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미국 법원 ‘심리’ 재개…송환되면 ‘살해’ 등 북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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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이 스페인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혐의로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 씨의 스페인 송환 심리를 재개했습니다. 안 씨 측은 신병이 스페인으로 넘겨지게 되면 살해 등 북한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며 송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강양우)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이 25일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혐의로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 씨의 송환 심리를 재개했습니다.

‘폭스 뉴스’ 등 미국 언론들은 안 씨가 이날 심리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안 씨는 지난 2019년 2월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해 북한 외교관 등을 결박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조직원으로, 당시 사건 가담자 중 유일하게 체포된 인물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안 씨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안 씨의 신병이 스페인에 넘겨질 경우 북한의 살해와 납치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며 안 씨가 송환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날 심리에는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온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 그리고 이성윤 터프츠대 교수가 증인으로 참석해 안 씨의 송환 반대 주장을 지지했습니다.

신디 웜비어 씨는 북한은 살인마라면서 아들이 괜찮을 것이라고 거짓말만 했다고 말했고 이 교수는 북한은 안 씨와 같은 우선순위의 목표물을 지구 끝까지 쫓아가 죽일 것이라며 안 씨가 암살당할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안 씨에 대해 주거침입, 불법감금, 협박, 폭력을 수반한 강도, 상해, 조직범죄 등 6가지 혐의로 기소한 미국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자유조선 멤버들이 북한 대사관 습격 전에 구입한 모조 권총과 칼 등의 영수증을 증거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 씨는 심리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에게 자신을 지지해주는 모든 사람들과 자신에게 다가와주고 믿어준 사람들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말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진실과 논리, 상식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안 씨의 변호인 측은 재판 뒤 ‘폭스 뉴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상상한 것보다 더 많은 희망을 안고 재판장을 나왔다며 판사가 안 씨에 가해지는 위험과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씨 측은 그동안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은 탈북을 희망한 북한 외교관 등과의 공모를 통해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북한대사관 관계자 등이 ‘자유조선’에 연락을 취해 대사관 탈출을 요구한 것이 이번 사건의 진실이라면서 이들은 북한 정권이 자신들의 배신행위를 알게 되면 북한 내 친지 등이 보복을 당할 것을 두려워해 자유조선 측에 허위 납치를 제안하고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스페인 당국은 사건 이후 미국 정부에 안 씨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고, 미국 연방법원은 그동안 수차례 안 씨의 송환 심리를 연기해왔습니다.

이번 심리를 담당한 진 로젠블루스 판사는 추가 송환 심리 날짜를 다음 달 4일로 정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