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향후 25년 암 사망률 절반 목표"...미 육군 '백신 거부자' 전역 절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에서 '암 문샷(Cancer Moonshot)' 계획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25년간, 암 사망률을 절반으로 낮추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미 육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거부한 군인을 강제 전역시킨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남부연합을 기념하는 동상과 기념비 등이 빠른 속도로 철거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암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25년간, 암 사망률을 절반으로 줄이는 계획을 2일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암 문샷(cancer moonshot)’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행사를 열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암 문샷'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입니까?

기자) 우선, 용어부터 설명해드리면, 달에 탐사선을 보내는 것처럼 혁신적인 계획을 가리켜 ‘문샷’이라고 하는데요. 암 사망자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의지를 담은 계획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계획은 지난 2016년,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처음 발족했는데요. 암 연구를 위해 향후 7년간 18억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으로, 당시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프로그램을 이끌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제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서 이 프로그램이 재점화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것은 담대하고 야심 차지만,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 계획을 통해 사망 선고로 여겨지는 암을 만성질환으로 전환하고, 암 환자와 가족들을 좀 더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암 검진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900여만 명이 암 검진을 받지 못한 점을 언급하면서, 암 검진과 조기 발견을 위해 정부가 힘을 쏟을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른바 ‘암 내각(cancer cabinet)’을 구성했다고 밝혔는데요. 보건후생부와 국방부, 에너지부 등 연방 기관 당국자들로 구성이 됐다고 하고요. 바이든 대통령은 또 ‘문샷 정상회의’도 백악관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부 계획에는 예산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65억 달러의 예산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는데요. 이 예산으로 최근 신설된 ‘보건을 위한 첨단연구개발국(ARPA-H)’을 통해 암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는 초당적인 것이 될 것이고, 이 나라를 하나로 만들 것”이라며 “솔직히 다른 나라에도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암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있어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사안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인 보 바이든 씨가 지난 2015년 뇌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보 바이든 씨는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으로 2008년 이라크전에 참전하기도 했는데요. 각별하게 아꼈던 아들이 40대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퇴임 후 암 연구를 위해 ‘바이든 암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암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진행자) 네. 미국 암학회는 올해 190만 명의 신규 암 환자가 발생하고, 60여만 명이 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암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캐런 크누드슨 미국 암학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91년 이후 암 사망률은 32%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크누드슨 CEO는 물론 사망률이 중요한 지표이긴 하지만, 200종류에 달하는 암 가운데 췌장암 등 일부 암은 증가세를 보인다고 지적했는데요. 따라서 정부의 암 대응 계획과 관련해, “미국 암학회가 보는 관점에서의 진짜 성공은 암 사망률 감소와 더불어 모든 종류의 암 치료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VOA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암 사망자가 줄어드는 추세인 건 반가운 소식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매년 암 사망자를 30만 명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더 많은 사람이 암에서 살아남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암 진단을 받은 후 견뎌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암 연구가였던 해리스 부통령의 어머니 역시 지난 2009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바 있는데요. 이날 행사에 참석한 질 바이든 여사는 정부의 암 대응 재개는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 장관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맞지 않은 군인들이 옷을 벗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육군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거부한 군인들을 강제 전역시키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 장관은 2일 발표한 명령에서, 백신 면제 대상이 아닌데도 접종을 거부하는 군인은 즉각 전역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강제 전역 될 조치에 있는 군인들이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미 육군이 지난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천300여 명이 백신 접종을 거부했습니다. 육군은 3천여 명에게 서면 경고를 통해 백신 거부를 이유로 징계 절차에 들어가거나 강제 전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공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육군 내 전체적인 백신 접종 비율은 얼마나 되는 겁니까?

기자) 약 97%의 육군이 최소한 한 차례 백신을 맞았고요. 3천여 명은 의료, 종교적인 이유로 백신 면제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육군이 이렇게 백신을 맞지 않은 군인을 강제 전역시키는 이유에 대해선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워머스 장관은 “육군의 준비 태세는 훈련과 배치, 전투 그리고 전쟁에서의 승리에 대비하는 병사들에 달려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백신을 맞지 않은 군인들은 군에 위험을 초래하고 준비 태세를 위태롭게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강제 전역 조치는 현역 군인들에게만 해당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일반 장병은 물론이고, 학군단이라고 하는 ROTC, 그리고 미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도 적용되는데요. 이들은 과오(misconduct)로 인한 전역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육군 외에 다른 군은 백신 미접종자와 관련해 어떤 조처가 내려졌습니까?

