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미국 본토에 대한 ‘조직적 공격’ 우려…미 정부, ‘총기 전시회 허점’ 막기 위한 신원조회 강화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11일 하원 세출 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본토에서 조직화된 공격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가 ‘총기 전시회’의 허점을 막기 위해 총기 판매 규정을 강화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국 태생 이민자의 절반 이상이 4개 주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인구조사국이 최근 발표한 지역사회 조사 보고서 내용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테러 위험에 관해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지난달 러시아의 대형 공연장에서 발생한 테러와 유사한 ‘조직적인 공격(coordinated attack)’이 미국 본토에서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레이 국장은 11일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자신의 경력을 돌아볼 때, 지금처럼 공공 안전과 국가 안보에 대한 수많은 위협이 동시에 높았던 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서 발생한 대형 공연장 테러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2일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무차별 총격이 발생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한 145명이 사망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총격 사건을 러시아 역사상 약 20년 만에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학살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레이 FBI 국장 말은 이런 사건이 미국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IS호라산(ISIS-K)은 해당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했는데요. ISIS-K는 IS 지부 중 가장 활발히 활동하며 악명을 떨치고 있습니다. 레이 국장은 그동안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서 영감을 받은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의 미국 본토 공격을 우려해 왔지만, 이제는 몇 주 전 러시아 콘서트홀에서 본 ISIS-K 공격과 유사한 조직화된 공격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면 한 동안 미국에서는 국제적인 테러 단체에 의한 공격보다는 개인에 의한 공격이 더 많았던 것 같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이른바 ‘외로운 늑대’의 소행이 종종 있었습니다. ‘외로운 늑대’는 테러 단체 등의 직접적인 사주를 받지는 않았지만, 이들에게 영감을 받아 자발적으로 테러를 벌이는 사람들을 말하는데요. 하지만 이제 테러 단체의 위협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겁니다. 미국만 이런 위협에 직면한 게 아닌데요. IS는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장에서 테러를 벌일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유럽 전역의 경찰이 보안을 강화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미국 본토를 겨냥한 구체적인 테러 경고나 위협도 있었을까요?

기자) 국토안보부는 모스크바 테러 이후 IS가 미국에 대한 위협을 가할 구체적이거나 신뢰할 만한 정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여러 군사, 정보 당국자들은 IS나 IS 연계 단체가 공격을 감행하려는 야심은 있지만, 미국 본토에 침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본토 밖에도 미국인들이 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당국자들은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이나 미국 시설을 겨냥한 테러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마이클 에릭 쿠릴라 미국 중부사령관은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ISIS-K가 단 6개월 안에 경고 없이 미국과 서방의 해외 기관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보안 당국은 미국인들의 안전을 당부하고 있는데요.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10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여러 지역에 대한 IS의 위협과 관련해 “미국은 고조된 위협 환경에 계속 놓여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11일 하원 청문회에서 레이 국장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레이 국장은 국제 테러 단체의 조직적인 테러 위협도 커졌지만, FBI에 대한 공격도 늘었다고 지적하며 FBI 예산을 늘려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FBI가 공격을 받고 있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요?

기자) FBI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관련이 있습니다.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FBI 가 자신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주장하며 FBI를 ‘악랄한 괴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가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22년 FBI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자택을 압수수색 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FBI를 비판하고 나선 겁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FBI를 겨냥한 공격을 일삼기 시작했는데요. 이달 초에도 한 남성이 FBI의 애틀랜타 지부에 차를 몰아 진입하려다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거군요?

진행자) 네, 레이 국장은 의원들에게 2022년~ 2023년 회계연도에 FBI 직원과 시설에 대한 위협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담 부서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레이 국장은 이어 2024 회계연도의 FBI 예산이 필요한 재정보다 5억 달러 적게 책정됐다며, FBI 예산을 “정상”으로 되돌려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가르시아 의원은 이에 대해 리더십의 문제이지 자금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 외에 청문회에서 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 법은 영장 없이 외국인의 통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데요. 전날인 10일 하원에서 FISA 702조를 연장하는 법안이 부결됐습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법에 근거해 정보 당국이 자신의 대선 캠페인을 염탐했다고 주장하며 이 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고,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여기에 동조한 겁니다. 하지만 레이 국장은 FISA는 안보에 매우 중요하며 적들을 감시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도구라며, 법이 반드시 연장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총기 전시회에서 AR-15 소총을 판매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총기와 관련해 새로운 방침을 내놓았군요?

기자) 네, 앞으로 총기 판매상은 총기 판매 장소에 상관없이 연방 허가를 취득해야 하고 또 총기 구매자는 반드시 신원조사를 거쳐야 합니다. 법무부는 11일 이른바 ‘총기 전시회의 허점(Gun Show loophole)’을 끝내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강화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총기 전시회의 허점을 막겠다는 게 구체적 무슨 말입니까?

