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슈퍼마켓 총격범, 추가 공격 계획...미 '분유 부족 사태' 애보트 "생산 재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16일 뉴욕주 버펄로의 탑스 슈퍼마켓 총격 현장을 살피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뉴욕 버펄로 슈퍼마켓 총격범이 더 많은 공격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캘리포니아 교회에서 발생한 총격은 증오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주말 총격 사건들 수사 현황 정리해봅니다. 미국에서 분유 부족 사태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분유 제조사인 ‘애보트’가 미 식품의약국(FDA)과 생산 재개에 합의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대도시에서 증오범죄가 40% 가까이 급증했다는 보고서 내용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뉴욕주 버펄로에서 발생한 총격과 관련해서 추가 수사 내용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흑인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의자가 만약 현장에서 탈출했다면, 더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수사당국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나왔나 보군요?

진행자) 네, 조셉 그라마글리아 버펄로 경찰국장은 16일 CNN 방송에 출연해, 용의자인 18세 백인 청년 페이튼 젠드런 씨가 ‘탑스’ 슈퍼마켓에서 총을 쏜 후 다른 가게에서도 총격을 이어갈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증거가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총격범은 차에 타고 제퍼슨 애비뉴를 따라 운전하면서 같은 일을 할 예정이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가 현장을 미리 답사까지 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젠드런 씨는 범행 전날 자기 집에서 320km를 운전해 버펄로에 도착한 뒤 현장을 미리 답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흑인 인구 밀집 지역으로 총에 맞은 13명 가운데 11명이 흑인이었습니다. 또 사건 당시 젠드런 씨는 군복 형태 옷에 방탄복까지 입은 채 슈퍼마켓에 난입해 AR-15 형태의 소총을 발사했는데요. 헬멧 카메라를 이용해 총격 현장을 인터넷에 생중계하기도 했습니다. 당국은 이 사건을 인종차별적 동기에서 발생한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젠드런 씨가 사건과 관련한 성명을 인터넷에 게재하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수사당국은 180쪽에 달하는 성명을 현재 조사하고 있습니다. 젠드런 씨는 성명에서 자신을 백인 우월주의자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또 이번 공격이 모든 비백인, 비기독교인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이들이 미국을 떠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젠드런 씨가 현장을 중계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온라인상에 사건 동영상이 유포되기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상은 1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분량인데요. 하지만 많은 쇼핑객을 살해하는 장면이 찍혔고요. 또 계산대 뒤에 웅크리고 있는 백인에게는 총을 겨눴다가 “미안합니다”라고 하고는 총을 쏘지 않는 모습도 담겼습니다. 젠드런 씨는 슈퍼마켓 입구에서 대치 중이던 경찰에 항복했는데요.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젠드런 씨에 대한 추가 법정 절차가 수일 내로 나올 예정이고요. 연방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연방 증오범죄 혐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버펄로 총격 다음 날인 15일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한 교회에서도 총격이 있었는데요. 새로운 수사내용이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사 당국이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캘리포니아주 라구나우즈의 제네바 장로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동기가 타이완인들에 대한 증오심 때문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기자 회견 내용을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수사 당국은 총격범이 당시 교회에서 점심 식사 중이던 신도들을 향해 총격을 가해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렌지카운티의 돈 반스 보안관은 총격범인 68세 남성 데이비드 초우 씨 가 타이완에 증오를 품고 총격을 가했으며, 중국과 타이완 관계 등 정치적인 요인도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증거가 나왔나 보군요?

기자) 네, 토드 스피처 오렌지카운티 검사는 총격범이 “타이완 사람과 타이완에 대해 절대적인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초우 씨의 차량에서
“타이완 사람에 대한 증오”를 담은 메모도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용의자는 중국계인 겁니까?

기자) 반스 보안관은 초우 씨가 중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로 라스베이거스 주민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AP 통신은 타이완 뉴스 통신사가 주미 타이완 경제문화대표부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초우 씨가 1953년 타이완에서 태어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초우 씨 부모님이 중국에서 타이완으로 넘어온 이주민이었다는 건데요. 스피처 검사도 초우 씨의 가족은 지난 1948년 국공내전 이후 많은 중국인이 본국을 떠나 타이완으로 강제 이주했을 당시 타이완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총격에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고요?

기자) 50대 남성으로 의사인 존 쳉 씨가 숨졌습니다. 그리고 60대~90대 노인 5명이 다쳤는데요. 총격이 발생하자 쳉 씨는 총을 뺏기 위해 범인에게 돌진했고요. 다른 신도들도 가세해 범인의 팔과 다리를 전기선으로 묶어 제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쳉 씨는 이 과정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요. 반스 보안관은 “쳉 씨가 수십 명의 목숨을 구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렌지카운티 보안관실은 용의자 초우 씨를 살인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 총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긴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사 현장을 직접 찾았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뉴욕주 버펄로를 방문했습니다. 버펄로 총격 사건이 증오범죄인 것으로 밝혀진 데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총기 난사 사건이다 보니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해당 지역을 챙기기 위해 나선 건데요. 바이든 대통령 내외는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지역 법집행기관과 지역 사회 지도자들과 만났고요. 현지에서 연설도 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상점 내 분유 진열대가 비어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영유아들이 먹는 분유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는 소식 지난주에 전해드렸는데요. 이제 상황이 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분유 제조사 ‘애보트’가 16일 미 식품의약국(FDA)과 분유 생산 재개에 합의했습니다. 애보트는 합의에 따라 미시간주 공장에서 생산을 재개할 예정입니다. 애보트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체 분유 제품의 절반 이상을 이 공장에서 생산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 공장이 지금 몇 개월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하죠?

