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8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확보한 연방 상원 의석수는 여전히 초접전 양상이고, 하원은 공화당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직 최종 당선인이 확정되지 않은 지역도 많은데요. 중간선거 최종 집계에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알아봅니다. 미 연방 법원 판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변이가 등장 후 미국 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8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당이 연방 상,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지가 큰 관심사인데요. 어떻게 윤곽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상원은 여전히 어느 당의 승리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11일 오전 현재, 언론사들이 내놓은 예측을 보면, 민주당이 46석, 공화당이 48석 또는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49석 등 아직 초접전 상황입니다. 미 서부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의 상원 결과가 아직 불투명하고요. 조지아주에서는 다음 달 6일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기 때문에 상원 다수당 확정은 다음 달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하원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435명으로 구성된 연방 하원에서 다수당이 되려면 218석을 확보해야 하는데요. AP 통신은 11일 오전 현재 민주당이 192석, 공화당은 211석을 확보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그리고 32개 의석은 아직 승자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간선거가 끝난 지 사흘이 지났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결과가 미정인 곳이 많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렇게 선거 결과가 늦게 나오면 후보들 마음이 애타는 건 물론이고요. 유권자들 역시 답답해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에서 이렇게 선거 결과가 늦게 집계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미국의 선거 체계가 중앙집중화돼 있지 않고, 50개 주가 독자적인 선거 규정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주의 규정에 따라 투표 방식도 선거 당일 현장 투표와 조기 현장 투표, 조기 우편 투표 등 다양하고요. 투표 방식도 어떤 지역에선 기계를 이용하지만, 또 어떤 지역에서는 투표용지에 기입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지나면서 특히 조기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조기 투표를 한 유권자는 약 4천 200만 명으로 추정되는데요. 각 주의 선거 규정에 따라 우편 투표나 조기 투표의 개표 시점이 다르다는 점도 투표 결과를 지연시키는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 애리조나주의 경우 우편 투표 용지가 선거 당일 저녁 7시까지 도착해야 유효표로 인정하는데요. 반면, 오하이오주와 알래스카주는 선거일 10일 후에 도착한 투표용지까지 인정합니다.
진행자) 회수된 우편 투표 용지를 확인하는 일정은 어떻습니까?
진행자) 개표 일정 역시 주에 따라 다릅니다. 많은 주에서는 선거일 전이나 당일까지도 우편 투표를 확인 또는 개표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주에서 선거일이 지난 이후부터 우편 투표용지 개표를 시작하는 겁니다.
진행자) 우편 투표가 증가했다고 하니까, 개표에 걸리는 시간도 당연히 과거에 비해 늘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우편투표 급증으로 개표가 늦어지는 현상은 2020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발생했습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편투표를 악용한 부정 사례가 있고 우편투표가 혼란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른바 선거 음모론을 키우기도 했는데요. 지난 2020년 대선 때도, 선거 후 나흘이 지나서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최종 확정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선거 후에 결선투표를 또 치르는 지역도 있죠?
기자) 네, 조지아주의 경우 주법에 따라 50%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가장 표를 많이 받은 두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릅니다. 조지아주는 지난 2020년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가 나왔습니다. 조지아주 결과에 따라 상원 의석이 민주, 공화 각각 50대 50으로 결정 났었는데요.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민주당의 라파엘 워녹 후보가 공화당의 허셜 워커 후보에 비해 득표율은 앞서긴 했지만,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 달 6일에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됩니다.
진행자) 그리고 선거 과정에서 기계 결함이나 시스템의 오류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등록 유권자가 1억 7천만 명에 달하는 선거에서 결함 없이 모든 지역의 선거가 완벽하게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요. 한 예로,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애리조나주의 한 카운티에서 선거 기계가 작동 상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곧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부 공화당원이 선거 부정이 아니냐고 지적했는데요. 카운티 당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선거 결과 지연을 늦추는 요인, 또 뭐가 있을까요?
기자) 기술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득표 차가 매우 근접할 경우 재검표를 시행하는 주가 있습니다. 20여 개 주는 통상 후보 간 표 차이가 0.5%로 매우 근소할 경우 재검표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재검표와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 대선 때 조지아주를 들 수 있는데요. 무려 3번이나 재검표를 실시했고, 이때마다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확인됐습니다. 또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 때는 플로리다주에서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를 단 537표, 0.009% 표 차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나자, 고어 후보가 수작업을 통한 재검표를 요구했는데요. 법정 공방까지 거쳐 투표가 끝난 지 36일 만에 부시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바 있습니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쓴 채 앉아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한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법원이 가로막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텍사스주 포트워스 소재 연방 지방법원의 마크 피트먼 판사가 10일,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대학 학자금 탕감 계획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계획을 즉각 무효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판사가 어떤 근거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네, 피트먼 판사는 학자금 대출 탕감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행정부가 의회의 권한인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피트먼 판사는 “이 나라는 독립적인 정부 3부를 규정하는 헌법에 따라 통치된다”며 “헌법이 명시한 대로 삼권분립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생존을 위한 본질”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당 소송이 어떻게 해서 연방 법원에 올라가게 된 겁니까?
기자) 보수적 성향의 민간단체 ‘일자리창출네트워크재단(JCNF)’이 대출자 2명을 대신해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이 단체는 지난달 소송을 제기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은 불법이며, 정부 기관이 새로운 규칙을 정하는 절차 과정을 규정한 ‘행정절차법’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원고들은 정부의 권력남용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부당하고 불공정한 계획이 시행에 들어가는 것을 법원이 막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결국 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네요?