기자) 총기 판매와 관련해 “사업에 종사한다(engaged in the business)”는 의미를 명확히 해서 관리를 더 철저히 하겠다는 겁니다. 미국에선 총기 “사업에 종사”하기 위해선 연방 정부에 등록해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총기 전시회에서 총을 파는 사람들 일부가 총기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분류가 안 되었기 때문에 연방 정부 허가 없이도 총을 판매할 수 있었고요. 또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사 요구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제 총기 판매와 관련한 상업 활동 유형을 더 자세히 명시하는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총을 단 몇 정 판매한다거나, 판매하는 총이 개인 소장품이라는 이유로 허가 없이 판매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총기 전시회나 온라인 등에서 총기를 판매하는 사람도 총기 판매점과 동일한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하는데요.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11일 “새 규정에 따르면 총기를 인터넷, 총기 전시회, 또는 일반 상점에서 판매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윤을 목적으로 총기를 판매하는 경우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하고 신원조회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당 규정이 나오게 된 배경이 있겠죠?

기자) 네, 지난 2022년 6월 제정된 ‘초당적 더 안전한 지역사회법’에 근거한 겁니다. 이 법은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를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법무부는 지난해 8월 새로운 규정을 대중에 공개해 30만 개가 넘는 의견을 받았다고 합니다. 새 규정은 곧 연방관보에 게재될 예정이고요. 30일 간의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시행에 들어가게 됩니다.

진행자) 새로운 규정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자) 미국에서 현재 약 2만3천 명이 무면허 총기 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규정은 연간 수만 건의 총기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대형 총격 사건이 급증했는데요. 특히 총기로 인해 사망한 어린이의 수는 2021년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의 새로운 규정에 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새 규정은 “가정 폭력범과 중범죄자의 손에 총기가 들어가는 것을 막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의회는 “이제 보편적인 신원조회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에 의회에서 거의 30년 만에 의미 있는 총기 규제법이 마련됐지만 더 강력한 총기 규제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뉴욕에서 열린 시민권 선서식에서 이민자들이 소형 성조기를 들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내 외국 태생 인구와 관련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제가 질문을 하나 하고 싶은데요. 미국에서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어디일까요?

진행자) 이민자가 많은 곳이라고 하면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요. 미국 최대 도시가 있는 뉴욕주도 외국 태생 인구가 많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그리고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에 외국 태생 인구가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최근 발표한 ‘미국 지역사회 조사(American Community Survey)’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전체 외국 태생 가운데 무려 절반 이상이 바로 이 4개 주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에는 외국 태생 인구 4천620만 명 가운데 약 1/4에 해당하는 1천40만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외국에서 태어난 거주자들이 특정 주에 모여 사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또 미국 내 외국 태생 인구가 “지난 50년 동안 규모와 비율 면에서 모두 상당히 증가했다”고 인구조사국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이들 인구가 지난 1970년에는 960만 명으로 전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7%에 머물렀는데, 2022년엔 4천60만 명을 넘으며 전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14%에 달하게 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외국 태생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주는 어디일까요?

기자) 보고서는 지난 2010년에서 2022년 사이 델라웨어와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외국 태생 인구가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증가하는 속도와 또 각 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달랐는데요.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뉴욕, 플로리다는 외국 태생이 주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반대로 웨스트버지니아주는 외국 태생 인구 비율이 1.8%로 50개 주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진행자) 어느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미국에 가장 많을까요?

기자) 라틴 아메리카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 태생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출신국에 따른 변화는 좀 있었습니다. 지난 2010년~2022년 사이 멕시코 출신은 약 100만 명이 감소했지만, 남미와 중미 출신 이민자는 210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 비중도 늘어났는데요. 외국 태생 인구에서 아시아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8%에서 31%로 증가했고요. 아프리카 태생 인구는 4%에서 6%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온 외국인들이 미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시민권을 따야 하지 않습니까? 귀화한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외국 태생 거주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 국민이 되기 위해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귀화한 미국인 가운데는 유럽과 아시아 태생이 가장 많았습니다. 유럽 출신 귀화율은 약 67%, 아시아 출신은 약 63%에 달했는데요. 반면, 귀화율이 가장 낮은 사람들은 오세아니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에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안이죠. 미국에 거주하는 불법 이주자들은 어느 정도 될까요?

기자) 이번 보고서에 불법 이주자에 관한 추정치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이주자들이 급증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 이주자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요. 특히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불법 이주자 문제는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진행자) 인구조사국 보고서와 관련해서 또 눈길을 끄는 내용으로 뭐가 있을까요?

기자) 외국 태생 인구의 약 2/3는 2010년 이전 미국에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2010년~2022년 사이 외국 태생 거주자들의 중위 연령은 5년이 더 늘어나 46.7세를 기록했습니다. 또 이들의 교육 수준도 높아졌습니다. 2010년엔 외국 태생 가운데 약 2/3가 최소한 고등학교 학위를 소지하고 있었는데, 2022년엔 그 비율이 3/4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