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메구미 어머니 “내 나이 84세…시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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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 씨의 어머니가 84세 생일을 맞아 딸에게 공개 편지를 보냈습니다. 자신과 남편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에 납북자 문제 해결에 힘을 쏟아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일본의 대표적인 납북 피해자인 요코다 메구미 씨의 어머니 요코다 사키에 씨가 딸에게 쓴 편지가 지난 3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실렸습니다.

어머니는 이 편지에서 자신이 이달 4일이면 84세가 된다면서 나이를 먹기만 하는 생일은 조금도 기쁘지 않지만, 메구미라면 밝게 축하해줬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딸이 엄마가 할머니가 돼 버렸다며 익살스럽게 웃으면서 자신을 안아주는 모습을 마음에 그리고 있다는 겁니다.

사키에 씨는 과거 VOA와의 인터뷰에서 사라진 딸의 당시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요코다 사키에 / 메구미 모친 (지난 2018년)

“떠오르는 것은 이 사진에 있는 것들 뿐입니다. 딸이 사라진 13살 때 얼굴이 생각납니다.”

메구미 씨는 1977년 11월 13살 어린 나이에 일본 니가타현에서 하교길에 실종됐습니다.

북한은 2002년 9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자리에서 메구미 씨의 납북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고이즈미 전 총리가 두 번째 방북을 했을 때 메구미 씨가 우울증을 겪다 자살했다며 유골을 일본 측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DNA 감정 결과 이 유골은 가짜로 밝혀졌고, 지금까지 메구미 씨의 정확한 생사는 확인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사키에 씨는 편지에서, 일본 의회에서는 납치 문제가 다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아베 신조 총리가 결의를 관철시켜 모든 납치 피해자를 구해내 조국 땅을 밟게 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지속적인 정상회담 제안에도 북한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