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것을 중단시켰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입장을 바꿔 장벽 건설을 재개시켰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불법 이주자에 대한 추방도 재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석이 된 하원의장에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33만6천개 추가되면서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중단했던 멕시코 국경에서의 장벽 건설을 재개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 국토안보부는 5일 발표에서 그동안 멕시코와 미국을 가르는 리오그란데강 계곡에 장벽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을 막아온 26개 규제 적용을 유예한다고 밝혔습니다. 멕시코와 맞닿은 국경에 추가로 장벽을 건설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국토안보부는 이같은 계획을 알리며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불법 월경을 막기 위해 물리적인 장벽을 건설해야 하는 긴급한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장벽 건설이라는 행정 조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국경 장벽 건설에 반대해 오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장벽 건설은 강력한 이민정책을 추진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 정책이었습니다. 불법 이주민의 월경을 차단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방적인 이민정책으로의 변환을 알리며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정책 방향을 바꾼 건가요?
기자) 바이든 행정부는 장벽 건설 재개가 정책 변경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장벽을 건설해야만 한다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전임 행정부 시절 의회가 승인한 장벽 건설 예산은 2023 회계연도 말까지 사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며, 국토안보부는 이에 따라 예산 집행 차원에서 장벽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그동안 계속해서 의회에 해당 예산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의회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장벽 건설과 관련해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나온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도 이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5일 기자들에게 마요르카스 장관의 발언과 마찬가지로 장벽 건설 예산 변경을 요구했지만 의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며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경 장벽이 불법 이주민 유입을 막는 데 효과적인지 묻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장벽을 새로 만들게 될 곳은 리오그란데강 계곡이 있는 지역인데요. 이곳을 통해 유입되는 불법 이주자가 많나요?
기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이 지역에서 불법 월경을 시도하다 체포된 이주자는 30만 명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미국과 멕시코 국경 전 지역에서 체포된 불법 이주민은 20만 명이 넘는데요. 이는 올 들어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 지역에 장벽을 얼마나 더 추가로 건설한다는 건가요?
기자) 이 지역에 이미 건설된 장벽에 이어서 20마일, 그러니까 약 32km 길이의 장벽을 추가로 건설하게 됩니다. 미국은 앞서 2017년부터 2021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약 724km 길이의 장벽을 건설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언급했듯이 장벽 건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습니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즉각 반응했죠?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내가 종종 말했지만, 수천 년 동안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딱 두 가지"라면서 "이는 바로 바퀴와 장벽"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이 이를 시행하는 데 이렇게까지 오래 걸린 데 대해 나와 미국에 사과할 것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진행자) 장벽 건설 재개에 대해 정책에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민주당 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이 성명을 내고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대통령은 책임감을 갖고 이번 결정을 뒤집을 필요가 있다"며, "장벽은 가난과 폭력을 피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장벽 건설과 별개로 불법 이주민 추방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합법적인 방법 외의 방식으로 미국에 들어온 베네수엘라인들에 대한 추방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인도적 이유에서 베네수엘라 불법 이주민에 대한 추방은 자제해 왔는데요, 이들 불법 이주민 수가 급격히 늘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미 'CBS' 뉴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불법 월경한 베네수엘라인은 5만 명을 넘어섰고, 이는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의회에서 하원의장이 해임된 가운데 새로운 의장 선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에 대해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지난 3일 하원이 케빈 메카시 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통과시켰죠. 이후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과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대표가 의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누구를 지지하는지 입장을 밝혔는데요. 바로, 조던 위원장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보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새벽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조던 위원장이 "범죄와 국경, 군대와 재향군인, 그리고 수정헌법 2조에 대해 강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조던은 훌륭한 하원의장이 될 것이고, 그를 완전하고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조던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대가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했다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지난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추진됐는데요. 당시 조던 의원이 최전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방어에 나섰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 조던 위원장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조던 위원장은 법사위원장으로 강경파 의원으로 분류되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 씨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던 의원에 대한 지지를 밝히기 전에는 자신이 일시적으로 의장직을 맡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 '폭스 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그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의회로부터 "당을 위해 단기간 하원의장직을 맡을 수 있겠느냐"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필요한 경우라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30일이나 60일, 혹은 90일 동안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이는 앞선 입장에서 약간 변화가 있는 것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루 전 뉴욕에서는 자신이 대통령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새로운 하원의장 선출을 오는 10일 논의한다는 계획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 자리에 함께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과의 논의를 위해 워싱턴 D.C.를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이를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를 찾는 것은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가 발생한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하원의장 투표는 11일로 예정되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의총 하루 뒤에 바로 하원의장 선출 투표가 실시됩니다. 하원의장으로 선출되기 위해선 전체 하원의원 과반수의 지지가 필요한데요, 현재는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각각 의원 한 명씩 공석이어서 433석입니다. 모든 의원이 투표를 하면 과반은 217석입니다. 민주당 하원의원 전원이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대표에게 투표를 한다는 가정 하에 공화당에서 4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면 선출이 어렵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경제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9월 신규 일자리 성적표가 공개됐군요?
