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토안보장관 탄핵안 '1표차' 하원 통과...미 하원 뉴욕 보궐선거 민주당 승리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하원에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습니다. 현직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에서 가결된 것은 거의 1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민주당이 뉴욕주에서 실시된 하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이번 승리로 하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석 차이는 6석으로 좁혀졌습니다. 이어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됐는데요. 높은 임대료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물가가 전달에 비해 소폭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하원에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소추안이 가결됐군요?

기자) 네, 하원은 13일 전체 회의에서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투표를 실시했는데요. 찬성 214표 대 반대 213표, 그러니까 딱 한 표 차이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습니다. AP 통신 등 언론은 하원에서 현직에 있는 내각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은 1870년대 이후 약 150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과거 있었던 탄핵 추진은 이번 사례와 조금 달랐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876년,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재임 시절 윌리엄 벨크냅 전쟁부 장관이 부패 혐의로 탄핵소추된 바 있는데요. 하지만, 하원이 ‘정책 논쟁’과 관련해 내각 장관을 상대로 탄핵소추를 추진한 건 마요르카스 장관이 처음이었습니다.

진행자) 13일에 있었던 투표의 세부 내용을 볼까요?

기자) 네, 하원은 전체 435석입니다. 하지만, 투표 당시 기준으로 4석이 공석으로 전체 의석수는 431석입니다. 이 가운데 공화당 소속 의원은 219석, 그리고 민주당 소속 의원은 212석으로 7석 차이가 납니다. 13일 투표에서 민주당 의원은 총 210명이 투표에 참여해 210명 전원이 반대했고요. 공화당은 217명의 의원이 투표에 참여해 3명이 반대하고 214명이 찬성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투표는 두 번째 투표였죠?

기자) 네, 하원은 앞서 지난 6일 투표를 실시했는데요. 당시에는 214표 대 216표로 부결됐습니다. 첫 투표에서는 공화당에서 4표의 이탈표가 나왔습니다. 2차 투표에서는 1차 때 반대했던 공화당의 블레이크 무어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1차 투표에서는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이 불참했는데요. 2차 투표에는 투표에 참여해 결국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1차, 2차 투표에서 모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은 누구죠?

기자) 켄 벅, 마이크 갤러거, 톰 매클린톡 이렇게 세 명의 의원입니다. 벅 의원은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공화당의 탄핵 추진은 무리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마요르카스 장관이 탄핵당할 만큼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며 이번 탄핵 추진은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벅 의원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이 150년 만에 내각 장관에 대한 탄핵에 나선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기자) 현재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국경 정책'과 관련이 있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이 남부 국경에서 이민정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해서 남부 국경에 불법 이주자가 급증하게 됐고, 이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봤다는 겁니다. 지난 2023 회계연도 기준으로 보면 멕시코와 맞닿은 미국 남부 국경에서 미 국경순찰대에 적발된 이주자는 약 200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이번 탄핵소추안 하원 통과 이후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보겠습니다. 먼저, 국토안보부부터 볼까요?

기자) 미아 에렌버그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공화당 의원들이 국경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헌법을 짓밟은 것으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며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공화당을 비난했습니다. 에렌버그 대변인은 이어 마요르카스 장관은 미국인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 계속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1차 투표에서 공화당 내 이탈표가 나와 탄핵소추안이 부결되자 일각에서는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도 나왔는데요. 존슨 의장은 2차 투표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뒤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존슨 하원의장은 마요르카스 장관이 장관의 임무 수행을 거절했기 때문에 탄핵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존슨 의장은 투표 후 발표한 성명에서 "마요르카스 장관은 취임 첫날부터 의도적이고 일관되게 연방 이민법을 준수하지 않았고, 미국 역사상 최악의 국경 재난을 조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번 탄핵소추안 통과에 대해서 이야기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13일) 성명을 내고 공화당의 움직임은 “정치적 게임을 위해서 명예로운 공직자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노골적인 위헌적 당파 행위”라면서 “역사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공화당은 정치적 쇼를 연출하는 대신”에 “의회가 더 많은 자원과 강력한 국경 안보를 제공하기를 바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하원에서 통과된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이제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탄핵소추안은 이제 상원으로 가게 됩니다. 하원에서는 과반 의석이 필요했다면 상원은 문턱이 더 높습니다. 재석 의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해임이 가능한 건데요. 현재 상원은 총 100석 가운데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서 실제로 상원에서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하원의 투표가 "엉터리 탄핵 노력"이라고 일축하면서 존슨 의장이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주장이 나온 것은 어째서일까요?

기자) 하원 공화당도 상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겁니다. 결국 공화당이 11월에 있을 대선 국면에서 국경 안보 사안을 부각시켜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공세의 소재로 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 하원 뉴욕주 제3선거구 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톰 스워지 당선인이 13일 우드베리에서 열린 투표일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뉴욕주에서 하원의원 보궐 선거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12일 뉴욕주 연방하원 제3선거구 하원의원 보궐 선거가 실시됐는데요. 민주당 후보로 나선 톰 스워지 전 하원의원이 공화당의 마지 필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진행자) 투표 세부 결과를 볼까요?

