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단교’ 말레이시아…‘준비 태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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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자국민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한 데 대해 반발하며 말레이시아와의 단교를 선언한 가운데 말레이시아 군경이 준비 태세와 치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군 당국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강양우)

말레이시아 국영 뉴스채널 ‘버나마’는 24일 아펜디 부앙 말레이시아 방위군 사령관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 군 당국의 준비태세 수준을 강화하며 특히 사이버안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부앙 사령관은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대리가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철수하면서 한 발언에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유성 /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대리

“말레이시아 당국은 두 나라 사이에 초래될 모든 후과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게 될 것입니다.”

김 대사대리의 이같은 발언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북한 사업가 문철명 씨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하자 이에 반발해 단교를 선언하고 이에 맞서 말레이시아가 북한 외교관 철수를 명령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도 대비 태세에 나섰습니다.

압둘 하미드 바도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말레이시아 모든 경찰에게 말레이시아와 북한 사이의 긴장과 관련한 현재 상황과 관련해 감시를 강화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버나마’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단교를 선언한 말레이시아는 북한 해커들이 거점으로 삼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미국 육군은 지난해 7월 발표한 북한 전술 교본을 통해 6천 명이 넘는 북한 해커 가운데 상당수가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말레이시아는 중국, 러시아, 벨라루스, 인도와 함께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이 벌어지는 5대 장소 가운데 한 곳으로 지목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지난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018년 북한 해킹 그룹이 허위 국제은행간통신협회 SWIFT 메시지를 사용해 말레이시아 금융기관에서 3억 9천만 달러의 자금을 불법으로 이체하려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매튜 하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군 당국의 대북 사이버 안보를 강조한 데 대해 북한의 잠재적 공격 가능성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매튜 하 /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

“사이버 분야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북한의 비대칭 보안 작전 운영의 핵심이 됐습니다. 첩보 활동이든 금융 범죄 또는 파괴 능력을 위한 것이든지 말입니다. 북한 당국이 주도하는 사이버 공격의 잠재력과 역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 연구원은 또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의 치안 강화 역시 2017년 김정남 암살 사건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암살 사건은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하 연구원은 그러면서 당시 김정남 암살 사건은 말레이시아와 북한 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웠었는데 이번엔 북한에서 직접 단교 발언까지 나왔다며 이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