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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도주의 위기 심각…식량 부문 최우선 지원 필요"


가뭄 피해를 입은 북한 황해도 은파군의 농장. 사진=FAO.
가뭄 피해를 입은 북한 황해도 은파군의 농장. 사진=FAO.

북한은 가장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스위스의 민간단체가 밝혔습니다. 식량 부문에 대한 지원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스위스의 민간단체인 ACAPS는 최근 발표한 연례 '심각도 지수' (Inform Severity Index) 보고서에서 북한 내 인도주의 상황의 심각성 정도가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습니다.

심각도 지수는 각국에 대한 인도주의 필요도와 함께 지원 접근성, 위기로 인한 영향, 자연재해, 지원이 필요한 인구 등의 복합적인 항목을 평가해 종합한 지수입니다.

이 지수는 5점 만점으로, 5점에 가까울수록 상황이 나쁜 것을 의미하는데 '매우 높음'부터 '매우 낮음'까지 다섯 단계로 분류됩니다.

ACAPS에 따르면 북한의 심각도 지수는 4.1점으로 '매우 높음' 단계인 5단계에 속해 있습니다.

북한과 함께 '매우 높음' 단계에 속하는 나라는 아프가니스탄과 콜롬비아, 콩고, 베네수엘라, 예멘, 시리아 등 11개 국입니다.

북한에 대한 심각도 지수 평가에서 가장 상황이 안 좋은 항목은 '지원이 필요한 인구'로 5점 만점에 5점을 기록했고, 이어 인간적 요인 4.9점, 지정학적 요인 4.6점으로 각각 높은 점수를 나타냈습니다.

보고서는 인도주의 위기와 관련해 북한 인구 2천550만 명 가운데 1천 42만 9천 명이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특히 가장 높은 단계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인구가 약 54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지원을 필요로 하는 대상자들에게 최우선으로 필요한 지원은 '식량 부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전체 인구의 39%인 약 1천 10만 명이 식량 접근에의 어려움, 농작물 생산량 부족, 반복적 자연재해 등으로 식량 불안정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또 870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의료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고 840만 명은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직면한 대내외적 요인들이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내부 요인에는 정권의 엄격한 이동 통제로 국제 지원단체 인력이 이동하려면 반드시 북한인들과 동행해야 하고 사전에 이동 계획을 당국에 제출해야 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외부적 요인으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꼽으면서, 이로 인해 대북 지원 물품과 지원활동 자금 투입 등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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