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주말 뉴욕주의 슈퍼마켓에서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지는 등 미국 곳곳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랐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경찰 개혁 추진과 관련해 범죄 억제와 사법 정의를 모두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극해 지역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미 육군이 알래스카 주둔 부대를 개편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주말 사이 미국에서 총격 사건이 여러 건 발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잇따른 총격 사건에 사상자도 속출했습니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은 지난 14일 오후 미 동부 뉴욕주 북부 버펄로에서 발생했는데요. ‘탑스’라는 슈퍼마켓에 군복 형태의 옷을 입은 괴한이 소총을 들고 들어와 무차별 총격을 가해 10명이 숨지고 3명이 총상을 입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는 신원이 확인됐습니까?
기자) 경찰이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는데요. 18살 백인 청년인 페이튼 젠드런 씨로 밝혔습니다. 젠드런 씨는 특히 범행 당시에 카메라가 달린 헬멧을 쓰고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로 범죄 현장을 생중계해서 충격을 안겼는데요.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이 사건을 “인종차별적 동기에서 발생한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증오범죄로 보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흑인 밀접 지역인데다 용의자의 총에 맞은13명 가운데 11명이 흑인이었습니다. 게다가 용의자는 인터넷에 자신의 범행과 관련해 성명을 게재한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180쪽 분량의 성명에서 용의자는 자신을 백인 우월주의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의 권력층이 백인 인구를 줄이기 위해 유색인종 이민자의 유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음모론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젠드런 씨는 성명에서 “최대한 많은 흑인을 죽이겠다” 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젠드런 씨는 총기 구매는 합법적으로 한 겁니까?
기자) 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CNN 방송에 용의자가 뉴욕에서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매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현재 이 과정을 조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왜냐하면, 젠드런 씨는 지난해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 총격을 위협하는 글을 썼고 당시 사건을 관할했던 주 당국은 젠드런 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총기를 구매할 수 있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한편, 젠드런 씨는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수사 당국은 앞으로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튿날인 15일에도 총격 사건이 있었죠?
기자) 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남부 라구나우즈의 한 교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총격으로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는데요.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했습니다.
진행자) 뉴욕주에서는 흑인을 겨냥한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했는데, 캘리포니아주 교회 총격은 어떻습니까? 역시 특정 인종을 겨냥한 건가요?
기자)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경찰은 용의자는 60대 아시아계 남성으로 지역 사회에 거주하지는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아직은 수사가 초기 단계로 범행 동기가 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 있는 라구나우즈는 주민 대부분이 65세인 일명 ‘실버타운’이고요. 총격이 발생한 제네바 장로교회에서는 사건 당시 타이완계 신도들이 예배를 보고 있었다고 보안관실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총격 현장에서 신도들이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요?
기자) 신도들은 총격이 발생하자 용의자를 제압한 뒤 전기선을 이용해 용의자의 손과 발을 묶었고요. 경찰이 도착하자 용의자를 인계했습니다. 제프 홀록 오렌지카운티 보안관 대리는 “교회 신도들이 용의자를 제압하기 위해 엄청난 영웅적인 행동과 용기를 보여줬다”며 “신도들이 더 많은 사상자를 막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또 어디에서 총격이 있었습니까?
기자) 대도시 시카고에서도 14일 총격이 발생해 16살 소년이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경찰은 시카고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인 밀레니엄파크에 설치된 대형 콩 모양의 조형물 ‘클라우드 게이트’ 근처에서 총격이 벌어졌다고 밝혔는데요. 경찰은 현장에서 총기들을 압수하고 미성년자 26명과 성인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격의 원인은 뭡니까?
