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드레스덴 구상, 언행일치로 증명할 것"

한국의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자료사진)

한국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제안한 ‘드레스덴 선언’의 진정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기회가 되면 북한에 직접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또 북한의 태도가 최근 다소 부드러워지는 조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통일 청사진인 ‘드레스덴 구상’이 흡수통일을 겨냥한 방안이라는 북한의 비난을 또 다시 정면으로 부인했습니다.

주 수석은 26일 제주시에서 열린 한 토론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드레스덴 구상을 언행일치로 북한에 증명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드레스덴 구상이 점진적으로 남북 간 교류협력을 추진하려는 구상이라는 점을 기회가 되면 북한에 직접 설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주 수석은 또 최근 2~3주 사이에 북한의 태도가 약간 변화하고 있다며 인도적 만남도 하겠다고 나오고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도 6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호응으로 남북 접촉이 다시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해 청와대도 주목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지난 4년 간 중단됐던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 편찬사업 재개를 위한 한국 측 인사의 방북을 받아들여 25일 관련 회의를 가졌습니다.

또 26일엔 북한의 산림녹화를 지원하는 한국 측 민간단체 ‘겨레의 숲’ 관계자들이 북한을 방문해 북한 측과 산림병충해 방제와 조림 사업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북한의 산림녹화 지원사업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구상에서 제안한 내용 가운데 하나입니다.

29일엔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스님의 열반일을 맞아 금강산에서 남북 불교계가 합동 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한국 통일부도 북한의 이런 태도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입니다.

[녹취: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 “작년 연말 이후에 호응해 오지 않다가 근래 들어서 호응을 해 와 접촉이 이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배경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딱 무엇이라고 말씀 드리는 것은 조금 어렵고요. 향후 어떻게 되는지 좀 지켜봐야 된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에 긍정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주 수석은 남북한 동질성 회복을 위해 겨레말 복원 사업을 재개하는 등 문화적 정서적 이질감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에 필요한 경제교육과 국제금융, 특구 운영 경험, 중소기업 운영 경험 등을 전수하는 방안도 논의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 수석은 하지만 북한과의 대규모 경제협력 방안인 사회기반시설 개발 문제에 대해선 막대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국제사회 지원을 받기 위해선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주 수석은 이와 함께 대통령 직속기구인 통일준비위원회의 추진 상황과 관련해 사실상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주 수석은 지난 4월 발족하려 했다가 세월호 사건으로 지연될 수 밖에 없었다며 총리 임명과 개각 과정을 거치면서 출범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주 수석은 통일준비위원회가 발족되면 가장 중요한 게 사회적 합의인 만큼 시민단체와 광범위하게 연계해 통일에 대한 공론을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