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선박들이 심각한 결함 등으로 인해 운항 중단되는 정선 조치 비율이 세계에서 8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관리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해 북한이 운항한 선박들 가운데에는 대북 제재 위반이 의심되는 냉동선이 다수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선박들에 대한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는 지난 8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 선박 51척을 검사한 결과 411건의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선박 1척당 평균 8건의 결함인데, 평균 3건에 그친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 선박들에 비해 결함률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 중 6척은 심각한 결함이 발견돼 운항이 중단되는 ‘정선 조치’를 받았습니다.
보고서는 운항 중단 조치를 받은 북한 선박의 비율이 11.76%에 달해 세계에서 8번째로 높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의 정선 비율과는 열 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 것입니다.
북한 선박들은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탄자니아와 토고 등 10개 나라와 함께 안전 문제가 자주 지적되는 블랙리스트 국가 목록에 올랐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북한 선박이 많고, 정선 비율이 높거나 검사 대상 선박 결함률이 100%를 기록한 것은 노후 선박이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 가운데는 건조된 지 46년이 지난 것도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들 중에 제재 위반이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통상 어류 등의 운반 목적으로 운용되는 냉동선 10척이 지난해 해외 항구에서 검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 등으로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수산물 판매를 전면 금지시켰는데,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의 냉동선 태화봉호와 은파 1호, 동명산호, 성진 3호 등은 모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에서 안전검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검사 당시 선주가 원산 수산물 수출회사로 돼 있어 수산물 수출로 인한 제재 위반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한편 VOA가 항만국 통제위원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 선박들은 올해도 안전 문제에서 큰 개선을 이루지 못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지난 1월부터 이달 13일까지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은 모두 11척으로, 이들 모두에서 결함이 발견돼 현재까지 결함 발견율 10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