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홍수피해 외부지원 불허”…“정치적 의도”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북한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을 언급하면서 다른 나라들의 지원을 받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이어 개성시에 내려졌던 봉쇄조치는 3주 만에 해제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피해 상황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정찬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강양우)

북한은 13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고 코로나바이러스 비상방역 대책을 논의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홍수 피해와 관련한 어떤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국경을 더 봉쇄하고 방역사업을 엄격히 진행해야 한다면서 홍수 피해 복구에 동원되는 사람들도 방역 규정을 어겨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검사나 접촉자 추적과 같은 선진국들의 방역체계가 아니라 봉쇄와 차단만으로 이뤄지는 원시적인 방역체계의 한계 때문이라고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고명현 /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방역 지원을 구실로 외부에서 대규모 인적 지원과 그리고 물적 지원이 들어올 경우 지금 굉장히 강력하게 구축해놓은 방역체계가 무너질 거라는 그런 우려가 있는 거 같습니다.”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는 탈북민의 재입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의심하며 개성시에 내렸던 봉쇄 조치도 3주 만에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전문방역기관의 과학적 검증 등에 따라 봉쇄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면서 20여 일 동안의 봉쇄 이후 방역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하지만 전염병이 의심된다던 해당 탈북민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코로나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도 북한 당국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남쪽에서 올라온 월북자를 의진자로 얘기하고 개성을 봉쇄하고 국가비상체제를 가동을 했다는 얘기는 결국 코로나 확진자는 인정을 안 하지만 그러나 심각하고 위중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증명을 하고 있다고 봐야죠.”

북한 매체들은 또 이번 홍수로 3만9천296정보, 약 390제곱킬로미터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고, 주택 1만 6천680여 세대, 공공건물 630여 동이 파괴되거나 침수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강원도 김화군과 철원군 그리고 창도군과 회양군, 황해북도 은파군 장풍군 등 피해 상황이 심각한 지역 주민들이 소개지에서 생활하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피해 상황에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외부의 수해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한국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고명현 /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상당한 피해가 나기는 했지만 그 정도 피해는 북한 정부가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 그런 메시지를 특히 제재 아래서 북한 정부가 능력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외부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인도적 협력은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의 수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정찬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