 핼러윈 축제를 장악했고, 설탕으로 만든 사탕인 ‘달고나’가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 등 오징어 게임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고 언론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미상 6개 부문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을 받은 건가요?

기자) 오징어 게임은 총 14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는데요. 본상 시상식에 앞서 지난 4일, 짧게 등장한 배우에게 주는 게스트상과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 부문을 수상했고요. 12일 시상식에서 황동혁 감독이 감독상을, 주연 배우인 이정재 씨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진행자) 수상자들 소감을 안 들어 볼 수가 없죠?

기자) 네, 황 감독은 “우리가 함께 역사를 만들었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 드라마로 에미상을 수상하는 마지막 작품이 아니길 바란다”며 “시즌 2로 돌아오겠다고”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쟁쟁한 미국 배우들을 물리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 씨는 “우리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를 매우 창의적으로 스크린에 옮긴 감독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영어로 소감을 밝힌 후 한국말로 “대한민국의 국민과 팬들과 기쁨을 나누겠다”며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가수와 한국 영화에 이어 이제는 한국 드라마까지 미국의 주요 시상식을 장식하고 있네요.

기자) 맞습니다. 한국의 문화라고 해서 일명 ‘K-팝’, ‘K-무비’ 등으로 불리는 K컬처의 영향력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아카데미영화상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의 영예를 차지하며 아카데미의 새로운 역사를 쓴 바 있습니다.

미국 뉴욕 시내 마트 이용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마지막은 미국 물가와 관련한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 연방 노동부는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3% 올랐다고 13일 발표했습니다. 앞선 달보다는 0.1% 올랐는데요. 앞서 지난 7월 CPI가 1년 전보다 8.5% 오른 것과 비교할 때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시장 전망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 앞서 다우존스 전망치로는 8월 CPI는 전달보다 0.1%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었습니다. 한편 이번 발표로 미국 CPI는 지난 6개월 동안 연속으로 8%대 이상 상승을 기록하는 등 물가상승률이 높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CPI 세부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에너지 물가 하락분을 식품과 거주비 상승분이 상쇄했다는 건데요. 먼저 에너지 부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에너지 물가 중에서도 특히 휘발유 가격 하락 폭이 컸습니다. 8월 휘발유 가격은 전달보다 10% 이상 떨어졌는데요. 7월에도 전달 대비 7% 이상 떨어졌는데 두 달 연속 하락했습니다. 한편 지난 6월에는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달러를 넘기도 했었는데요.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13일 기준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약 3.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에너지 가격이 내려갔지만, 식품 등의 물가는 올랐다고 했는데요. 식품 가격 인상은 어떤가요?

기자) 네, 8월 식품 가격은 전달에 비해 0.8% 올랐고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는 11.4%나 올랐습니다. 식품 가격은 지난 6개월 동안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전체 CPI에서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 역시 올랐습니다. 8월 주거 비용은 전달보다는 0.7%, 그리고 앞선 해 같은 기간보다는 6.2%나 올랐습니다.

진행자) 에너지와 식품 가격은 워낙 변동성이 큰 품목이어서 이를 제외한 물가 지수를 따로 산출해 내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체 CPI에서 에너지와 식품 부문을 제외한 것을 근원(core) CPI라고 하는데요. 8월의 근원 CPI는 전달 대비 0.6% 올랐고요, 앞선 해 같은 기간보다는 6.3% 올랐습니다. 근원 CPI를 통해 봤을 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CPI를 중요하게 보는 곳이 바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준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가 바로 '물가 안정'인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최우선 과제를 바로 물가 안정으로 꼽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경제 발전 속도가 둔화하더라도 물가 안정을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요.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발표에 앞서 물가와 노동 시장 관련 자료를 근거로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 발표된 자료가 연준 통화 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네. 일단 이번 발표에 앞서 나온 노동 시장 관련 자료를 보면, 실직자 1명당 두 개의 일자리가 있는 등 노동 시장은 견고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13일 발표를 통해서는 여전히 물가 상승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 정책, 다시 말해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네이션와이드'의 벤 에이어스 선임 경제학자는 '로이터' 통신에 13일 노동부 발표는 연준이 앞으로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0.75%P 올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기준금리 발표는 언제로 예정되어 있죠?

기자) 네, 기준금리는 이달 20일에서 21일 이틀에 걸쳐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되는데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2.5%인데요. 일부 경제 전문가는 기준금리가 내년 초에 4.5%, 혹은 그 이상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