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상원에서 합의를 이룬 안보 패키지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오면서 법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국무부가 악의적인 상업용 스파이웨어 문제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해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슈퍼볼 광고는 약 30초 광고 분량에 수백만 달러의 광고 비용이 들어가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상원이 이스라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국경 보안 강화 내용 등을 담은 안보 패키지에 합의했는데요. 이 합의안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상원이 4일, 몇 달간의 줄다리기 끝에 1천180억 달러 규모의 안보 법안에 합의했습니다. 상원 민주∙공화 의원 3명과 지도부가 주축이 되어 초당적인 합의를 이루어 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지 의사를 밝혔는데요. 하지만 법안에 대한 공화당의 반발이 거세 법안 처리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법안 합의를 주도한 상원 민주당 대표가 직접 법안에 관해 설명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5일 의원들에게, 이번 안보 패키지는 “의회가 최종적으로 미국 국경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효율적이고 자원을 갖춘 시스템을 향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진정한 기회”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새로운 망명 절차는 “공정한 결과를 보장하는 동시에 수년간의 지연을 단축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를 통해 “더 많은 일선 인력에 투자하고 국경에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새로운 법안이 미국의 주요 현안인 남부 국경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슈머 대표와 함께 법안 합의를 주도한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위치를 강조하며 동료 의원들에게 법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습니다. 매코넬 의원은 “미국이 다시 세계 초강대국답게 행동하기 시작할 의도가 있다는 걸 적들에게 보여줘야 할 필요성에 대해 말해왔다”며 “나의 동료들도 모스크바와 베이징, 이란의 적들이 협력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매코넬 대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찬성하는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그간 법안이 처리가 안 된 게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해 왔습니다. 곧 2주년을 맞게 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너무 많은 자금을 쏟아부었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을 설득하기 위해 국경 통제 강화 요구를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요. 법안에 공화당이 요구하는 내용이 담기게 된 겁니다.
진행자) 상원 합의안 내용 간단히 살펴볼까요?
기자) 법안은 370페이지 분량에 달하는데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금 600억 달러와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싸우는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금 140억 달러, 그리고 남부 국경의 불법 이주자 유입을 막기 위한 국경관리 예산 약 200억 달러 등이 포함됐습니다. 총예산 규모는 1천180억 달러가 넘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인 만큼 합의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상원은 오는 7일 절차투표를 할 예정인데요. 원내 토론을 진행하려면 60표가 필요합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상원 통과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관건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얼마만큼의 지지를 받을지 여부입니다. 상원 공화당 내에서 테드 크루즈 의원을 비롯한 몇몇 강경파 의원들이 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요. 크루즈 의원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밀실에서 한 나쁜 거래”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도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있군요?
기자) 맞습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상원 표결 시 공화당에서 찬성표가 10표에서 20표 정도 나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18표에서 25표 정도의 찬성이 나온다면, 하원 공화당도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반대로, 만약 상원 표결에서 공화당 찬성표가 10표 이상 나오지 않는다면, 매코넬 대표 등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합의안을 포기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는 합의안 통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요?
기자) 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합의안이 발표되자 하원에서는 ‘도착과 동시에 사망’이 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대표도 하원에서는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하원에서는 이스라엘 지원만을 빼낸 별도의 법안을 처리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상원 합의안에 대해 ‘끔찍한 법안’이라고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법안 처리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진행자)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되는 것이 어떤 후보에게 더 도움이 될까요?
기자)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의 확정된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올해 대선에서 이민자 문제는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공화당은 그간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 실패로 남부 국경에 불법 이주자가 급증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를 비판해 왔는데요.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는 상당히 낮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왜 해당 합의안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까요?
기자) 합의안 내용을 보면 망명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특히
남부 국경 월경 건수가 5일 연속 일일 평균 5천 건을 넘을 경우, 대통령에게 불법 이주자들을 추방할 수 있는 권한 부여하고 있는데요. 만약 합의안이 통과되면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 문제 해결에 더 단호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요. 이는 국경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 합의안을 지지하지 말라고 공화당 의원들을 압박하고 있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 실패로 남부 국경이 위기 상황을 맞았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만약 합의안이 통과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서는 공격 포인트가 사라지는 셈이 되는 겁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 진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합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상업용 스파이웨어를 악용한 사람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한다고 밝혔군요?
기자) 네, 미 국무부는 5일 상업용 스파이웨어 남용에 연루된 개인들을 상대로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신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외국 정부나 기업들의 악의적인 스파이 활동을 단속하기 위한 포괄적인 조치의 일환인데요. 미국 정부는 그간 상업용 스파이웨어가 남용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 왔습니다.
진행자)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에 앞서서, 상업용 스파이웨어라는 게 뭡니까?
기자) 스파이웨어란 ‘스파이’라는 이름처럼, 사용자의 전자 기기에 몰래 접속해 정보를 빼가는 등의 행위에 사용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말하는데요. 스마트폰이나 개인 컴퓨터 그리고 상업 시스템 등에 악의적으로 침투해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는 피해를 주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상업용 스파이웨어로 인한 피해가 생각보다 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상업용 스파이웨어 남용이 전 세계적으로 억압을 촉진하고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을 제한하며 인권 침해를 조장하는 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상업용 스파이웨어 남용은 개인정보 보호와 표현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위협” 한다며 “이는 결국 임의적 구금과 실종, 그리고 심각한 경우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살인으로까지 연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국무부에 새 정책은 이 상업용 스파이웨어를 어떤 식으로 남용한 사람에게 적용되는 겁니까?