기자) 경찰이 현재 사건을 수사 중입니다. 사건은 14일 저녁 7시 30분쯤 일어났는데요. 이날 오후 1시에 밀레니엄파크에서는 낙태 찬반 시위가 있었습니다. 경찰은 총격 사건이 발생했을 땐 시위대가 거의 다 해산했을 때라며, 총을 맞은 청소년이 시위에 참여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한편, 시카고 당국은 앞으로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저녁 6시 이후로는 성인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의 공원 출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성명을 내고 “이런 무의미한 인명 손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농구 경기장에서도 총격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금요일인 13일에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 사이에서 총성이 오갔습니다. ‘밀워키 벅스’팀이 ‘보스턴 셀틱스’에 패하자 팬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 건데요. 만약 밀워키가 이날 경기에서 이겼더라면 동부 컨러펀스 결승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이날 벅스의 홈구장인 파이서브포럼 경기장 외곽에서 9시 10분쯤 첫 번째 총격이 발생해 3명의 부상자가 병원으로 이송됐고요. 이후 밤 11시쯤에 경기장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두 번째 총격이 발생해 17명의 부상자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주말에 총격이 잇따르면서 사상자가 많이 나왔는데 최근 들어 크고 작은 총기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 12일 미 남부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는 한인 미용실에서 총격이 발생했는데요. 괴한이 장총을 들고 미용실에 난입해 한인 여성 3명을 쏜 뒤 달아났습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한인 미용실과 아시아계 상점이 총격을 받았고, 10일에도 아시아계 상점에서 총격이 있었는데요. 에드가르도 가르시아 댈러스 경찰국장은 13일 “수사 초기에는 증오범죄임을 시사하는 징후가 없었지만, 오늘 오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며 증오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증오범죄는 미국 사회에서 큰 사회적 문제로 다뤄지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성명을 냈는데요. “버펄로 슈퍼마켓 공격은 국내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고 “혐오에 기반한 국내 테러를 종식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성명을 냈는데요. 미국에서 “증오의 풍토병이 퍼져나가고 있다”며 인종에 의한 증오범죄와 극단주의 폭력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버펄로 참사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경찰 개혁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이 범죄 억제와 사법 정의 평등을 모두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했습니다. 1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순직 경찰관 추모식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지연되고 있는 경찰개혁과 관련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경찰 개혁이 경찰의 범죄 억제 업무를 저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요. 이날 행사는 지난해 근무 중 순직한 563명의 경찰관을 추모하는 자리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내용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경찰 개혁은 안전과 평등한 정의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개혁은 경찰에서 자금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데 동의해야 한다”며 “경찰이 지역사회와 스스로를 보호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훈련에 자금을 대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경찰 개혁 논의가 언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겁니까?
기자) 지난 2020년 5월에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씨 사건 이후입니다. 당시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흑인인 플로이드 씨가 사망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촉발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이드 씨 가족과 유권자들에게 사법 정의를 위해 조처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해 법안 관련 논의는 교착상태에 빠졌는데요. 2020년 하원을 통과한 민주당 주도의 법안은 경찰관이 용의자를 진압할 때 목누르기 사용을 제한하는 등 법적 기준을 더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이런 법안의 내용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 경찰개혁과 관련한 발언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찰개혁과 관련해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의 강경 진압에 격분한 지역사회와 범죄 증가를 우려하는 유권자 모두의 지지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경찰 개혁이 공권력 약화를 위한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는 겁니다.
진행자) 경찰개혁 법안이 의회에 가로막혀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방안을 구상 중인가요?
기자) 백악관 당국자들은 대통령 보좌관들이 수개월간의 내부 협상을 통해 치안 유지와 관련한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대통령이 곧 서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군이 알래스카 주둔 미군을 개편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알래스카에는 ‘스트라이커(Stryker)’ 팔륜 장갑차로 무장한 여단이 주둔중인데요. 좀 더 추운 기후에 적합하고 기동성이 뛰어난 보병 부대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지난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언제 교체됩니까?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크리스틴 워머스 육군장관은 조만간 알래스카 주둔군 개편과 관련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AP 통신에 말했는데요. 최종적으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일입니다. 워머스 장관은 지금 알래스카에 필요한 것은 극도로 추운 환경에서 살아남아 작전을 벌일 수 있는 부대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알래스카라면 북극해에 인접한 주인데요. 최근 자원 확보나 전략적인 면에서 북극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기후 변화로 배가 다닐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지고 항로가 늘어나면서 북극해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미국은 오래전부터 이 지역에서 러시아,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일찍부터 북극해 지역 주둔 병력을 늘려왔는데요. 미국 정부 관리들은 북극해에서 미국이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뒤처진 상황이라고 시인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미군의 이번 결정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있는지요?
기자)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훨씬 전부터 알래스카 주둔군 개편 문제가 논의돼왔다고 합니다.
진행자) 육군이 고려중인 계획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까요?
기자) 네, 25보병사단 소속 제1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팀을 경보병 부대, 즉 전차 등 기갑 전력 없이 신속하게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병력으로 교체하고요. 노후한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얼음과 눈으로 덮인 지형에 좀 더 적합한 차량으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병력 수준은 그대로 유지되는 건가요?
기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워머스 장관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이번 개편으로 알래스카 주둔 병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보병여단 병력은 줄어들지 몰라도 본부 병력을 늘림으로써 이를 상쇄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훈련은 어떻게 합니까?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미군이 더운 지역 전투에는 익숙한데요. 추운 지역 전투 경험은 부족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추운 날씨 적응을 위해 훈련 역시 알래스카 현지에서 벌인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3월 전투 태세 훈련이 원래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서 실시될 예정이었는데요. 계획을 바꿔 알래스카 현지에서 진행했고요. 훈련지 변경이 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육군은 이렇게 알래스카 주둔 부대를 개편한다는 계획인데, 공군이나 다른 군 움직임은 어떤가요?
기자) 네, 해군과 공군 역시 알래스카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에 따르면, 공군은 F-35 전투기 수십 대를 알래스카에 배치했고요. 해안경비대는 새로 쇄빙선 3척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미국 정부는 알래스카 서부 놈항을 심해 중심 항구로 만들기 위해 수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