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미 의회, 반도체 육성 법안 가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항구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이 연율 -0.9%로 집계되면서, 미국 경제가 두 분기 연속해서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의회가 중국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둔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를 가한 용의자가 100건이 넘는 혐의로 기소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이 발표됐군요?

기자) 네, 상무부는 28일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로 -0.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했는데요. 다만 경제 전문 매체 ‘다우 존스’가 0.3%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보기도 했는데요. 결국,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앞선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연율 -1.6%를 기록했는데요. 두 분기 연속으로 역성장한 겁니다. 통상 기술적으로 경제가 2분기 연속해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 이를 경기 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다만, 미국의 경우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경기 침체를 경제 전반에 걸쳐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제 활동의 현저한 감소”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경제 성장률 발표에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8일) 발표한 성명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경제 발전 속도가 둔화하고 있지만, 이는 놀랄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실업률이 3.6%로 이례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고, 지난 2분기에만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소비자 지출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건강한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 정부 고위 경제 당국자들의 인식과 궤를 같이하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루 앞서 기준 금리를 0.75%P 올리겠다고 발표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여러 지표가 있기 때문에 현재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고요. 이에 앞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역시 방송 출연에서 이와 맥을 같이 하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일단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1%를 기록했죠. 연준이 이에 대한 대응으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경제가 수축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또 다른 이유는 뭐가 있죠?

기자) 바로 둔화하고 있는 소비자 지출 증가세입니다. 소비자 지출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요소인데요. 최근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2분기 소비자 지출은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다시 경제 성장률 이야기로 돌아와서요. 2분기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주로 어느 부문에서 기인한 거죠?

기자) 상무부는 민간 기업의 재고 투자가 감소한 것을 주요 요인이라고 지목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2분기에 국내총투자가 13%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에 더해서 주거용 고정 투자를 비롯해 연방 정부, 그리고 주 정부 등 지방정부의 지출이 감소한 것 역시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힙니다.

진행자) 이번에 발표된 경제 성장률 수치는 초기 발표 자료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미국 경제 성장률은 1차인 ‘속보치’이고요. 이어서 잠정치와 확정치 등 총 3차례에 걸쳐서 발표됩니다. 잠정치는 다음 달 25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어떤가요?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앞선 전망치에서 1.4%P 낮춘 2.3%로 전망했습니다.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대표가 27일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 통과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의회가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을 처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상원이 27일 본회의에서 찬성 64 대 반대 33으로 법안을 승인한 데 이어 다음 날(28일) 하원도 역시 같은 법안을 가결했습니다. 하원에서는 찬성 243 대 반대 187로 통과됐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곧 서명할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27일) 상원 표결 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공급망이 더 나은 회복력을 갖게 됐다”며 환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최종 표결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안의 정식 명칭은 ‘반도체 칩과 과학(Chips and Science)’ 법안으로 줄여서 ‘칩스(CHIPs)’ 법안이라고 부르는데요. 상원이 약 1년 반 동안 이견 조율을 통해 마련한 초당적 합의안입니다. 27일 표결을 앞두고 상원 민주당 대표인 척 슈머 의원은 “이 법안이 법으로 서명될 때, 전 세계의 부러움을 샀던 우리의 발견과 혁신의 정신을 다시 깨우게 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밝히며 법안 통과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표결 결과를 보니까 공화당 의원들도 상당수 지지를 한 거 같네요?

기자) 네, 상원에서 민주, 공화 의석수가 50대 50인 걸 감안하면 공화당 의원이 10명 넘게 찬성표를 던진 겁니다. 이들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대한 우려 때문에 법안을 지지했다고 하는데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법안에 대해 “이는 국가 안보에 관한 것이며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품의 국내 공급을 충분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안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원에서도 공화당 의원 20여 명이 찬성표를 던졌는데요. 오히려 민주당 성향인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반도체 기업들을 위한 법안이라며 반대했습니다.

진행자) 법안의 이름부터 반도체를 연상시키는 칩스 법안,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법안은 총 2천800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우선,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지원 390억 달러, 연구 개발에 110억 달러 등 국내 반도체 생산업체에 520억 달러를 지원하고요. 특히 국내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의 세액 공제를 적용합니다. 이를 통해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신설을 발표한 한국 기업 삼성이나 인텔 등이 수혜 대상 기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법안은 또 향후 10년간 반도체 관련 과학 연구에 2천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지원의 목적이 뭔가요?

기자) 네, 상원은 법안을 통해 미국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반도체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핵심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마크 워너 의원은 27일 표결은 미국이 전략적 해외 경쟁에 대처하기 위한 좋은 출발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워너 의원의 설명을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워너 의원은 “이 자금 지원은 미국이 세계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국제 공급망이 무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강력한 계약금을 지불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자국 산업, 특히 장기적 전략에 영향을 주는 분야에 대한 산업에 투자를 늘려왔다”며 해당 법안은 중국에 대한 견제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대부분 공화당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일부 공화당 의원은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현재 미국인들이 경제 침체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이 법안이 시행되면 향후 10년간 790억 달러의 재정 적자를 가져오게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앞서 언급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다른 이유에서 법안을 반대했다고 하셨죠?