기자) 네, 지난 2월 FDA가 애보트의 분유를 먹은 뒤 박테리아 감염으로 영유아 2명이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시밀락과 앨리멘텀, 엘러케어 등 애보트 사의 3개 분유 브랜드를 리콜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FDA는 올해 초부터 이 공장에서 생산된 분유를 먹은 아이를 상대로 박테리아 감염을 조사해왔습니다.

진행자) 언제 생산이 재개되는 겁니까?

기자) 애보트사가 생산 재개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생산이 재개되더라도 분유가 매장에 공급되기까지는 6주~8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FDA는 애보트사와의 합의와 관련해 별도의 언급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금 상점에 가보면 분유 진열대는 거의 다 텅 비어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분유 부족 사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공급망 정체 현상이 심화하면서 분유 공급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고요. 이어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애보트 사의 분유 리콜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이른바 분유 대란이 일었습니다. 애보트는 미국 분유 시장의 90% 차지하고 있는 제조사 4곳 중 하나로, 애보트 브랜드는 분유 시장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파장이 더 컸던 건데요. 분유 공급 부족이 계속되면서 상점들은 1인당 분유 구매량을 제한하는 조처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도 특단의 조처를 내놓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분유 부족 사태가 악화하면서 부모들과 야당인 공화당의 비판이 거세지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분유 수입 규제를 완화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FDA는 16일, 해외 분유 제조사들이 미국으로 더 많은 분유를 선적할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입 검토 과정을 간소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분유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려면 FDA에 승인 요청을 해야 하고요. FDA의 검토 과정도 필요한데요. 로버트 칼리프 FDA 국장은 미국의 기준에 부합하는 서류를 신속하게 제출할 수 있고 대량의 물량을 보낼 수 있는 업체가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아시아계 겨냥 증오범죄 규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앞서 뉴욕 버펄로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총격이 인종적 증오에서 비롯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지난해 미국 대도시에서 증오범죄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대도시 증오범죄 건수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데 이어 올해까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증오 범죄의 대부분은 아시아계와 유대인을 겨냥한 범죄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어떤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겁니까?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샌버나디노 산하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CSHE)’가 미국 내 37개 주요 도시의 경찰 자료를 집계해 예비 보고서를 냈습니다. 이 보고서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연례 증오범죄 보고서가 나오기에 앞서 2021년 증오 사건에 관한 초기 정보를 제공하는데요. 연구센터가 그 내용을 VOA와 공유했습니다. FBI가 발표하는 증오범죄 연례보고서는 1만5천 개 이상의 법집행기관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자료에 기초하는데요. FBI는 오는 가을에 2021년 수치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죠. 증오 범죄가 지난해 구체적으로 얼마나 증가했다고 합니까?

기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편견에 의한 범죄, 즉 증오범죄는 39% 가까이 늘어났고요. 10대 대도시 지역은 54.5%로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증가세가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브라이언 레빈 센터장은 올해 1분기 15개 대도시에서 혐오범죄는 평균 30%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혐오범죄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는 근거가 있습니까?

기자) 레빈 센터장은 역사적으로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는 증오 범죄가 항상 최고조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증오범죄가 최고로 높을 때는 보통 9월이나 10월 등 하반기이고, 1분기에는 1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1분기 증가율이 벌써 30% 증가한 만큼, 연말에는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혐오 범죄의 유형을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지난해 전체 증오범죄 증가율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20개 대도시에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는 총 369건으로 22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반유대인, 반동성애 사건은 373건으로 전해보다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한 증오범죄가 급증한 이유가 뭘까요?

기가) 2020년 초 미국에서 확산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이유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가 늘었다는 건데요. 증오범죄를 추적하기 위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만들어진 단체인 ‘스톱AAPI헤이트(Stop AAPI Hate∙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는 지난 2020년 3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만1천 건에 가까운 아시아 혐오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건의 대다수가 증오 범죄 수준까지 올라가진 않았는데요. 하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폭력은 계속 증가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한국계 미국인들이 증오 사건의 희생된 사례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3월, 미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21세 백인 남성이 마사지 업소 등에서 총격을 가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8명이 숨졌는데요. 사망자 가운데 한인 여성이 4명이었습니다. 용의자인 로버트 애런 롱 씨는 인종차별이 아닌 성중독에 의한 범죄였다고 주장했지만, 현지 검찰은 용의자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진행자) 유대인을 겨냥한 증오범죄 증가는 어떻습니까?

진행자) 지난해 5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새로운 무력 충돌이 시작되면서 미국에서 반유대주의 사건이 급증했습니다. ‘반명예훼손연맹(ADL)’은 지난해 유대인을 겨냥한 폭행과 괴롭힘, 기물 파손 등 반유대주의 사건이 2천700건 넘게 보고됐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지난 1979년 관련 수치를 추적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