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지아주에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시도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최대 풍속이 시속 200㎞가 넘는 대형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플로리다주를 강타해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미 보건후생부가 마리화나의 마약류 법적 등급을 낮출 것을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관련한 소식 보겠습니다.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 31일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14일, 조지아주에서의 2020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31일) 제출한 서류를 보면 "공식 기소인부절차 출석을 포기하고 이 사안에 관한 기소에 대해서 무죄를 주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통 기소된 후에 혐의에 대한 무죄 주장은 기소인부절차에서 하는 것이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소인부절차라는 것은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어떤 혐의로 기소됐는지 등의 내용을 고지하고, 피고인이 이를 인정하는지 혹은 부인하는지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6일 오전 이를 위해 법원 출석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지아주 풀턴카운티는 피고가 직접 출석하지 않고 화상으로 진행하거나 출석 권리를 포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 출석을 포기하고 서면으로 무죄를 주장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면으로 무죄라고 주장한 혐의 내용 간단하게 짚고 가겠습니다.
기자) 부패 범죄 관련 법률인 리코(RICO)법 위반과 더불어 취임선서 위반, 위조와 허위 문서 제출 공모 등 총 13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진행자) 법원 출석을 포기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 말고도 18명이 기소됐는데요. 이들 18명 가운데 일부는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기소인부절차를 위한 법원 출석을 포기하고 서면으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여기에는 시드니 파월 변호사 등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인부절차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총 4차례 기소됐습니다.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한 혐의와 기밀문서 유출 혐의,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혐의 등으로 앞서 3차례 기소됐고요.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6월, 그리고 8월 초에 각각 뉴욕과 플로리다, 워싱턴 D.C. 법원에서 진행된 기소인부절차에 출석했습니다. 지금까지 4차례의 기소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모두 91개에 달하는데요. 이번까지 모두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풀턴카운티 재판 날짜는 정해졌나요?
기자)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패니 윌리스 풀턴카운티 검사는 오는 10월 23일 재판을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선 이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2024년 대선이 이제 1년 반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율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재판을 받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될 텐데요. 지금까지 잡혀 있는 주요 재판 일정 한 번 볼까요?
기자) 가장 주목되는 재판은 내년 3월 4일에 시작되는 재판입니다.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기소된 건으로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열립니다. 이날이 특히 관심을 받는 것은 바로 다음 날이 약 14개 주에서 공화당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이른바 ‘슈퍼화요일’로, 대선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3월 25일에는 '성추문 입막음' 관련 혐의로 기소된 재판이 뉴욕에서 열리고요. 또 5월 20일에는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기소된 재판이 열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초강력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플로리다주를 관통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폭풍 해일과 강풍을 동반한 3등급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30일 오전 플로리다주에 상륙했습니다. 앞서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예상했던 4등급보다는 위험 등급이 한 단계 낮아졌지만, 시속 200㎞에 달하는 위력을 가진 이달리아는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와 게인스빌 사이에 위치한 빅벤드 지역을 관통하며 많은 비를 뿌렸습니다.
진행자)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도 속출했다고요?
기자) 네, 바닷물이 내륙으로 밀려가면서 저지대 지역이 침수돼 많은 주민이 고립됐고요. 강풍에 주택이 파손되거나 나무가 쓰러져 도로를 막고, 전선이 끊어지기도 했습니다. 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했을 때 가장 위험한 상황이 폭풍 해일인데요, 이로 인한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허리케인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겁니까?
기자) 있습니다. 플로리다주 고속도로 순찰 당국은 폭우 속 교통 사고로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는 30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폭풍으로 인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 1명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디샌티스 주지사가 언급한 사망자가 앞서 고속도로 순찰 당국이 보고한 두 명의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한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현재 주민들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선이 끊기면서 25만 가구와 사업체가 정전됐습니다. 또 플로리다주 67개 카운티 가운데 28개 카운티에 대피령이 내렸는데요. 주 당국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이 조만간 집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지역은 지붕에까지 물이 차올라 피해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5천500명의 주 방위군을 소집해 허리케인 대응 지원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재산 피해는 어느 정도 될까요?
기자) 주 당국은 현재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인데요. 투자은행 UBS는 초기 추산치를 기반으로 한 분석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플로리다주의 부동산이 입은 피해만 93억 6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피해 규모가 상당하군요?
