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오는 25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과거 대북 협상을 이끌었던 전직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들은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통해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중국은 북한의 행동 변화를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과 함께, 미국이 북한이 대화를 나오도록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민간연구단체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가 22일 미북 관계를 주제로 개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1990년대 미북 제네바 합의를 이끌었던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현재의 미북 관계를 ‘부동의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은 ‘부동의 미북 관계’를 움직일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공동 관심사를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 전 미국 국무부 북 핵 특사
“셔먼 부장관이 말한 것처럼 미국과 중국의 합의 영역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정 부분 합의가 가능한 것은 미국과 중국 모두 한반도가 전쟁 지역으로 변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미북 협상 재개를 위해 제재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되,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2000년대 6자회담을 이끌었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셔먼 부장관이 중국 방문을 통해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는 또 중국은 북한의 행동 변화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단지 대화 복귀를 위해 북한에 무언가 제공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저는 북한이 무언가 하도록 하는 데 중국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목적으로 우리가 무언가 하는 상황은 원치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그들도 대화를 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힐 전 차관보는 이어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과정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좀 더 광범위한 미북 관계와 관련해 관여할 준비가 돼 있지만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사라지면 그때 핵무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겁니다.
힐 전 차관보는 그러나 북한이 현재 극심한 식량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경 봉쇄로 그 어느때보다 강력한 ‘제재’를 스스로 초래한 상황이라며 시간은 북한의 편이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