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 주민 1천90만명 인도적 지원 필요…자연재해가 주 원인"

세계식량기구(WFP)가 제공한 학교 급식을 먹은 북한 어린이들. 사진=WFP.

지난해 북한 주민 1천만 명 이상이 인도주의 지원을 필요로 했다고 영국의 민간단체가 밝혔습니다. 북한의 주요 위기 원인으로는 자연재해가 꼽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인 ‘개발 이니셔티브’(DI)는 22일 지난해 북한 주민 1천 90만 명이 인도주의 지원을 필요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이날 공개한 ‘국제 인도주의 지원 보고서 2021’ (Global Humanitarian Assistance Report 2021)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수치는 예멘(2천 420만 명)과 콩고민주공화국(2천 340만 명), 베네수엘라(1천 430만 명), 아프가니스탄(1천 400만 명), 시리아(1천 170만 명)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겁니다.

이 단체는 위기로 인해 개인적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어 외부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인도주의 지원이 필요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매우 높음’과 ‘높음’, ‘보통’, “낮음’,’매우 낮음’ 등 5단계로 분류한 위기심각도 평가에서 북한을 4단계인 ‘높음’으로 분류했습니다.

북한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는 자연재해를 꼽았습니다.

특히 북한의 위기가 6년째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북한의 인도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억 4천 700만 달러가 필요했지만 충당된 금액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매우 높음’과 “높음’, ‘보통’, ‘낮음’ 등 4단계로 나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위기 수준과 관련해선 북한을 두 번째 단계인 ‘보통’으로 분류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 75개 나라에서 2억 4천 380만 명이 인도주의 지원을 필요로 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는 전년도 65개국 2억 2천 490만 명과 비교해 나라는 10개, 사람 수는 1천 890만 명이 늘어난 것입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이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기존의 인도적 필요를 악화시키고 새로운 위기를 촉발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기존의 위기에 신종 코로나 여파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인도주의 필요가 그 어느 때 보다도 컸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수 백만 명이 추가로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게 됐고, 유엔의 인도적 지원 호소도 2019년 36건에서 2020년에는 55건으로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지원은 309억 달러로,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