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등 8개국 '제재 해제 요구' 공동서한 유엔 제출...구테흐스 총장 "코로나 지원 제재 면제 필요"

안토니오 구태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달 24일 스위스 제네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8개국이 제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저지 노력에 해가 된다며 해제를 요구하는 공동서한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제재가 국가의 전염병 대응 능력을 약화한다며 제재 면제를 거듭 호소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6일 주요 20개국 (G-20) 정상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제재를 완화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주요 20개국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전 세계적인 유행병에 대응할 국가들의 능력을 약화할 수 있는 제재의 면제를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 “I also appeal for the waiving of sanctions that can undermine countries’ capacity to respond to the pandemic.”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현 상황에서 제재를 적용하지 않는 면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추가 설명했습니다.

[녹취: 두자릭 대변인] ““He believed this is very, very important in terms of getting the aid to the people that need it in order to support the health systems in the countries that are under sanctions, whether unilateral or other types of sanctions.”

제재 면제를 통해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제재를 받는 나라들의 보건체계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겁니다.

두자릭 대변인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제재 면제를 매우 희망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 유행병은 전 세계가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며 국제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녹취: 두자릭 대변인] “He very much hopes that these sanctions will be waived. It is clear that, in this pandemic, as in any pandemic, none of us are safe until the whole world has come together and solved this problem.” ”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 23일 주요 20개국 정상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제재 적용 면제를 요구하면서, 이를 통해 제재 대상국의 식료품과 필수적인 의료×보건 용품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등 8개 나라가 제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을 저해한다며 해제를 요구하는 공동서한을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보냈습니다.

유엔 주재 러시아대표부가 공개한 이 공동서한은 25일 작성됐으며, 북한 외에 니카라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시리아, 이란, 중국, 쿠바가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공동서한에서 제재를 “국제법과 유엔헌장을 불법적이고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조치”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각국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뿐 아니라 국가 간 공조를 통한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제제가 국가적×범국가적 차원에서 “파괴적인 영향”이 있고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저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제재가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필수적인 진단키트 등 의료 물자를 효과적이고 적기에 조달하는 것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서한] “… thus, undermining ongoing efforts of national governments to attack the COVID-19, especially in relation to the effective and timely procurement of medical equipment and supplies, including testing kits and medications…”

이밖에 공동서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가중된 어려움을 강조하면서, 제재 대상국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것 외에도 제재의 “부정적 영향 등 예외적인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이 “불법적이고 강압적이며, 자의적인 경제 압력 수단의 완전하고 즉각적인 해제를 요청할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실은 이 공동서한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26일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주요 20개국 특별 화상 정상회의 발언으로 답변을 대체했습니다.

앞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보건체계가 취약한 나라들의 의료 역량을 저해할 수 있다며 북한, 이란, 쿠바 등을 제재 완화가 필요한 나라로 꼽았습니다.

한편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은 25일 국무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사회가 결속해 대북 제재를 이행해 나갈 것을 강조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계속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