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석 달 동안 연방 유류세를 면제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을 의회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의회 공화당과 일부 민주당 소속 의원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미 당국이 진단 검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어서, 미국 보건당국이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의 함유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연방 유류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요청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유류 관련 연설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가 나서서 연방 유류세를 오는 9월까지 석 달 동안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법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왜 이런 요청을 한 겁니까?
기자) 그만큼 유류 가격 오름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3일 현재 일반 등급 휘발유의 갤런 당 평균 가격은 4.940달러입니다. 1년 전인 3.072달러에 비해 엄청나게 오른 건데요. 백악관은 특히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 갤런 당 휘발유 가격이 2달러나 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언급한 유류세는 어느 정도죠?
기자) 휘발유에 붙는 연방 유류세는 갤런 당 약 18센트이고요, 그리고 경유에는 24센트의 연방 유류세가 붙습니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한 유류세 면제 방안이 의회에서 통과하면 갤런 당 5달러 하는 휘발유 가격이 약 3.6% 내려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의회에 연방 유류세 일시적 면제를 요구하며 뭐라고 말했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은 연방 유류세 면제 조치 하나만으로는 고유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조치가 각 가정에 즉각적인 도움을 주며 숨 쉴 틈을 주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유류세 면제 이행의 키는 의회가 쥐고 있는데요. 의회 반응은 어떻죠?
기자) 공화당은 이 같은 제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민주당 일부 의원들 역시 이런 방안에 난색을 보인다는 겁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보통 백악관이 하는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곤 했는데요.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조치는 결국 정유 업체 등의 이익만 불려주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앞으로 하원과 상원에서 어떤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유류세 면제로 인해 세수 확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피터 드파지오 미국 하원 교통·인프라위원회 위원장은 유류세 면제가 주는 영향은 아주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아무리 그 의도가 좋다고 하더라도 연방 유류세를 면제할 시에는 도로와 교량 확장, 신규 건설, 유지 보수에 필요한 자금이 사용되는 고속도로신탁기금에서 100억 달러의 자금이 사라져 버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유류세를 면제하더라도 고속도로신탁기금에 부정적인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해 줄 것을 함께 요구했는데요. 올해 재정적자를 1조6천억 달러 줄인 만큼 고속도로신탁기금에 들어갈 100억 달러를 다른 곳에서 나오는 수입에서 끌어 쓸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자금을 끌어올 수 있을지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바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연방 유류세 면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이 있지 않나요?
기자)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세 면제에 대해 이것은 정치적인 술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는데요. 공교롭게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는 바로 바이든 대통령이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연방 유류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동시에 각 주 정부에 대해서도 관련 조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유류세보다 더 높은 세율이 부과되는 각 주의 유류세도 일시적으로 면제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백악관은 현재 코네티컷주와 뉴욕주 주지사들은 일시적으로 주 유류세를 면제하고 있으며 일리노이주와 콜로라도주 주지사들은 세금 등의 인상을 연기했다고 예를 들며, 다른 주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소비자들이 유류 가격이 인하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려면 여러 조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연방 유류세 면제만으로는 체감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며 이는 각 주의 개별 유류세 면제, 그리고 이에 더해서 정유 및 가스 업체들의 가격 인하 등이 합쳐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랜홈 장관은 정류 및 가스 업체들과 면담이 예정되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23일 간담회가 열립니다. 그랜홈 장관은 이번 간담회에서 유류 공급을 늘리고 휘발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관련 업체와 논의할 예정인데요. 유류세 면제 시 보게 될 가격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현재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유류세 관련 조처는 선거를 염두에 둔 대응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조사에서 이것이 여실히 드러나는데요.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주 연속해서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느 수준이죠?
기자) 36%로 40%가 채 되지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해 8월부터 줄곧 50% 이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의 34%는 현재 미국이 마주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경제'라고 꼽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이 최근 감염자가 확산하고 있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진단검사를 확대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건후생부는 22일 발표에서 5개의 민간시설을 통해서 진단 검사를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후생부 장관은 모든 미국인은 원숭이두창 감염과 관련해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전국적으로 진단 시설을 획기적으로 늘려 진단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지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검사를 하게 될 5곳은 어디죠?