기자) 네, 미 노동부가 6일 고용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9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33만 6천 개 추가됐습니다.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크게 상회하는 것입니다. 앞서 다우존스 경제 전문가들은 약 17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되고, 실업률은 3.7%로 예측했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일자리 수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9월 실업률은 3.8%로, 시장 예상치보다는 0.1%P 웃돌았습니다.
진행자) 올해 새로운 일자리가 30만 개를 돌파한 건 지난 1월 이후 처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내 비농업 일자리는 47만 2천 개를 기록한 지난 1월 이후, 평균 21만8천 개 선으로 추가돼 왔는데요.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5월 28만 1천 개에서 6월 10만5천 개로 급감했다가, 7~ 8월 약 22만에서 23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됐습니다.
진행자) 어떤 부문에서 일자리가 크게 증가한 겁니까?
기자) 먼저 관광 산업군에서 많은 일자리가 추가됐습니다. 레저 및 숙박 부분에서 9만6천 개의 일자리가 생겼고요. 정부 기관 일자리 7만3천 개, 보건 의료 부문 4만1천 개, 이어서 전문·과학·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2만9천 개의 일자리가 추가됐습니다. 그 외 광업과 채굴, 석유 시추, 건설, 제조업체, 도매·소매 부문, 금융 분야 일자리는 한 달 사이 큰 변화가 없었고요. 반면에 일자리가 줄어든 곳도 있었는데요. 영화 및 음향 관련 일자리 수는 지난 5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7천여 개 줄었습니다. 할리우드 노동조합 파업의 장기화가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네, 지금 미국에서는 할리우드 뿐 아니라 자동차와 의료 분야 노동자 조합 파업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도 미국 전체 노동 시장은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62.8%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0.5%P 낮은 수치니까요, 경제활동 참여 비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전체 노동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을 나타내는 고용률은 60.4%로 한 달 사이 변화가 없었습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 등 주요 언론은 높은 금리와 노동조합 파업,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 위기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견고하게 버티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임금은 어떤가요?
기자) 임금 인상률은 예상보다 완만했습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인 8월에 비해서는 0.2% 올랐고, 작년 동기 대비로는 4.2% 인상됐습니다. 두 수치 모두 예측됐던 0.3%와 4.3%를 소폭 밑돌았습니다.
진행자) 이날(6일) 발표된 이 고용 자료가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미국인들에게는 좋은 소식일 수 있겠지만, 미국의 기준금리를 설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군요.
기자) 전문가들은 이날 보고서가 연준의 긴축 정책 가능성을 높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꾸준히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이 식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은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더 오랫동안 유지될 또 하나의 명분이 될 수 있는 건데요. 지난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 중 하나는 과열됐던 노동 시장이 점차 진정되고 인플레이션도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인데요. 연준의 다음 통화정책 발표는 언제로 예정돼 있습니까?
기자) 11월 1일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연준의 통화정책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달 31일에서 11월 1일까지 정례회의를 하는데요. 6일 발표된 고용 자료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다양한 경제 지표를 참고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