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생필품 가격 급등·환율 급락’…주민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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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봉쇄 조치를 강화하면서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급락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자연재해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북한 주민들의 경제 기반인 장마당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탈북민 출신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북한 내 상황들을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식용유와 밀가루, 설탕, 조미료 등 수입 식료품들의 가격이 11월 들어 급등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설탕 가격 급등이 두드러졌으며, 식용유도 세 배 상승했고, 쌀 가격도 1kg당 5천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오르는 등 돼지고기와 콩 등 주요 식품들의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달러 환율도 8천 원 선에서 11월에 6천 700원 선으로 20%가량 떨어졌고, 중국 위안화도 1천2백 원에서 6백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면서 물자 부족과 도난 사건 등으로 북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충희 / 굿파머스 연구소장

“시장에서 이런 상품 가격 변동 공급이 안되고 그러니까 많이 불안해하고 있어요. 실제 도적이 좀 많이 늘어나고 있고 군부대에도 공급이 안돼 물자가 부족하니까 군인들도 민가에 나와서 도적질하는 현상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 되게 불안해하더라고요. 그쪽 사람들이.”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최근 북한의 환율과 물가 불안이 심화되고 있는데 대해 북한 당국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경제지도기관들의 주관주의와 형식주의를 비판한 것은 민생 악화의 책임을 내각에 전가하려는 무책임한 행태로, 북한의 전형적인 통치 방식을 되풀이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또 정치국 회의에서 사상사업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경제난에 대한 뾰족한 타개책이 없는 북한이 내부 통제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경제 충격에 대한 최소한의 완충 역할을 했던 장마당 경제마저 적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조한범 / 한국 통일연구원 박사

“그 시장이 외부와의 교역 차단으로 인해서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거죠. 왜냐하면 1년 가까이 교역이 사실상 중단 상태거든요. 지금 밀수가 있어도 극소량이거든요. 그다음에 문제는 이렇게 품귀로 가니까 도매상들이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더 안 내놓는다는 거예요. 더 오를 거니까.”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임수호 박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더해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북한 경제가 총체적 난국의 상황에 빠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임 박사는 산업 가동률도 제재 이전 대비 40%가량 떨어지고, 올해 가을 잇따라 홍수와 태풍이 휩쓸고 가면서 쌀 생산량도 30%가량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1995년 쌀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떨어진 것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