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 일축…‘스몰딜’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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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정부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미국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은 미국 대선 판도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요구를 미국이 최대한 수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미북 대화를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전했습니다.

최 1부상은 담화에서 지금같이 예민한 시기에 미북 관계의 현실을 무시한 수뇌회담설이 여론화되는 데 대해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기존 정상회담 합의에도 대북 적대시 정책에 매달리는 미국과 과연 대화나 거래가 성립될 수 있겠느냐며 북한과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가 없는 미국과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힌 뒤, 가능성이 매우 작다는 회의론과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북한 측이 정상회담 무용론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련 공식 입장이 나오기도 전에 북한이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선 것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유엔 대북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는 자신들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번 담화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의 단계적 접근 방식인 스몰딜의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자신들의 요구에 최대한 응하도록 하기 위한 기선제압용으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앞두고 그동안 미국에 요구해왔던 새로운 셈법을 거듭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신범철 /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미국은 스몰딜을 초기엔 반대했는데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면서 스몰딜에 대해서 입장 전환이 이뤄진 거예요. 다만 보상 부분을 적게 하려는 것이고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스몰딜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공감대는 있다. 다만 비핵화 조치에 따른 보상의 규모가 다른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고.”

김진무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현재 미국 내 정치적 상황과 지형의 추이에 따라 미북 협상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김진무 /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북한도 예의주시하고 있단 말이에요. 트럼프의 가능성이 낮아진다면 연말까지 협상을 안 할 것이고,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어느 정도 남아 있다면 일단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국면을 재개한다는 그런 입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고 미국 정부가 북한에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이고 북한은 이에 동조할 생각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현욱 / 한국 국립외교원 교수

“10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는 그게 북미 간에 만난다는 것이지 합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장거리 미사일 발사설이 자꾸 나오니까 이걸 잠재우고 관리하려고 만나려는 거죠. 트럼프 입장에서는. 그러니까 지금 최선희는 이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면 안 만난다고 선수를 치는 거죠.”

김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이번 담화를 통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과정에서 쌓인 불신을 드러내며 미국과 당분간 대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