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국방과 국토안보, 국무부 예산을 수정한 3개 세출법안이 미 하원에서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상원에서 반대할 것으로 예상돼 셧다운 가능성이 오히려 더 커졌다는 지적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최고령 상원의원이었던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이 타계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이제 연방정부 '셧다운'이 정말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소식부터 볼까요?
기자) 네, 2023 회계연도는 9월 30일로 종료되는데요. 29일 현재 기준 이틀 남은 겁니다. 그리고 10월 1일부터 2024 회계연도가 시작되는데, 그 전에 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정부 셧다운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진행자) 상원과 하원에서는 각각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여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먼저 하원부터 볼까요?
기자) 하원은 28일 늦은 밤, 총 3개의 세출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내용을 보기 전에 먼저 간략하게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가겠습니다. 의회가 통과시켜야 하는 예산안은 모두 12개입니다. 12개 세출법안을 각각 통과시켜야 새로운 회계연도 예산이 편성되는 겁니다. 의회에서는 통상 각 세출법안을 따로 상정하지 않고 하나로 묶어서 이른바 '옴니버스' 예산안을 처리하는데요. 2024 회계연도를 앞두고는 일부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이 일괄처리에 반대해 결국 개별 상정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세 개 세출법안이 28일 하원에서 통과된 겁니다.
진행자) 어떤 세출법안이 통과됐죠?
기자) 이날(28) 총 4개 세출법안이 상정됐습니다. 국방부와 국토안보부, 국무부, 농무부 세출법안 이렇게 4개인데요. 이 가운데 농무부 세출법안을 제외한 3개 세출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국무부 세출법안은 찬성 216대 반대 212, 국방부 218대 210, 국토안보부 220대 208로 각각 통과했습니다. 농무부 세출법안은 찬성 191대 반대 237이었습니다.
진행자) 세출법안과 별개로 또 통과된 법안이 있다지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법안인데요. 이 법안은 원래 국방부 세출법안에 포함돼야 하지만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 등이 반대해 결국 따로 떼어서 상정했습니다. 이 법안은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의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는 내용으로 이날 하원에서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주요 세출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되긴 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정부 셧다운 가능성을 더 높였다는 지적이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원이 통과시킨 세출법안은 강경파 공화당 의원의 의견을 수용한 것인데요, 상원에서는 통과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셧다운 가능성을 키웠다는 지적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겁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공화당 강경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하죠?
기자) 네, 프리덤 코거스 소속 의원들은 28일 매카시 하원의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남은 7개 세출법안 처리 일정과 정부 예산 지출 감축 계획을 알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의회 내 누구도 이같은 합리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없이 임시지출안을 지원할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상원에서는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다른 접근 방법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은 개별 세출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라 임시지출안(CR)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임시지출안은 최종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에 정부의 셧다운을 막고 정부 운영이 계속되도록 임시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현재 상원은 11월 17일까지 유효한 임시지출안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정부 재난 지원금이 각각 60억 달러 배정되어 있습니다. 상원은 주말 사이 임시지출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상원에서 임시지출안이 통과되더라도 여전히 셧다운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이미 상원에서 마련한 임시지출안에 반대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겁니다. 매카시 의장은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상원에서 결정한 것을 받아들이고 이에 항복해야 하느냐"며, "대답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원과 상원 상황에 미뤄볼 때 셧다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가운데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이 매카시 하원의장을 끌어내리려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군요?
기자) 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이 신문은 4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강경파 의원들이 이르면 다음주 매카시 의장을 하원의장직에서 내려오도록 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매카시 의장이 강경파 의원들의 입장을 충분히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에 나선다는 건데요. 이들은 매카시 의장이 지난 1월 하원의장에 오를 당시 강경파 의원을 포함한 공화당 의원들의 입장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만약 실제로 매카시 의장이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면 이후에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강경파 의원들은 매카시 의장의 자리를 대체할 인물로 현재 하원 공화당 수뇌부에 속한 톰 에머 의원을 꼽고 있습니다. 에머 의원이 자신들의 입장을 더 잘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다는 겁니다. 한편, 에머 의원은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나는 매카시 의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자신의 하원의장 대체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실제 정부가 셧다운되면 얼마나 이어질까요?