기자) 네, 하지만 작년 9월 플로리다를 강타해 150명의 사망자와 1천120억 달러의 재산 손실을 낸 초대형 허리케인 '이언'과 비교하면 이달리아로 인한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는 평가입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허리케인 이언 때처럼 ‘나쁜 뉴스’ 유형의 전화가 이번 폭풍 동안에는 빗발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디샌티스 주지사는 허리케인에 취약한 저지대 주민들이 대피 명령과 고지대로 이동하라는 권고를 대부분 잘 따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를 관통한 허리케인이 지금은 어디로 이동하고 있습니까?
기자) 허리케인이 북상하면서 30일 밤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지났고요. 3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 근처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밝혔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지나면서 이달리아의 최대 풍속은 시속 96km로 약화됐습니다. NHC는 31일 오전까지 남부 조지아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 홍수경보를 발령했는데요. 이달리아가 강풍과 함께 계속 비를 뿌리면서 해당 지역에 최대 250mm가 넘는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연방정부는 허리케인 피해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 남동부 전역의 주지사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일 백악관에서 허리케인 이달리아와 하와이 산불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방침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더 이상 그 누구도 기후 위기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역대급 홍수와 더 극심해지는 가뭄, 극단적인 더위와 심각한 산불로 인해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기후변화 영향으로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디앤 크리스웰 청장은 심각한 기상 관련 재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달리아와 같은 강력한 허리케인은 미국이 직면한 ‘새로운 일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웰 청장은 기후 관련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회복력과 피해 완화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 보건 당국이 마리화나를 덜 위험한 마약류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보건후생부가 30일 마리화나의 마약류 법적 등급을 낮출 것을 마약단속국(DEA)에 권고했습니다. 보건후생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검토 요청에 따라 “마리화나에 대한 과학적, 의료적 평가를 수행했다”며, 통제물질법에 따라 마약 등급을 분류하는 최종 권한을 가진 DEA에 그 결과를 전달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제 DEA가 관련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리화나가 어떤 약물입니까?
기자) 마리화나는 대마 잎과 꽃을 말려 담배처럼 피우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일종인데요. 현재 헤로인, LSD 등과 함께 1등급 마약류에 속해 있습니다. DEA는 의료용으로 인정되지 않고, 남용될 가능성이 높은 약물을 1등급 마약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보건후생부는 이 마리화나의 등급을 낮춰달라는 거죠?
기자) 네, 의존성이 ‘중간에서 낮음’으로 분류되는 3등급으로 재분류해 달라는 건데요. 3등급에는 마취약 성분인 케타민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등이 속해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왜 마리화나의 위험 등급을 낮추려는 건가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마리화나가 헤로인과 LSD 등과 같은 등급으로 분류되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작년 10월 마리화나에 대한 법적 분류를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마리화나 합법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마리화나 사용에 따른 처벌에 인종 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백인과 흑인, 중남미계가 비슷한 비율로 마리화나를 사용하지만, 흑인과 중남미계가 불균형적인 비율로 더 많이 체포되고 기소된다는 지적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마리화나 단순 소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수천 명을 사면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이미 많은 주에서 마리화나가 합법이라고요?
기자) 네, 지난 1996년 서부 캘리포니아주가 의료용 마리화나를 처음으로 합법화한 이후, 현재 워싱턴 D.C.와 37개 주에서 의료용 마리화나가 합법이고요. 또 21개 주와 워싱턴 D.C. 에서는 기호용 마리화나도 합법입니다.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가 여러 주의 투표 용지에 올랐는데요. 메릴랜드주와 미주리주는 주민들이 합법화를 선택한 반면, 아칸소와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는 마리화나 합법화에 반대했습니다.
진행자)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마리화나가 여전히 불법이죠?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지금 연방정부 차원의 마리화나 합법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겁니다. 만약 DEA가 마리화나의 마약류 등급을 낮추면 마리화나 판매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할 수 있고요. 마리화나가 이미 합법화된 나라의 기업들이 미국에서 마리화나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마리화나 등급 검토에 나서는 데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마리화나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기업들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반면, 마리화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마리화나가 특정 질환의 증상을 완화하고 고통을 경감하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청소년이나 초기 성인기에 마리화나를 사용할 경우 아직 뇌가 발달하고 있는 만큼 주의력과 기억력, 판단력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려면 의회가 법을 개정해야 하지 않습니까? 의원들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성명을 통해 “보건후생부가 옳은 일을 했다”며 “DEA는 이제 엄격한 마리화나 관련 법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이 중요한 단계를 완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마리화나 합법화에 적극 찬성하고 있는데요. 반면, 공화당 내에서는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