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내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누가 되든 조 바이든 대통령 보다 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암 진단 식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미국 내 러시아 간첩 활동을 경고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2024 대선과 관련한 최근 여론조사가 나왔군요?
기자) 네, 'CNN'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7일 발표됐습니다.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약 1천 500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는데요. 이번 여론조사가 특히 주목되는 것은 여러 세부 항목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인지 하나씩 보겠습니다.
기자) 먼저 공화당 후보와의 대결입니다. 여론조사 결과 등록 유권자의 46%가 내년 대선의 공화당 후보가 누가 되든 바이든 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답했습니다. 거의 과반에 가까운 유권자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 후보별 응답률을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공화당 내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겠습니다. 여론조사는 만약 오늘이 투표일이고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 중 한 명을 택해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물었는데요. 그 결과 바이든 대통령을 뽑겠다는 응답률은 46%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하겠다는 응답률은 47%로 나타났습니다. 오차범위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섰습니다.
진행자) 다른 공화당 후보와의 가상대결 결과는 어떤가요.
기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대사와의 가상대결 결과가 가장 주목됩니다. 같은 질문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한 응답률은 43%인 반면 헤일리 전 대사를 선택한 응답률은 49%로 집계된 겁니다. 6%P 차이는 모든 후보들 가운데 가장 큰 폭입니다. 현재 공화당 내에서 지지율 2위를 지키고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가상대결에선 바이든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가 각각 47%의 응답률로 동률을 이뤘습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팀 스콧 상원의원 등 다른 공화당 예비후보 모두 바이든 대통령을 앞선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사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씨에게만 46%대 45%로 앞섰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밀리는 형국인데요, 민주당 내에서는 어떤가요?
기자) 여론조사는 민주당원 혹은 민주당 지지 응답자를 대상으로 누가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그 결과 바이든 대통령이라고 답한 응답률은 33%에 그쳤고요. 배가 넘는 67%의 응답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결과는 최근 민주당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던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봤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재선에 도전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해당 질문에 응답자 70% 이상이 오바마 대통령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6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경우에는 과반인 55%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유권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모습인데요. 왜 그런 걸까요?
기자) 주로 건강 문제입니다. 응답자의 73%는 바이든 대통령의 현재 신체와 정신 건강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대통령직 수행 능력에 대해 우려하는지 여부에 대해 76%가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결과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와 궤를 같이하는데요.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73%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기에는 너무 고령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도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대통령 취임 당시 나이가 78세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 취임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고요. 만약 재선에 성공한 뒤 취임할 때 나이는 82세로 본인의 기록을 갈아치우게 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넘어지거나 말실수를 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였고, 이 때문에 건강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우려에 대해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해리스 부통령은 8일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는데요.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은 괜찮을 것이다"고 답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대통령 유고 시 대통령 권한대행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필요하다면 나는 이에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건강 문제 외에 다른 요인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바로 가족 문제, 특히 아들 헌터 바이든 씨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입니다. 바이든 씨는 총기 불법 소지와 탈세 혐의로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는데요. 탈세 혐의에 대해서는 지난 6월 기소됐고요. 특검은 최근 총기 불법 소지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로 기소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암 치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고요?
기자) 네, 마이크로소프트는 7일 디지털 병리학 제공업체인 '페이지(Paige)'와 협력해 암 치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날 밝힌 계획의 핵심은 인공지능(AI)의 활용입니다.
진행자) 암 치료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겠다는 것이 어떤 계획인지 볼까요?
기자) 암 치료의 출발인 '식별'에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의료진이 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암세포로 의심되는 세포를 떼어내서 병리학자가 현미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일반적인 암은 식별이 어렵지 않지만 희소암의 경우 식별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의료진이 환자의 암을 정확하게 식별해 내지 못하면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데요,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이 작업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인공지능으로 암 식별 과정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바로 인공지능의 학습능력입니다. `페이지’는 병리학자들이 진행한 세포 조직검사 자료를 디지털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병리학 슬라이드 50만 개에서 10억 개 이상의 이미지를 얻었는데요. `페이지’는 인공지능이 이 이미지를 스스로 학습해 암 여부를 식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병리학자들이 일일이 현미경을 통해 확인하는 것에 의존하지 않고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역할은 뭔가요?
기자) 인공지능이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의 뛰어난 성능이 필수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바로 `페이지’의 암 식별을 위한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한 슈퍼컴퓨팅 자원을 지원하는데요, 다시 말해서 기술 개발을 위한 인프라 자원을 지원하는 겁니다.
진행자) 인공지능 기술을 위한 인프라 지원의 중요성을 좀 볼까요?