기자) 현재로서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입장 차이가 큰 만큼 원활한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한편, 역대 가장 오래 지속된 셧다운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중에 있었는데요, 당시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34일 간 지속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2024 대선이 이제 약 13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재선에 도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잠재적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세력을 향해 날 선 비판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미 애리조나주 탬피에서 열린 존 매케인 전 공화당 상원의원 추모행사에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세력인 이른바 '마가(MAGA)' 세력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조금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미국에서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을 공유하지 않는 극단주의 움직임이 있다"며, 이것이 바로 "마가(MAGA)' 움직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마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데요. "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것으로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뜻입니다. 통상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세력을 일컫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날의 공화당은 의심의 여지 없이 마가 극우주의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또 위협받고 있다"며 "이들의 극단적인 의제가 실행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잠재적인 대선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경계하는 것은 그동안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할 때 직접 이름을 거론하는 대신 '전임자'라는 표현을 써왔는데요. 이 날 만큼은 달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한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 권한을 헌법이 자신에게 부여했다고 말한다"면서 "나는 다른 대통령이 농담으로라도 이런 말을 한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연설 장소로 애리조나주를 선택한 것도 특별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애리조나주는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지역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사기가 있었다면서 재검표를 요구한 곳이기도 하고요. 앞서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그 두시 애리조나 주지사에게 전화해 선거 결과를 뒤집으라는 압박을 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그리고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믿는다"며 "미국에는 정치 폭력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강조하기 위해 애리조나주를 찾았다는 것이 미 언론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지금 부패한 조 바이든에 이끌리는 극단적인 좌파 민주당이야말로 미국의 민주주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진행자) 2024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양 진영에서 서로에 대한 견제가 잦아지는 모습인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자동차노조를 방문한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2차 토론회에 불참하는 대신 자동차노조를 찾아 연설하겠다고 밝히자,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 앞서 직접 자동차노조 파업 시위 현장을 찾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견제한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습니다. 그러자 선수를 빼앗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선 '가스라이팅', '싸구려 설정용 사진 행사'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이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던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이 타계했군요?
기자) 네, 미 현직 최고령 상원의원이었던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이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파인스타인 의원실 비서실장은 29일, 파인스타인 의원이 전날(28일) 저녁 워싱턴 D.C.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사망한 당일 오전,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한 상원 표결에도 참여했는데요. 이날 밤, 유명을 달리한 겁니다.
진행자) 파인스타인 의원, 여성 정치인들 가운데 선구자로 알려진 인물인데요. 그 정치 이력,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파인스타인 의원은 미국 의회에서 30년 넘는 세월을 보내면서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은 인물입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1978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첫 여성 시장이 됐고요. 1992년에는 캘리포니아주 사상 첫 여성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상원에 입성한 후 5차례 재선에 성공하면서 역대 최장수 여성 상원의원이 됐고요. 또 상원 정보위원회의 첫 여성 위원장, 법사위원회 첫 여성 민주당 간사 등을 거치며 여성으로서 유리 천장을 깬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진행자) 정계에서 30년 넘게 몸담았다면, 상당한 법이 파인스타인 의원의 손에서 만들어졌을 것 같은데요. 대표적인 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기자) 많은 법 가운데, 파인스타인 의원은 특히 총기 규제 관련 법안에 적극적이었습니다. 1994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한 공격용 무기 금지법을 발의한 사람이 바로 파인스타인 의원인데요. 2004년에 이 법의 시효가 만료되자 파인스타인 의원은 더 강력한 총기 규제 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했습니다. 2012년 코네티컷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20명과 성인 6명이 총기 난사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후, 더 엄격한 총기 규제 법안을 발의했으나 공화당과 총기 권리 옹호 단체의 반대로 상원 통과에는 실패했습니다. 이 외 주요 성취로는 2017년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파인스타인 의원이 초안을 작성한 성매매 밀거래 반대 법안이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파인스타인 의원이 올해 초 은퇴 계획을 밝혔었죠?
기자) 네, 파인스타인 의원은 지난 2월,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었습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성명에서 “오는 2024년 재선에 나서지 않겠지만, 내 임기가 끝나는 내년 연말까지는 캘리포니아를 위해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성취하겠다"라고 밝혔는데요.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겁니다. 한편 2018년에 파인스타인 의원이 85세 나이로 상원의원 재선에 성공하자, 같은 민주당 내에서도 건강과 고령을 문제 삼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1년이 넘는 임기가 남았는데요. 후임자는 정해졌습니까?
기자)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달 초 미 NBC 방송에서 상원에 공석이 발생할 경우 흑인 여성을 이 자리에 임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앞서 케이티 포터, 애덤 쉬프, 바버라 리 하원의원 등이 내년 상원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진보 성향의 흑인 여성 바버라 리 연방 하원의원이 선정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그러나 현재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들 가운데서는 파인스타인 의원의 후임을 지명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정계 인사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지요?
기자) 네, 이날(29일) 민주당에서는 파인스타인 의원에 대한 추모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먼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선구적인 미국인”이었다며, 국가안보에서 환경, 시민의 자유 옹호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족적을 남겼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여러 세대에 걸쳐 파인스타인 의원의 업적으로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파인스타인 의원에 대해 자신이 사랑하는 도시와 주, 국가를 위한 투사였다며, 특정 정치 공직에 오른 첫 여성이라는 기록만이 아니라, 그녀가 미국과 캘리포니아를 위해 했던 수많은 업적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원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29일, 파인스타인 의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기와 평정, 우아함으로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여성 시장을 역임한 선구적인 여성 지도자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