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달 4일부터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며, 미국과 한국의 합동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 가디언 훈련 취소를 한국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30일 ‘남조선 당국에 보내는 특별제안’을 통해 다음달 4일 0시부터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하자고 한국 정부에 제안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어 인천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남북간 교류와 접촉 분위기 조성을 위해 미국과 한국의 을지프리덤 가디언 군사훈련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와 함께 다음달 4일부터 모든 '심리모략 행위'를 전면 중단할 것과 한국 정부가 '민족대단결의 원칙'에 따른 정책 결단을 내릴 것을 강조했습니다.
또 지난 2월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에 따라 비방중상과 심리전 전면 중단을 촉구하면서, 북한은 이미 천명한대로 합의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제안은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 42주년과 김일성 주석이 사망 직전 서명했다는 통일문건 작성 20주년을 앞두고 나온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의도를 분석 중이며,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 국방위의 이번 제안은 다음달 3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한국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제의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 조성의 책임이 북한이 아닌 한국 정부에 있다는 것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중단할 것을 촉구한 미국과 한국의 을지프리덤 가디언 군사훈련은 8월 중순부터 말까지 진행되며, 북한은 매년 미-한 군사훈련 기간 때마다 훈련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위협해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미-한 군사훈련은 통상적이고 연례적인 훈련이라며 취소하기 힘들다는 입장으로 대응해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