기자) 공군과 해군, 해병대는 이미 백신 거부자를 대상으로 강제 전역 절차에 들어갔는데요. AP통신은 지금까지 총 650여 명의 현역 군인과 훈련 생도가 전역 또는 훈련소에서 퇴소 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군대에서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서 이렇게 강제 전역 조처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항공계는 코로나 방역 조처를 좀 완화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항공업계가 2일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국제 여행객들의 미국 입국 시 코로나 검사 의무화 조처를 끝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항공업계라고 하면 여행사들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미국항공운송협회(A4A)를 비롯해, 미 상공회의소와 미국관광협회(USTA) 등 항공과 산업, 여행업계 여러 단체가 공동으로 서명했는데요. 이들은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 대응 조정관 앞으로 서한을 보냈습니다.

진행자) 서한 내용을 좀 살펴볼까요? 뭐라고 하면서 조처 완화를 요청했습니까?

기자) 항공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해외 여행을 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 입국 전 사전 코로나 검사라고 서한은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외국에 갔다가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까 봐 사람들이 여행을 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미국항공운송협회(A4A)는 지난주 해외 여행객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38% 줄어든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조처를 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작년 12월, 미국행 항공기에 탑승하는 여행객들은 탑승 하루 전에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만 미국에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당초 사흘에서 기준이 강화된 건데요. 하지만 항공업계는 서한에서, 이미 미국 내 감염자가 7천430만 명에 달하고 이는 인구의 22%가 감염됐다는 말이라며, 국내에 코로나 확산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상황에서 해당 조처로 달라지는 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7월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시내 광장에서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이 철거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남부연합 기념 동상과 기념비 등의 철거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인권 문제와 관련한 활동을 하는 비영리기관인 '남부빈민법률센터(SPLC)'가 최근 발표한 개정 보고서를 통해 미국 내에서 남부연합 기념물이 빠르게 철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얼마나 많은 남부연합 기념물이 철거됐죠?

기자) 지난 2020년에는 약 170개의 기념물이 철거됐고요. 2021년에도 50개 이상의 기념물이 철거됐습니다. 2년 동안 200개 이상의 남부연합 기념물이 철거된 겁니다.

진행자) 이는 앞선 기간보다 더 늘어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9년 한 해, 남부연합 기념물 철거는 약 20건에 불과했습니다. 기간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넓혀도 55건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최근 2년 새 기념물 철거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지난 2020년 5월 발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플로이드 씨가 백인 경찰관한테 목이 눌려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운동이 폭발한 것이 남부연합 기념물 철거에 영향을 미친 겁니다. 즉,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의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가장 상징적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철거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19세기 남북전쟁 당시 남부 연합군 총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은 버지니아주 주도 리치먼드에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리 장군 동상은 지난해 9월 131년 만에 철거됐습니다.

진행자) 보고서를 낸 남부빈민법률센터는 남부연합 기념물 철거 증가에 대해 뭐라고 설명했나요?

기자) 이 단체는 대중이 더 많은 교육을 받음으로써 해당 기념물들이 갖는 의미를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을 넘어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결과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철거된 기념물 외에도 얼마나 많은 남부연합 기념 상징물이 남았죠?

기자) 단체 보고서에 따르면 720개 이상의 기념물이 남아있습니다. 도로명과 학교명, 건물명 등까지 모두 포함하면 2천 개 이상의 남부기념 상징물이 남아 있다는 것이 이 단체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기념물 중에서 특히 어느 인물을 기념하는 게 많나요?

기자) 가장 많은 것은 위에서 언급한 로버트 리 장군을 기념하는 기념물입니다. 230개 이상입니다. 다음으로 많은 것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대통령을 지냈던 제퍼슨 데이비스로, 140개 이상의 기념물이 있고요. 세 번째로 많은 것은 '스톤월'로 불렸던 토머스 조나단 잭슨 남부연합 장군으로, 약 120개의 기념물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남부연합 기념물은 특히 어느 지역에 많이 분포되어 있죠?

기자) 주로 남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버지니아주가 290개의 기념물을 보유해 가장 많은 지역이고요. 이어 조지아주에 280개 이상, 텍사스주에 240개 이상, 그리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220개 이상의 기념물이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철거 움직임은 결국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의 움직임인데요. 스포츠계에서도 최근 이런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 움직임이 나타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D.C.를 연고로 하는 미국프로풋볼(NFL) 구단이 새로운 이름을 발표한 건데요. 이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레드 스킨스' 대신 '커맨더스'라는 이름을 사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구단이 구단명을 바꾼 이유가 바로 인종차별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레드 스킨스'라는 이름이 아메리칸 인디언의 피부색을 표현했다며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겨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었는데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반인종차별 움직임이 확산하자 결국 구단명을 바꾸게 된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