기자)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필름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 저장하기 위해선 사진의 이미지를 디지털화해야 하죠? 마찬가지로 병리학 슬라이드를 컴퓨터에 저장하려면 이를 디지털로 변화해야 하는데요. 보통 슬라이드 한 장을 디지털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공간은 1기가 바이트가 넘습니다. 영화 한 편의 크기가 4기가 바이트 정도 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엄청난 저장 공간이 있어야 하는 거죠. 수십만 개의 슬라이드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위해서는 엄청난 저장공간이 필요하고, 비용도 엄청납니다. 따라서, 기술이 있어도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충분한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양측이 어느 정도로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인가요?
기자) 지금까지 동원된 자료는 병리학 슬라이드 50만 개였는데요. 컴퓨팅 인프라 지원을 통해 앞으로 이를 400만 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자료가 많을수록 식별 능력은 향상됩니다 .
진행자) 암 치료를 위해 나선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지는 이번 협력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헬스 부문 부사장인 데스니 탄 씨는 병리학에 대한 전례 없던 통찰력을 가능하게 할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고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인프라가 그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페이지 창립자인 토머스 푸치스 씨는 페이지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만든 모델은 종양학 역사에서 새로운 이정표라면서, 이 모델은 더 높은 정확성뿐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역량도 함께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러시아 간첩 활동과 관련해 발언했네요?
기자) 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이 7일 미국 내 러시아 간첩 활동의 범위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레이 국장은 워싱턴 D.C.에 있는 ‘국제스파이박물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는데요. 레이 국장은 미 당국이 러시아 정보 요원의 활동을 줄이는 데 긍정적이고 중요한 진전을 이뤘지만, 미국 내에서 수행되는 “러시아의 전통적인 방첩 활동 위협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통적인 방첩 활동이라고 하면 어떤 겁니까 ?
기자) 네, 간첩 대상 국가 영토에서 정보 요원이 직접 수행하는 간첩 활동을 뜻합니다. 요즘에는 해킹 등 원격으로 간첩 활동을 벌일 수 있다 보니 구분이 되는 건데요. 그러니까 이번에 레이 국장의 발언은 러시아의 사이버 간첩 활동을 포괄한 것이 아니고, 미국 영토 내에서 벌어지는 러시아 간첩들의 활동을 지적한 겁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간첩 활동, 어제오늘 일은 아닐 텐데요 ?
기자) 네, 미 CNN 방송은 미국 영토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간첩의 위협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정권의 러시아가 적으로 인식됨에 따라 냉전 시대 유물로 여겨졌던 전통 방첩 활동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외국인을 간첩으로 고용한 사례도 적발됐다고요 ?
기자) 네, 레이 국장은 지난 2020년 러시아 당국을 도와 미국에서 간첩 활동을 하다 체포된 멕시코 국적자를 언급했는데요. 레이 국장은 러시아가 전통적인 정보 요원을 활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연락책(cut-outs)’을 고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사례를 고려하면 미국 내 러시아 간첩 활동은 불균형적으로 크다며, “러시아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당국을 도운 멕시코 국적자가 지난해 유죄 판결을 받았었죠 ?
기자) 네, 지난해 36세의 헥토르 알레한드로 카브레라 푸엔테스 씨는 미국에서 외국 정부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가 인정돼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2020년 FBI에 체포된 푸엔테스 씨는 러시아의 비밀 암살 계획을 실토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러시아는 10여 년 전 러시아 고위 정보요원으로 일하다 미국으로 망명한 알렉산드르 포테예프를 암살하기 위해 푸엔테스 씨를 고용해 포테예프 씨의 차량 번호판을 입수하고 물리적 위치에 관한 정보 등을 수집하도록 한 겁니다.
진행자) 미국은 지난 2018년에 러시아 외교관을 대거 추방하기도 했죠?
기자) 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 외교관 60명을 러시아 정보 요원으로 규정하고 추방했는데요. 60명 가운데 48명은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나머지 12명은 뉴욕에 있는 유엔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 정부는 워싱턴주 시애틀 주재 러시아 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지시가 내려진 겁니까 ?
기자) 이 조처는 러시아가 영국에 거주하는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을 암살하기 위해 독극물인 신경작용제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일환으로 이뤄졌습니다. 당시 이 조처는 미국 외에도 유럽연합(EU) 국가와 캐나다, 우크라이나 등에서도 함께 단행해 총 100명이 넘는 러시아 외교관이 추방당하게 된 건데요. 레이 국장은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파트너국에서도 러시아 간첩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