기자)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언론인이나 인권 활동가, 반체제 인사, 소외 계층이나 그들의 가족을 표적으로 삼아 이들을 해킹하는 데 스파이웨어를 사용한 사람들에게 비자 제한이 적용됩니다. 또 상업용 스파이웨어 남용을 조장하거나 이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한 사람들도 비자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상업용 스파이웨어 남용에 대한 대응 방침을 내놓은 것이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정부의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상업용 스파이웨어 사용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행정 명령은 상업용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미국 기관의 책임자가 해당 프로그램이 심각한 방첩이나 기타 보안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증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당 행정 명령이 나오기에 앞서 백악관은 최소 10개 나라에서 미국 당국자가 상업용 스파이웨어의 표적이 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제 비자 제한 조처까지 나오게 된 건데, 국무부가 해당 정책을 밝히면서 구체적인 제한 대상도 밝혔나요?
기자) 비자 제한 조처로 인해 즉시 영향을 받는 특정 개인이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국무부는 사례별로 심사를 통해 해당자에 대해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인데요. 또한, 해당 방침은 스파이웨어의 악의적인 사용에 연루된 모든 국가의 국민에게 적용될 것이며 무비자 입국 가능 국가의 국민도 예외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오는 일요일 2월 11일은 ‘슈퍼볼 선데이’입니다.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 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챔피언을 가리는 결정전인 ‘슈퍼볼’(Super Bowl)이 열리는 날인데요. 경기 중에 방영될 일부 광고가 공개됐다고요?
기자) 네. 약 25개 편의 광고가 사전에 공개됐는데요. 헬만 사의 마요네즈와 버드라이트 맥주, 오레오 쿠키, 자동차 브랜드 기아와 폭스바겐, 온라인 음식 주문 및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 등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 광고가 대중에게 미리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이 슈퍼볼 인기가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를 야구(MLB), 농구(NBA), 아이스하키(NHL), 그리고 미식축구(NFL)로 꼽는데요.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 바로 미식축구이고요. 그 인기는 슈퍼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각 슈퍼볼 방송에 대한 광고 시간을 따내려는 경쟁도 치열한데요. 올해 슈퍼볼 생중계권을 따낸 CBS 방송은 지난해 11월 한 달, 몇 주 만에 광고 자리를 매진시켰습니다.
진행자) 슈퍼볼에 광고를 내보내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죠?
기자) 맞습니다. 2년 연속, 평균 30초 분량의 슈퍼볼 광고 비용은 700만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많은 기업이 마케팅 비용을 긴축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광고 지출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반면 슈퍼볼 광고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이 자세히 분석한 기사를 실었는데요. 10년 전만 해도 30초 광고의 평균 비용은 400만 달러였고, 그보다 전에는 평균 240만 달러였습니다.
진행자) 상당한 값을 치르고서라도 기업들이 슈퍼볼에서 광고를 내보내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유는 간단합니다. 최근 유튜브와 OTT 서비스 확대 등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서 텔레비전이라는 하나의 매체만으로 수많은 시청자 확보가 보장되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인데요. 인기 프로그램은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점점 빠져나가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방송망이 점점 더 주요 시상식이나 스포츠 경기 같은 생방송 중계에 의존하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말 시상식이나 다른 스포츠 경기에 나가는 광고가 치열하다는 얘긴 접해보지 못한 것 같은데요?
기자) 모든 생방송 중계가 동일한 효과를 보는 건 아닙니다. 지난 1월 에미상 시상식은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고, 미국 프로농구연맹(NBA)와 내셔널하키리그(NHL) 등 스포츠 리그도 시청률을 유지하거나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입니다. 또 미국과 캐나다 내 수많은 대학 운동팀이 경기하는 전미대학체육협회(NCAA)의 남자 농구 결승전 시청률도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브래드 애드게이드 미디어 분석가는 이렇게 미디어가 분할돼 있는 시대에 “슈퍼볼은 과거 텔레비전의 모습과 같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평균 30초 분량의 광고 비용만 700만 달러에 달하는 슈퍼볼 광고. 최근 기업들이 광고를 내보내는 행태가 달라지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원래 수년간 슈퍼볼 광고는 경기 당일까지 철저하게 비공개로 보호됐습니다. 하지만 이제 기업들은 슈퍼볼 경기 약 한 달 전인 1월 중순부터 광고 예고편을 내보내는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감자칩 ‘프링글스’ 광고의 1월 예고편에는 정체불명 남성의 콧수염이 등장했는데요. 시청자들은 콧수염의 정체를 지난해 슈퍼볼 우승팀인 캔자스시티 치프스팀의 스타 선수인 트래비스 켈시로 추측했습니다. 이에 따라 4주에서 6주 동안 자연스레 노이즈 마케팅, 즉 고의적으로 구설수에 오르게 하는 마케팅이 되는 건데요. 그러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슈퍼볼 당일 30초 광고에만 돈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슈퍼볼 광고에서 또 주목할 게 있다고요?
기자) 올해 슈퍼볼에는 여러 건강 및 미용 회사도 광고를 내보냅니다. 얼마 전 그래미상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4번 수상하는 대기록을 세운 여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때문인데요. 스위프트 씨가 최근 열애 중인 캔자스시티 치프스팀의 켈시 선수가 출전하는 미식 축구 경기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경기를 보는 여성 시청자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에 로레알의 자회사인 NYX 메이크업이 올해 첫 번째 슈퍼볼 광고 스팟을 구매했고요. 비누, 바디워시 브랜드 도브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슈퍼볼에 광고를 내보내고, 미용 브랜드 E.L.F가 2년 연속 광고를 내보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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