기자) 네, 샌더스 의원은 정부 지원금이 부유한 기업들에 혜택을 준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해당 법안이 “반도체 기업에 백지수표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했습니다. 또 공화당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성명을 내고 합의안은 “자금에 있어 중요한 안전장치들을 제거했다”고 지적하면서 “국내 반도체 생산을 지원할 필요는 있지만, 우리나라와 근로자들에게 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며 기업의 이익에 치중한 점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상원에서 또 다른 주요 법안이 또 처리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더라고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지출 패키지가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법인세 인상과 부유층 증세, 기후변화 재원 마련, 정부 재정 축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지출 패키지는 그동안 여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 1명의 반대로 가로막혔었는데요. 바로 조 맨친 상원의원입니다. 맨친 의원이 27일 척 슈머 민주당 대표와 지출에 대한 타협을 이룬 겁니다.

진행자) 맨친 의원은 그간 왜 반대했던 겁니까?

기자) 맨친 의원은 정부 재정 지출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한 예로, 바이든 대통령의 패키지에는 처방 약값을 낮추는 내용도 있는데요. 맨친 의원은 비싼 약값 문제를 해결하기 원하지만, 정부의 지출이 늘면 인플레이션을 가중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법안의 총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법안의 규모는 총 4천300억 달러입니다. 전기차 지원 등 기후, 에너지 관련 예산을 비롯해 건강보험 보조금 지원, 정부 재정 적자를 줄이는 비용 등이 포함됐고요. 또 이 법안은 기업들에 대한 법인세를 높이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맨친 의원과 슈머 대표는 공동 성명에서 패키지에 필요한 재원은 부유층과 기업의 세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법안도 당초 발표 규모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지난해 처음 제안한 ‘더 나은 재건 법안’은 3조5천억 달러 규모였습니다. 그러니까 규모가 크게 줄어든 건데요. 하지만 맨친 의원이 법안에 지지를 보이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추진에 중대한 진전을 보게 됐고요.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으로서는 기회를 얻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원의 민주, 공화 의석수가 50대 50인 상황에서 중간 선거 이후 상원 다수당이 어디가 될지 모르기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은 조속히 법안 통과를 하기 위해 예산 조정절차까지 추진했었습니다. 보통 상원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선 100명 가운데 60명이 찬성이 필요한데요. 조정권을 발동하면 단순 과반만 확보해도 법안 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맨친 의원의 반대로 조정 절차도 밟지 못했던 건데요. 슈머 대표는 며칠 안에 상원 사무처가 예산 조정권 사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음 주에 법안 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 총격 사건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 씨가 지난 6일 레이크카운티 법정에 출두한 영상 화면.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기소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시카고시 인근 하이랜드파크에서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참가자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 씨에 대해 27일 대배심이 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크리모 씨는 1급 살인 21건을 포함해 총 117건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진행자) 혐의가 117건이라면 처벌 수위도 높을 것 같은데요?

네) 네, 만약 유죄가 인정되면 종신형에 처합니다. 크리모 씨는 1급 살인 혐의 외에 48건의 살인 미수와 48건의 총기를 이용한 가중폭행 등의 혐의도 받고 있는데요. 이 혐의 건수는 총알이나 파편에 맞은 희생자 수를 나타냅니다.

진행자) 크리모 씨의 범행을 다시 짚어보고 갈까요?

기자) 네, 크리모 씨는 하이랜드파크에서 벌어지던 독립기념일 퍼레이드를 겨냥해 인근 건물 옥상에 올라가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당시 행사엔 어린이를 비롯해 가족들이 함께한 경우가 많았는데요. 크리모 씨는 총격을 가한 후 혼란스러운 틈을 타 여장을 한 채 현장을 빠져나갔고 이후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진행자) 총격으로 인한 희생자들도 있었죠?

기자) 네, 7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습니다. 특히 용의자는 하이랜드파크에서 범행 후 위스콘신주 매디슨으로 차를 몰았는데요. 경찰은 크리모 씨가 또 다른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현장에서 총격을 계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배심이 기소 결정을 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형사재판에서는 범죄 용의자를 재판정에 세울 것인지를 대배심이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찰 측이 배심원들을 소집해 기소 안을 제출하면 대배심이 경찰이나 검사의 의견을 청취한 뒤 기소가 정당한지, 충분한 증거가 있는지를 심사하는 겁니다. 기소된 크리모 씨는 오는 8월 3일 재판을 위해 법정에 출두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크리모 씨의 경우는 기소가 타당하다고 배심원이 판단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에릭 라인하트 레이크카운티 검사장은 이날(27일) 성명을 내고 “경찰과 검사들이 대배심에 증거를 제시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의 수사는 계속될 것이고 우리 피해자 전문가들이 117건의 중범죄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일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건에 관한 수사도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네, 현지 당국은 여전히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레이크카운티 보안국에 따르면 크리모 씨는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지했는데요. 과거 크리모 씨가 자살 시도와 폭력 행사로 여러 차례 경찰이 출동한 이력이 있음에도 5정의 총기를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