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주요 석탄 수출 항구에서 선박 상당수가 운항하지 못한 채 발이 묶여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를 지속적으로 회피하면서 석탄을 수출해왔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일단 멈춘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북한의 석탄 수출 항구인 남포항 일대를 지난 24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입니다.
곳곳에서 100여 척에 달하는 선박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선박 엔진 물살들이 없는 점으로 볼 때 바다에 떠서 정박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3월에 촬영된 다른 날짜의 위성사진들에도 이들 선박들은 한 지점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선박 운항 중단이 며칠째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사진과 비교해 보면 선박의 수는 크게 늘었습니다.
영국의 민간단체인 합동군사연구소 루시는 2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현상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여파로 분석했습니다.
해외에서 활동하던 선박들이 모항인 북한 남포로 되돌아와 운항을 중단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지난달 2일 남포 일대에서 발견된 선박이 50척이었지만 같은 달 14일에는 109척, 그리고 3월 9일에는 132척으로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 보고서와 자체 분석 위성사진 자료를 토대로 남포항 일대의 상황을 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를 ‘보이지 않는 적’이라고 불렀지만, 대북 제재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효과적인 동맹국이라고 비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압박’ 캠페인조차 막지 못했던 석탄 밀수출 등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를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룬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지난 1월 말 국경을 폐쇄한 뒤 중국과의 무역이 크게 급감하는 등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조지타운대 교수
“물론 (북한의) 수출은 매우 안 좋은 상태입니다. 주민들의 생활수준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북한 정권은 우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제재 품목이 포함된 비공식 밀무역 마저 크게 감소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한 경제는 더 어두워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