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격리, 재택근무…미국 수도 워싱턴도 코로나 대응 태세

12일 미국 워싱턴 연방의사당 방문객 입구. 의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해 일반인 방문을 중단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팬데믹, 즉 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가운데,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워싱턴DC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갔고, 각종 싱크탱크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으로 선포한 날,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는 비상사태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입니다.

[녹취: 바우저 시장] “Today, I want to announce that I am declaring both a state of emergency, and a public health emergency in Washington DC.”

11일 현재 워싱턴 DC에서는 모두 1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됐습니다.

아직 확진자가 많지 않지만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한 겁니다.

시 당국은 1천 명 이상의 많은 인원이 모이는 행사는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12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마스크를 쓴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 DC 내 싱크탱크들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은 12일 예정했던 북한인권 관련 행사를 연기했습니다.

같은 날, 미 평화연구소(USIP)도 한반도 평화 관련 전문가 토론회를 연기했습니다.

또다른 민간단체인 미국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는 이날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국의 아시아 정책 등을 다룬 토론회를 아예 사람 간 접촉이 없는 온라인으로 대체했습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미 의사당도 코로나바이러스를 비켜가지 못했습니다.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지난달 말에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한 자리에서 확진자와 악수한 것으로 파악돼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또, 민주당 소속 마리아 캔트웨 상원의원의 워싱턴 DC 사무실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이번주 해당 사무실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11일 미국 워싱턴의 한 식료품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냉동식품을 사가서 냉동고가 거의 비어있다.

워싱턴 DC에 있는 연방 정부와 의회 등은 관광객들의 방문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12일 현재 백악관과 의사당, 국방부 청사 등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람이 잠정중단됐습니다.

백악관 투어 담당 부서는 전화통화에서 현재 방문 프로그램이 중단된 상태로, 언제 재개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녹취: 백악관 관광 안내 전화] “This week, they've been closed effective immediately and till to further notice. I don't know if you can still book tours for like months down the road.”

또 앞으로 몇 달 동안 투어를 예약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워싱턴 DC내 연방 정부 기관들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대응책으로 재택근무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지난 11일 트럼프 행정부의 인사 담당 부서가 각 기관에 원격근무 정책을 즉시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9일 워싱턴DC 본부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의심 환자가 나오자 직원 약 2천400명을 재택 근무로 전환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