기자) AP 통신에 따르면 스워지 전 의원은 54%의 득표율을 기록해 46%의 득표율을 거둔 필립 후보를 약 8%P 차이로 이겼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왜 보궐 선거가 치러졌나요?

기자) 지난 중간선거에서 해당 지역구에서 당선된 공화당 소속의 조지 산토스 의원이 지난해 제명됐기 때문입니다. 산토스 의원은 당선 직후 언론 보도를 통해서 허위 학력과 경력 과장, 선거자금 유용에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에 하원 윤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고, 조사 결과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산토스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져 찬성 311표 대 반대 114표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스워지 당선인은 어떤 인물이죠?

기자) 지난 2017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고요. 지난 중간선거에 뉴욕 주지사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마했는데요. 이번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다시 의회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스워지 당선인은 어떤 소감을 전했나요?

기자) 스워지 당선인은 자신의 '초당적 협력' 정신이 승리를 가져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워지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우리나라에는 사람들이 서로 말조차 할 수 없는 분열이 있고,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서로에게 고함을 지르는 것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는 우리나라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답이 아니"라며 "정답은 노력하고 사람들을 한데로 모아 공통 분모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스워지 당선인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제명된 의원은 공화당 소속이고 이번에 당선된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라면 하원 의석수에 변화가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219석, 그리고 민주당이 212석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번 보궐선거 결과로 민주당은 의석 1석을 추가하게 됐습니다. 따라서 공화당과의 의석 차는 이제 6석 차이로 좁혀지게 됐습니다.

진행자) 다수당 지형에는 변화가 없지만, 이 한 석의 차이가 의미가 있다고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소추안 투표가 이를 아주 잘 보여줍니다. 탄핵소추안이 214표 대 213표, 딱 한 표 차이로 통과됐는데요. 민주당이 한 석 더 가져온 상황에서 투표가 진행됐다면 투표가 찬반 동률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않았을 겁니다. 'NBC' 등 미 언론은 이번 투표 결과로 하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합의를 이루고 전진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선 캠프가 이번 보궐 선거 결과를 대선 운동과 연결했더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선 캠프는 성명을 내고 이번 선거 결과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한번 패배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선 캠프는 특히 뉴욕주 보궐 선거 결과는 국경 정책과 관련한 법안을 둘러싸고 초당적 협력에 실패한 공화당이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경제 소식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됐는데요. 당초 전망보다 물가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요?

기자) 네. 노동부가 12일, 지난달 CPI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1월 CPI는 전월 대비 0.3% 오르며 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연간 상승폭은 3.1%로 집계됐는데요. 3.4%를 기록한 전달의 12월에 비해선 하락했지만, 앞서 시장은 지난달 연간 CPI가 2.9%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물가 상승을 주도한 요인이 무엇인가요?

기자) 멈출 줄 모르는 주거비 상승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임대료를 포함한 주거 비용은 지난달 월 0.6%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1년 전과 비교하면 주거 비용이 6%가량 오르며, 전체 CPI 상승의 3분의 2 넘는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그 외 눈에 띄는 가격 변동이 있는지 살펴보죠.

기자) 식품 가격이 0.4% 상승해 지난 1년 사이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습니다. 설탕과 과자, 기름, 과일과 채소가 비싸졌는데, 지난달 미 북동부와 중부 지역을 덮친 겨울 폭풍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특히 비알코올 음료 가격은 1.2% 올랐습니다. 반면 육류와 계란, 생선류 가격은 변동이 없었고요. 전체 에너지 가격은 0.9% 떨어졌는데요. 특히 휘발유 가격이 3.3%, 연료유 가격은 4.5% 각각 하락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는 2023년도 CPI 계절조정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물가가 당초 보고된 것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상승했던 것이 확인됐는데요. 이번 CPI 보고서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일부 경제학자는 당국이 이번 CPI 자료에서 계절 변동 요인을 제거하는 모델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통상 1월은 기업이 연초 물가 상승을 촉진하기 위해 상품 가격을 올리는 만큼 인플레이션 수치가 강한 달이라는 겁니다. 한편 예상보다 강한 물가 지표에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조금 더 늦출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당초 내다봤던 5월이 아닌, 6월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의견이 기울어진 상황입니다.

진행자) 보고서가 나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성명에서 성장과 고용이 여전히 견고한 상황에서 연간 인플레이션은 정점 대비 완화됐다면서도, “물가를 낮추기 위해 여전히 할 일이 남아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숨은 수수료(junk fee)와 비싼 처방약 가격으로 중산층에 부담을 지우는 일부 기업과 부자들의 세금을 감면하려는 공화당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