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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문답]북한, 태풍 ‘바비’ 북상에 긴장…피해 방지법은


지난해 10월 북한 함경남도에서 조선적십자 봉사자와 주민들이 태풍 '링링'으로 무너진 다리를 다시 세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북한 함경남도에서 조선적십자 봉사자와 주민들이 태풍 '링링'으로 무너진 다리를 다시 세우고 있다.

한반도를 강타한 최장 장마로 북한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태풍 ‘링링’으로 상당수 농경지가 침수되고 인명 피해를 본 북한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의 위력은 어느 정도인지, 또 피해를 최소화기 위한 대비책은 무엇인지 안소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최근 폭우로 인한 피해를 채 복구하기도 전에 이번에는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8호 태풍 ‘바비’가 26일과 27일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되고 있습니다. 바비는 24일 현재 일본 오키나와 북서쪽 210km 해안에서 중심 최대풍속 초속 32미터, 기준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26일 서해상으로 이동해, 27일에는 황해도에 상륙한 뒤 내륙을 지나갈 것으로 한국 기상청은 예보했습니다.

진행자) 위력은 어느 정도로 예상되나요?

기자) 일단 빠른 속도와 규모 때문에 한국에서 역대 5위급 태풍으로 기록된 ‘링링’과 유사하다는 관측입니다. 24일 기준, ‘바비’는 시간당 13km 속도로 올라오고 있고요, 서해를 지날 때도 10km에서 20km 정도로 움직일 것이라는 게 한국 기상청의 예보입니다. 태풍 강도 등급은 ‘중’과 ‘강’ ‘매우 강’, ‘초강력’ 이렇게 4단계로 운영되는데요, 이번 바비는 26일 새벽까지 ‘매우 강’으로 북상하다, 다음날 새벽에는 ‘강’으로 내려갈 전망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걸어 다니기 어려울 정도의 강풍이 부는 수준입니다. 26일 밤부터 27일 사이, 한국 제주도와 전라도 서해안의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50에서 60 미터, 그 외 지역에는 초속 35미터로 예상됩니다. 풍속이 초속 40에서 60미터면 사람이 걷기 어려운 정도고요, 초속 50미터 이상이면 바람으로 인한 모든 재난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진행자) 북한도 태풍 소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지요?

기자)네, 북한 기상수문국은 태풍 8호가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규모는 작지만 바람이 세서 매우 위험할 것으로 경고했습니다. 또, 태풍경보를 발령하고 모든 부문에서 24 시간 자연재해 비상통보체계를 가동해, 사전 준비를 주문했습니다. 특히, 산사태 위험 구간과 침수 위험 지역, 태풍과 해일 위험 지역을 비롯한 모든 위험요소에서 인명 피해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순간 소홀하면 상상 못할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면서 사전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지난해 태풍 ‘링링’의 피해가 컸던 만큼, 북한도 더욱 긴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해 13호 태풍 ‘링링’, 또 2012년 15호 태풍 ‘볼라벤’을 언급하면서, 과거 태풍 피해 교훈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태풍 피해를 막는 사업이 인민생명과 국가, 사회재산을 지키는 중대한 사업임을 명심하라고 밝혔습니다. 24일 기준 ‘바비’의 예상진로는 지난해 ‘링링’과 대체로 비슷합니다. 하지만 ‘링링’은 내륙간 도서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을 때에는 ‘중형’에서 ‘강’으로 성장했는데, ‘바비’는 ‘매우 강’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예보가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링링’의 위력을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파괴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9월 북한 평양에서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렸다.
지난해 9월 북한 평양에서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렸다.

진행자) 지난해 태풍 ‘링링’의 복구 작업은 어떻게 마무리 됐습니까?

기자) 네, 국제적십자연맹은 ‘링링’ 발생 직후인 9월 6일부터 북한의 피해 복구 작업을 시작해, 지난 5월 6일 완료했습니다. 8개월 동안 지원금 46만 5천400여 달러로, 피해를 입은 황해남도와 함경남북도 내 7천 377가구, 2만 7천 801명을 도왔습니다. 침수된 농경지와 무너지거나 훼손된 공공건물을 복구하는데 힘썼고요,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위생과 보건, 의료 서비스, 깨끗한 식수를 제공했습니다.

진행자) 태풍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아무래도 농경지 피해 방지가 우선시돼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농업 시설물을 버팀목이나 비닐 끈 등으로 단단히 묶는 작업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농경지 배수로도 정비해야 합니다. 태풍이 통과하기 전에 가능한 논에 물을 깊이 대야 벼가 쓰러지는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농작물을 지주대로 단단하게 받쳐 쓰러지지 않도록 방지해야 하는 거죠. 한국 농업진흥청에 따르면 벼가 물이 잠기면 일찍 물을 빼주고, 벼에 묻은 흙과 이물질을 깨끗한 물로 씻어야 합니다. 쓰러진 벼 등 농작물은 빨리 세우고, 낙과는 주워 빨리 가공용으로 쓸 수 있게 하는 피해 후 작업도 중요합니다. 또 태풍에 따른 침수 예상 지역에 있는 가축을 미리 안전한 곳으로 옮겨 놔야 합니다.

진행자) 지난해 ‘링링’으로 사상자 8명이 발생했습니다. 인명 피해는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저지대와 산사태 위험 지역, 자주 물에 잠기는 지역과 붕괴 우려가 있는 오래된 주택과 건물에 사는 주민들은 안전한 지역으로 미리 대피하고요, 물에 잠긴 다리를 건너서는 안됩니다. 또 번개를 본 뒤, 30초 내에 천둥소리가 들리면 신속히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 몸을 낮추고, 움푹 파인 곳이나 동굴 안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공사 자재가 넘어질 수 있는 공사장 근처에 가지 않고요. 무엇보다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등은 미리 결박하고, 창문은 창틀에 단단하게 테이프 등으로 고정해야 합니다.

안소영 기자와 함께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있는 8호 태풍 ‘바비’의 위력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비책 등을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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