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 대중국 실질 수출액 3천만 달러 불과…수입은 20억 달러 줄어

압록강을 가로질러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호교'.

지난해 북한이 중국으로 수출한 물품의 총액이 약 3천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 이후에도 하락 폭이 크지 않았던 대중 수입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본격화한 지난해 20억 달러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북한과 중국의 무역 총액은 5억3천905만 달러로, 전년도인 2019년의 27억8천901만 달러에 비해 약 81%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지난 2000년 4억8천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년 만에 가장 적은 액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데 따른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북한의 국경 봉쇄 초기 시점인 지난해 1~2월 무역액(2억806만 달러)은 지난해 전체 무역액의 약 38%에 달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본격화한 3월부터 12월 사이 북-중 교역이 극도로 위축됐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약 4천800만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9년 2억1천만 달러의 22%, 제재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2016년의 26억3천만 달러에 비하면1.8% 수준으로, 이미 국제사회 제재로 한 차례 크게 줄어든 북한의 무역이 코로나바이러스로 더 위축됐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21일 공개한 무역 세부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전력’으로, 약 3억KwH, 총 1천184만 달러어치가 거래됐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대중국 전력 수출은 북한과 중국이 합작으로 설립한 수력발전소에서 서로 주고받는 전기를 수출입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관총서 자료에는 북한이 전기를 수출하면서 동시에 수입을 한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수출품으로 볼 수 없는 전력을 제외할 경우, 북한의 실제 수출 물품 총액은 3천616만 달러입니다.

전력을 제외한 북한의 최다 수출품은 페로실리콘(1천69만 달러)이었고, 이어 손목시계의 동력장치 부분인 시계 무브먼트(678만 달러)와 텅스텐광(454만 달러), 낮은 가치의 기타 제품(339만 달러) 순이었습니다.

전체 무역액이 1~2월에 집중된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수출도 1~2월 거래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북한이 추가적으로 국경 봉쇄를 강화한 10월 이후엔 이들 품목의 거래가 목록에서 사라졌습니다.

품목 개수도 1~2월 총 108개 품목이 북한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반면 이후 나머지 10개월간 수출된 품목의 개수는 57개 였습니다. 특히 10월부터 12월은 단 8개에 불과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대중 수입액은 4억9천만 달러로, 약 25억 달러를 기록한 전년도의 5분의 1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북한은 제재 이전인 2016년 대중 수입액 3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제재가 본격화된 이후인 2018년과 2019년 수입액은 각각 22억 달러와 25억 달러로 하락했습니다.

북한의 대중 수입액은 제재가 본격화한 이후 일부 줄었지만 90% 이상 줄어든 수출에 비해 하락 폭이 크지 않았고, 오히려 2019년엔 전년도보다 수입을 3억 달러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수입액은 전년도보다 20억 달러가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 수입액 4억9천만 달러에는 국경 봉쇄 조치 이전인 1~2월의 수입액 약 2억 달러가 포함돼 있어, 국경 봉쇄 이후 실제 하락 폭은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북한이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대두유였고, 밀가루와 설탕, 담배 대용물이 그 뒤를 이어 전반적으로 소비재 품목의 비중이 컸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