기자) '랩코프(Labcorp)'와 '이지스사이언스(Aegis Science)',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Laboratories), '퀘스트 다이아그노스틱(Quest Diagnostics)'. 그리고 '소닉헬스케어(Sonic Healthcare)' 이렇게 다섯 시설입니다. 의료진은 오는 7월부터 이 시설을 이용해 진단할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이번 발표 전까지 원숭이두창 검사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이전에는 정부의 실험 네트워크를 통해야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과정은 번거로울 뿐 아니라 신규 확진 식별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초기 진단에 신속히 나서지 못해 확산세를 키웠던 실수를 다시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발표된 겁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얼마나 발생했죠?
기자)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된 것은 지난 5월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보고된 감염자 수는 142명입니다. 지역은 워싱턴 DC를 비롯해 24개 주에서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원숭이두창은 어떻게 감염되나요?
기자) CDC는 초기 원숭이두창 감염이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혹은 남성 간의 성관계를 통해서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CDC는 원숭이두창에 걸린 사람과의 밀접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원숭이두창에 감염될 경우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나고, 사흘 이내에 얼굴이나 손, 발바닥, 생식기 주변 등에 발진과 수포가 생깁니다. CDC는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면 곧바로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보건당국이 앞으로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의 함유량을 줄이는 규정을 발표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1일 발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담배 들어있는 니코틴의 함량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예고된 규정의 목적은 뭐죠?
기자) 니코틴 함량을 줄여 흡연의 중독성을 낮춰서 금연을 보다 쉽게 하고, 젊은 사람들이 흡연하는 것을 막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진행자) 이 같은 규정 예고는 어떤 맥락에서 나온 거죠?
기자) 네, 암 관련 사망자 수를 줄이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보건 정책과 연관이 있습니다. 올해 초에 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 25년 동안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최소 5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는데요. 이런 계획과 맥락이 닿아 있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내에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 FDA는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 매년 48만 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 흡연으로 인한 사망이 전체 예방 가능한 사망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흡연이 유해한 이유가 단지 흡연자들에게 유해할 뿐만 아니라 비흡연자들에게도 유해하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년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암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7천300명 이상입니다. 인명 피해에 더해 경제적 손실 문제도 지적되는 부분인데요. FDA는 흡연을 통해 매년 직접적인 의료 비용이 3천억 달러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니코틴이라는 물질이 그렇게 유해한 건가요?
기자) 니코틴이라는 물질 자체가 인체에 그렇게 크게 유해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물질이 매우 중독성이 높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건데요. 니코틴에 중독된 흡연자들이 계속해서 담배를 피우게 됨으로써 인체가 연소 물질에 들어있는 각종 유해한 물질에 노출되게 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니코틴이 금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FDA는 성인 흡연자의 절반 이상이 매년 진지하게 금연에 도전하지만, 대다수가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이 강한 중독 물질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클리프 FDA 국장은 담배의 중독성을 줄이거나 제거해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니코틴 함유량 감소를 통해 기대되는 금연 효과는 어느 정도죠?
기자) CDC가 지난 2021년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학생에서 고등학생 등 젊은 흡연자들 가운데 금연하고 싶다는 비율은 65% 정도로 굉장히 높습니다. 따라서 중독성을 줄이게 되면 실제 금연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FDA는 니코틴 함유량을 줄이게 되면 약 3천3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흡연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또 흡연자 500만 명이 1년 이내에 금연에 성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발표에 각 계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먼저 ‘어린이에게 담배 없는 세상을(Campaign for Tobacco-free Kids)’라고 하는 금연 운동 단체는 담배 문제에 대한 정부 최고위층의 약속과 함께 진지한 논의가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환영했습니다. 또 이번 조처가 공중 보건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담배 '말보로'를 제조하는 업체 ‘알트리아’는 정부의 금연 정책은 성인 흡연자들로부터 제품을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전자담배 등 정부 인증을 받은 좀 더 안전한 제품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았죠?
기자) 우선 FDA가 오는 2023년 5월까지 규정을 만들어 발표해야 하고요. 대중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있을 겁니다. 이 같은 과정은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규정이 발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데요. 전문가들은 담배 제조업체들이 정부의 규정안에 반대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아주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