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뉴저지주를 비롯한 4개 주가 학교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폐지하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2017년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미 공군은 유족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법원이 판결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항공기 기내 규정 위반 건수가 늘어나면서 연방 정부에 강력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졌던 마스크 의무화 조처에 변화가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7일, 뉴저지와 코네티컷, 델라웨어, 오리건 등 미국 내 4개 주가 학교에서의 마스크 의무 착용을 종료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르면 이달 또는 다음 달이면 학교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데요. 이렇게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폐지하는 움직임이 계속 확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학교에서 이제 마스크 착용을 안 해도 된다고 결정하게 된 배경이 있겠죠?
기자) 네.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정점을 찍으면서 미 전역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제 코로나바이러스를 계절 독감처럼 생각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는데요.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7일, 학교 내 마스크 의무화 해제 방침을 발표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있어 큰 발걸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뉴저지주는 한때 인근 뉴욕주와 더불어 미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초반 피해가 컸던 주였는데요. 따라서 그 어느 주보다 엄격한 방역 대책을 시행했습니다. 뉴저지주는 지난 2020년 9월, 4개월간의 봉쇄 후 학교가 다시 문을 열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해 왔습니다.
진행자) 지난 연말을 지나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 지역에 오미크론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확산이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머피 주지사는 현재 코로나 확진자 수가 50% 수준으로 줄었고, 병원 입원 환자도 지난주 이후 1/3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근절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제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에서 풍토병으로 전환됨에 따라, 코로나와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정책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뉴저지주는 3월 7일부터 학교에서의 마스크 의무화가 폐지됩니다.
진행자) 학교 내 마스크 의무 종료를 발표한 다른 주들의 상황도 살펴볼까요?
기자) 코네티컷주는 이날 말로 각급 학교와 보육 시설의 마스크 의무화를 종료한다는 계획이고요. 델라웨어주는 3월 말에 마스크 의무화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리건주 역시 3월 31일부로 마스크 의무화가 끝나는데요. 오리건주의 경우 학교뿐 아니라 주 전역의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진행자) 이들 주 역시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카니 델라웨어 주지사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 확진 사례와 입원이 급증했던 몇 주 전보다 지금은 훨씬 더 나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없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따라서 오리건주 보건부는 마스크 의무화 해제 이후에도 안전하게 학교를 운영하기 위한 지침을 개정하기 위해 교육 관계자와 보건 당국자들이 만나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리건주 보건당국은 3월 말이면 코로나 입원 환자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전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마스크 의무화 폐지 시점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학교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두고 논란이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처음 시행에 들어갈 때부터 마스크 착용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주장과 마스크 착용은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이라는 주장이 맞서 법정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현재 미국에서 학교 내 마스크 의무화를 시행하는 주는 11개 주로, 대부분 인구가 많고 민주당이 주도하는 지역이라고 전했는데요. 이날(7일) 마스크 폐지를 결정한 주의 주지사도 모두 민주당 소속입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에서는 이미 방역 조처가 많이 완화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4개 주가 동시에 마스크 의무화 방침 완화를 밝힌 데 대해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7일, “보편적인 마스크 착용이 여전히 우리의 권고 사항” 이라면서도 각 주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이는 각 교육구에 달린 사안”이라며 “그것이 우리의 관점이고, 우리의 정책도 거기서 시작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주 차원에서 마스크 정책을 폐지해도 지역 교육구가 주의 규정을 따르지 않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뉴저지주의 경우, 주 차원에서 마스크 의무화를 폐지한다고 해도 주내 600여 개 교육구 가운데 얼마나 많은 교육구가 이를 따를지, 또 언제 마스크 의무화를 중단할지는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코네티컷주는 주 차원에서 마스크 의무화를 중단하더라도 각 교육구가 원한다면, 마스크 의무화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요. 델라웨어주는 이와 관련해 방침을 밝히진 않았지만, 카니 주지사는 “각 교육구가 지역의 요구에 따라 고려할 시간을 주기 원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공군이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7년 미 남부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미 공군이 사건 생존자와 유가족에 2억3천여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연방 법원이 7일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총기 난사 사건의 책임을 공군에 물은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텍사스 서부 연방법원의 하비어 로드리게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유족들이 겪은 손실과 고통은 헤아릴 수 없다”며 “민사소송법은 금전적 손해배상을 통해서만 이런 손실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로드리게스 판사는 앞서 작년 7월, “해당 사건과 관련해 공군에 60%의 책임이 있다”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과연 어떤 사건이길래 공군에 책임 배상을 요구한 건지, 사건의 개요를 좀 살펴볼까요?
기자)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2017년 11월이었습니다. 미 공군 출신인 데빈 패트릭 켈리 씨가 텍사스주 서덜랜드 스프링스 제1침례교회에 무장하고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는데요. 이 사건으로 총 26명이 사망했습니다. 범인인 켈리 씨는 사건 이후 스스로 총을 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사건만 봤을 때는 공군하고 별다른 연계점은 찾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문제는 용의자가 총을 사는 경위에 있었습니다. 켈리 씨는 공군에 복무할 때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로 불명예제대를 했는데요. 공군 측에서 이 사실을 미 연방수사국(FBI)에 통보하지 않아서 총기를 살 수 있었던 겁니다.