기자) 맞습니다. 피트먼 판사는 26쪽의 판결문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의 근거로 삼은 ‘영웅법(HEROES Act)’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이 법은 군인들에게 대출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으로, 학자금 탕감 프로그램에 4천억 달러를 쓰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이 어떤 내용이죠?
기자) 정부가 지난 8월 처음 발표한 학자금 탕감 계획은 개인 소득이 연간 12만5천 달러, 부부 합산 25만 달러 미만의 소득자의 경우 1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탕감받고요. 또 저소득층의 대학 진학을 돕기 위한 연방 정부 장학금인 ‘펠그랜트’를 받은 사람은 대출 부채에서 최고 1만 달러가 추가로 면제되는데요. 그러니까 최고 2만 달러까지 탕감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 계획으로 4천만 명 이상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정부 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좀 있었죠?
기자) 네, 대출금 탕감을 위해선 많은 예산이 들기 때문입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정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4천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따라서 공화당은 정부 계획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중될 것이라며 반발했고요. 여러 법정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정부 계획이 그럼 이렇게 법원에서 가로막힌 게 이번이 처음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지난달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제8 순회항소법원이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에 대해 일시 시행 정지 명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네브래스카와 미주리, 아칸소 등 공화당이 주도하는 6개 주가 제기한 소송이었는데요. 이들 주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이 의회의 권한을 우회했고, 주의 세수와 수익에 위협을 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법원의 일지 정지 명령이 내려졌으면 대출 탕감 신청도 중단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백악관은 앞서 항소 법원의 결정이 나온 뒤 법원이 탕감 신청이나 탕감 심사를 막은 건 아니라며, 계속해서 탕감 신청을 할 것을 독려했습니다. 지금까지 학자금 탕감 신청을 한 사람은 약 2천600만 명에 달하는데요. 연방 교육부는 이 가운데 1천600만 건에 대해 이미 탕감 승인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법원에서 또 이 계획이 가로막혔는데,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성명을 내고 행정부는 법원의 판결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며, 법원에서 길만 열어주면 바로 구제에 들어갈 수 있도록 교육부가 신청자들의 정보를 계속 갖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어 “반대자들이 얼마나 많은 방해를 가하더라도, 우리는 도움이 절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연방 법무부는 법원의 결정에 항소할 예정입니다.
주사 바늘에 맺힌 방울에 '코비드-19' 글자가 비춰있는 모습.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신규 변이가 나타났는데요. 이것이 미국 내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가장 널리 퍼진 코로나바이러스는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바이러스, 즉 BA.4와 BA.5였는데요. 오미크론 변이의 다른 신규 하위 바이러스가 최근 등장했습니다. 바로 BQ.1, 그리고 BQ.1.1 등인데요. 이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오미크론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기존 하위 변이 바이러스와는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BQ1과 BQ1.1의 특징이 다른 하위 변이와 어떻게 다르다는 거죠?
기자) 최근 한 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신규 하위 변이들은 BA5보다 최대 7배 더 면역을 회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에서 얼마나 많이 확산했나요?
기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BQ1와 BQ1.1은 지난 12일까지의 한 주 동안 전체 신규 확진자 가운데 44%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지난달에는 10%대에 머물렀는데, 앞선 주 30%대까지 오르더니 일주일 새 10%P 이상이나 늘어난 겁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BQ.1, BQ.1.1 확진자가 전체 신규 확진의 60%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까지 우세종이었던 BA4, BA5 변이 확산은 어떤가요?
기자) BA5의 경우 전체 신규 확진자의 현재 29%를 하지하고 있습니다. 11월 초만 해도 40% 이상이었는데 시간이 지면서 결국 BQ.1, BQ.1.1에 따라잡혔습니다. 현재 상황은 신규 하위 변이가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겁니다.
진행자) 변이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델타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했죠. 그리고 좀 잠잠해지나 싶었지만 지난해 말,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해 엄청나게 확산했습니다. 매사추세츠대학의 제러미 루반 박사는 이번에 신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을 두고 마치 지난해 느꼈던 '데자뷔' 같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기시감을 느낀다는 거군요. 최근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한 개량 부스터샷이 만들어져 이를 접종하고 있는데요. 신규 변이에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개량 부스터샷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타임'지는 최근 이와 관련해 실시된 연구 결과를 전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컬럼비아대학의 데이비드 호 박사가 이끄는 팀이 신규 변이와 개량 부스터샷에 관해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이들은 연구 결과는 개량 부스터샷을 통해서 신규 변이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을 수 없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미 라디오 공영방송 'NPR'은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에 나타난 신규 변이가 면역 회피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코로나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됐던 사람들도 많이 재감염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앞선 사례를 보면 보통 추워지는 겨울에 바이러스가 더 많이 확산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추워지는 날씨 외에도 연말을 맞은 가족 모임 등으로 많은 이동이 있는 만큼 광범위한 확산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전염병학자 윌리엄 하나게 박사는 이번 겨울 미국에서 대규모 확산이 있을 것이라면서 큰 변동이 없는 한 그 중심에는 BQ.1, BQ.1.1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 신문 집계에 따르면 9일 현재 미국의 평균 일일 확진자 수는 약 4만1천 명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