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집중 호우가 쏟아진 가운데 북한에도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북한의 피해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북한은 피해 상황을 공개하지 않는데 국제단체는 이번 홍수로 지금까지 2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는 북한의 중간 집계를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강양우)
한반도에 집중 호우가 이어지면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북한 내 인명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 IFRC가 지난주 북한에 쏟아진 집중 호우로 지금까지 2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고 밝혔습니다.
적십자연맹의 안토니 발망 대변인은 13일 VOA에 북한 조선적십자사와 긴급재난대응 국가위원회로부터 이같은 인명 피해 상황을 확인받았다면서 북한의 광범위한 피해 발생 상황을 전했습니다.
발망 대변인은 그러면서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뿐 아니라 가옥 8천 256채가 파손되거나 침수됐고, 농경지도 2만 2천 헥타르, 약 6천650만 평 이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북한 농경지 피해 규모는 지난해 태풍 ‘링링’ 때보다 두 배 정도 큰 수준으로 한국 여의도 면적에 약 72배나 됩니다.
국제적십자연맹의 발망 대변인은 그러면서 북한의 황해북도와 강원도 수해 지역 2천 8백 가구에 가족용 텐트와 구호품, 주방 세트 등을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북한에는 지난 1일부터 연일 폭우가 이어졌는데 북한 기상 당국은 열흘 동안 평양지역에 290mm 이상,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주 845mm 의 비가 쏟아지는 등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전해 최악의 홍수로 기록됐던 2007년보다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태풍 ‘링링’으로 인한 피해 당시 이례적으로 재난방송을 하면서 수해 상황을 신속히 전했었지만, 이번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녀간 황해북도 은파군의 피해와 지원 상황을 부각시키면서 폭우 대비와 농작물 관리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은파군보다 더 생산량이 많은 평안남도 곡창지대 또한 홍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충희 / 굿파머스 연구소장
“(평안남도) 숙천, 평원, 문덕, 안주 이쪽 지역도 수로가 터져서 상당히 피해를 많이 봤고 그 다음에 증산, 대동, 온천 이쪽도 호우가 내리는 시기와 조수가 들어오는 시기가 겹쳐서 제방이 터져서 짠물 피해를 많이 봤고 특히 증산, 온천 쪽이 많이 피해를 봤다는 것 같아요.”
이런 가운데 집중호우로 인해 북한 영변 지역 핵 시설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6일 촬영된 영변 핵시설 인근의 구룡강 사진을 분석해, 강이 범람해 댐까지 침수된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핵시설 전력망과 냉각수 공급 파이프라인 등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당분간 북한 지역에 비가 더 쏟아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북한 평안북도 운산군과 평안남도 영원군, 자강도 동신군 등에 국지적으로 150에서 2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북한 지역의 폭우 피해는 더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