진행자) 미국에선 심각한 전과 기록이 있으면 총을 살 수 없죠?
기자) 네. 미국에선 총을 살 때 신원조회가 필요한데요. FBI가 운영하는 ‘전국범죄정보센터’ 전산망에 있는 기록을 조회합니다. 하지만, 공군이 켈리 씨의 전과 기록을 입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켈리 씨는 사건 당시에 사용한 총기를 살 수 있었던 건데요. 켈리 씨는 지난 2012년 공군에 있을 당시 가정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군법회의에 회부됐는데 이는 총기를 살 수 없는 중범죄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사건에 공군이 책임이 있다고 법원이 판단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로스리게스 판사는 켈리 씨에 대해선 총기를 구매할 수 없는 사람이 총을 사 사건을 저지른 데 대한 이유로 40%의 책임을 부여하고, 공군에 이보다 더 큰 60%의 책임을 지운 겁니다. 미 국방부의 규정에 따르면, 폭행과 같은 범죄에 대한 군인의 유죄 판결 정보는 FBI 제출해 전국범죄정보센터 전산망에 포함되도록 해야 하는데요. 공군은 특별한 이유 없이 켈리 씨의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고요. 공군 측에서도 실수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법원의 이런 판단에 사건 생종자들과 유가족들이 손해 배상을 청구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은 9.11테러 희생자 보상금 수준인 총 4억1천800만 달러를 미국 정부에 요구했는데요. 법무부는 이보다 훨씬 적은 3천180만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2억3천여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건데요. 배상금을 청구한 사람은 총 80여 명으로, 21명의 생존자와 그들의 가족 그리고 유가족이 포함돼 있습니다. 한편, 법원의 배상금 결정과 관련해 공군 측은 판결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 항공사가 기내 규정을 위반한 사람들의 기내 탑승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같은 요구를 하고 나선 항공사는 ‘델타 항공’입니다. 이 항공사의 에드 배스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기내에서 난동을 일으켜 유죄 판결을 받은 승객은 앞으로 국내선 항공기를 탈 수 없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델타 항공이 이 같은 요청에 나선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배스천 CEO는 서한에서 기내 탑승 금지자 명단을 만들면 이와 유사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또 이는 기내에서 승무원의 지시에 불응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보여주는 강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델타 항공이 이런 요구에 나선 것은 그만큼 기내 규정 위반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배스천 CEO는 기내 규정 위반 건수는 지난 2019년 이후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연방항공청(FA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고된 규정 위반 사례가 거의 6천 건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주로 어떤 규정 위반이 많았나요?
기자) 코로나 팬데믹 관련한 규정 위반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바로 ‘마스크 착용’ 규정입니다. 미 보건당국은 지난해 1월, 항공기를 포함한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바 있죠. FAA 자료에 따르면 약 6천 건의 규정 위반 사례 가운데 70% 이상에 해당하는 약 4천300건이 바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규정 위반이었습니다. 올해 2월 1일 현재까지 보고된 규정 위반 건수는 약 320건으로 이 가운데 200건 이상이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사례입니다.
진행자) 이로 인해서 실제 조사까지 이어진 사례 역시 증가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기내 규정 위반으로 조사를 받은 사례는 각각 약 150건과 180건에 불과했는데요. 지난해는 무려 1천 100건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2월 1일 현재 규정 위반으로 인해 조사까지 이어진 사례는 70건이 넘었습니다.
진행자) 델타 항공은 자체적으로 탑승 금지 승객 목록을 작성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이 항공사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약 1천 900명의 승객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작성한 ‘탑승 금지’ 명단에 올렸고요. 이 가운데 약 900명 이상에 대해서 교통안전국(TSA)에 벌금을 부과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미 교통안전청(TSA)과 연방항공청은 지난해 규정 위반과 관련한 파트너십을 맺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기관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고 규정 위반 사례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는데요. 이에 따라 연방항공청이 규정 위반으로 벌금을 물게 된 승객의 정보를 교통안전청에 공유하고, 교통안전청은 이 정보를 활용해 이에 해당하는 승객이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공항 사전 검색 프로그램 ‘프리체크(PreCheck)’ 자격을 박탈할 수 있게 했습니다.
진행자) 규정 위반 외에 팬데믹 기간 항공사가 겪는 또 다른 어려움도 살펴보겠습니다. 바로 ‘새 떼’가 문제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팬데믹 기간인 지난 2년 동안 항공기 운항이 줄어들면서 공항 인근에 새들이 둥지를 만들었다는 지적인데요. 특히 새들이 오랫동안 비워진 작은 활주로 주변에 모여들기도 했고, 심지어는 운항을 멈춘 비행기 꼭대기나 엔진 속에까지 둥지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공항 주변에 늘어난 새들로 인한 어려움은 바로 안전상의 위험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는 경우와 같은 충돌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10월, 애틀랜틱시티 국제 공항에서 이륙하던 스피릿 항공사 여객기의 엔진으로 흰머리 독수리가 빨려 들어가면서 불이 나 승객들이 비상 대피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미국 농무부의 리처드 돌비어 야생동물 자문역을 인용해 지난해 발생한 흰머리 독수리와 비행기의 충돌 건수가 앞선 2020년 35건에서 지난해 44건으로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