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의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국제 협력기구가 올해도 북한을 ‘블랙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지난해 북한 선박의 운항 감소로 안전검사를 받는 선박 수가 대폭 감소한 가운데, 안전 문제로 해외 항구에 발이 묶이는 ‘정선조치’ 선박의 비율은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높았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강양우)
선박의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 즉 도쿄 MOU가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입니다.
각 국 선박들에 대한 안전 실태를 검정색과 회색, 흰색으로 나눴는데, 북한은 다른 6개 나라와 함께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블랙 리스트는 선박들이 안전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운항 중단이라는 ‘정선조치’ 선박의 비율이 많은 나라들이 해당되며, 블랙리스트 국가의 선박들은 아태지역 항구에 입항할 때 검사 대상으로 지목되는 횟수가 많아집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143척이 해외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았는데, 이중 16척, 즉 10척 중 1척이 정선조치를 받아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이번 블랙리스트에는 아프리카의 토고와 시에라리온, 몽골, 자메이카, 팔라우, 키리바시 등도 올랐습니다.
모두 북한과 달리 제3국 선박들에게 자국 깃발을 달도록 하는 ‘편의치적’ 국가들입니다.
앞서 북한 선박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 폐쇄 조치가 단행된 뒤 운항을 급감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한 해 해외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은 13척뿐이었는데, 지난 2016년의 275척, 2018년 79척에 비해 급감한 수치입니다.
특히 이들 선박 13척에선 총 64개의 결함이 확인됐는데, 13척 모두 1개 이상의 결함이 나와 북한 선박의 결함 발견율은 6년 연속 100%를 기록했습니다.
북한 선박들이 높은 결함발견율과 정선조치 비율을 보인 것은 선박들 대부분이 노후됐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북한이 지난해 운영한 선박들은 대부분 1980년대에 건조됐는데 이중 ‘동명산’ 호와 ‘큰별’ 호는 각각 1969년과 1970년에 건조돼 50년 이상 사용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 경제전문가들은 노후화된 북한 선박의 실태를 통해 북한 경제의 열악한 단면을 볼 수 있다며, 북한 내부에서 운영 중인 다른 장비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