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북한 식량부족국 재지정...“코로나·홍수로 식량안보 악화”

FAO/WFP 조사팀이 지난해 4월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에서 식량 안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WFP/James Belgrave.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또다시 북한을 외부의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지목했습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제약으로 식량안보가 악화되고, 여름철 홍수와 잇따른 태풍으로 가축과 식량이 유실됐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북한을 외부의 식량 지원이 필요한 45개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FAO는 17일 발표한 올해 3분기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을 ‘전반적으로 식량에 접근하기 힘든 나라’로(widespread lack of access) 분류하며, 적은 양의 식품 섭취 수준과 식품 다양성 부족, 경기침체와 홍수를 지적했습니다.

북한 주민 대부분이 음식물 섭취량이 적은데다 종류도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FAO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제약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식량안보가 더욱 취약해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8월과 9월 초 잇따른 태풍과 이로 인한 홍수로 많은 북한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고, 특히 남부 지역에서 가축과 식량이 유실됐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곡물을 생산하는 남부 농경지대에 폭우로 심각한 홍수가 일어났다며,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를 알지 못하지만 최근 진행된 현장 답사를 통해 추가적인 정보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유럽연합 산하 ‘시민보호와 인도주의지원기구’ ECHO (EU Civil Protection & Humanitarian Aid)도 11일 잇따른 태풍으로 인해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CHO의 피터 비로 아시아태평양 대변인은 1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4월에서 9월은 북한의 주요 작황기간인데 연이은 태풍과 이에 따른 홍수로 논밭이 대거 침수된 것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비로 대변인은 또 “북한 전역에서 1천만 명이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자연재해는 취약계층의 인도주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수에 이어 8월 말 8호 태풍 ‘바비’로 최대 쌀 생산지인 황해남북도와 평안도가 큰 피해를 입었고, 9월 초 9호 태풍 마이삭과 10호 태풍 하이선은 함경남도 함흥평야 일대와 강원도 최대 쌀 생산지인 안변 지역을 강타했습니다.

한편, FAO가 이번에 지정한 45개 식량부족국 가운데 아프리카 나라가 34개로 전체의 76%를 차지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북한을 비롯해 레바논, 시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이라크, 미얀마, 파키스탄 등 9개 나라가 포함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