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6월에도 중국산 밀가루 수입 증가...지난해 12월 이후 급증

지난 2010년 중국 단둥 시와 마주보는 북한 신의주 압록강 인근에서 주민들이 중국산 밀가루를 트럭에 싣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6월에도 밀가루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상반기 북한이 중국으로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비제재 품목인 손목시계였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6월 대중국 밀가루(혹은 밀) 수입액이 1천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최근 공개한 중국의 대외 무역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의 밀가루 수입액은 1천6만 달러, 양으로는 3만721t입니다.

이는 6월 북한의 전체 대중 수입액 중 2번째로 높은 것으로, 전달인 5월의 수입액 945만 달러보다도 약 60만 달러 늘어난 규모입니다.

또 양도 2만9천t이었던 전달에 비해 약 1천600t 많아졌습니다.

북한의 대중 밀가루 수입 급증 현상은 지난해 12월부터 관측되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북한의 중국산 밀가루 수입액은 월 평균 6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2월 1천68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실상 수년 만에 처음으로 수입액 1천만 달러를 넘겼습니다.

이후 5월 1천만 달러에 육박하는 수입액을 나타낸 데 이어, 6월엔 1천만 달러를 또 다시 넘긴 겁니다.

최근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지난 몇 년치 양보다도 많은 밀가루를 4월 한 달 동안 수입해, 식량 부족현상으로 해석될 만한 조짐을 보였습니다.

앞서 국제 원조 기구 등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북한의 식량사정이 예년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을 예측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2012년 9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무역박람회에 설치된 의약품 매대. (자료 사진)

또한 북한은 6월 의약품 관련 물품의 대중 수입액이 241만 달러를 기록해 전달의 112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전체적인 수입액 감소 속에서도 의약품 등 일부 품목의 수입은 예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관측돼 왔는데, 6월에도 같은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백신(84만5천 달러)과 비타민(42만 달러) 등도 예년에 비해 수입이 늘어난 점도 주목됩니다.

다만 의약품에는 국제기구 등 대북원조 단체들이 중국에서 구입해 정식으로 반입한 물품 등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이 6월 가장 많이 수입한 물품은 1천448만 달러어치의 ‘대두유’ 제품이었으며, 2위인 밀가루에 이어 설탕(595만 달러)이 세 번째로 많은 수입액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올해 상반기 북한이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 1위와 2위는 대두유(4천418만 달러)와 밀가루(3천380만 달러)로 나타나, 6월 한 달의 대중 수입 순위와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이어 담배 관련 부속품(1천817만 달러)과 설탕(1천618만 달러), 의약품(971만 달러) 순으로 대중 수입이 많이 이뤄졌습니다.

대중 수출에선, ‘휴대용 시계의 무브먼트’ 즉, 손목시계에서 밴드(줄) 부분을 제외한 시계 완성품이 가장 많은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18년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향하는 화물차가 조중우의교를 건너고 있다. (자료사진)

상반기 북한이 중국으로 수출한 손목시계는 약 3천833만 개로, 금액으로는 650만 달러에 달합니다.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가 강화된 이후부터 비제재 품목인 손목시계의 부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조립한 뒤 완성품으로 재수출하는 형태를 보여왔습니다.

또 북한은 ‘인조눈썹’ 품목에서 전체 4번째로 많은 204만 달러의 대중 수출액을 나타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비제재 품목 수출은 액수가 워낙 작다며, 이 정도로는 국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se kind of products really add up to what we call…”

손목시계나 신발, 인조눈썹과 같은 제품들은 ‘거시경제’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국가보단 개별 공장이나 개별 노동자들이 수익을 내도록 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설명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지난해 북한은 제재의 영향으로 국가 경제가 사실상 재앙을 맞았으며, 올해는 제재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겹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He had a double disaster this year…”

따라서 현 시점 ‘2중 참사’를 겪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 개혁을 서둘러, 시장 경제를 다시 원활히 돌리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브라운 교수는 조언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