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과 관련해 일정 정도의 백신 저온유통망을 갖추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하지만 극저온 보관시설이 필요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경우 보관 역량이 취약해 관련 기술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북한전문 매체인 `38 노스'가 5일 북한의 백신 저온유통망 역량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와 분석을 담은 기고문을 공개했습니다.
나기 샤피크 전 유엔아동기금(UNICEF) 평양사무소장과 하버드 의대 박기범 교수, 이 대학 윤희 라이더 연구조교 등 3명의 전문가는 ‘북한의 백신 역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를 위한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이 기고문에서 북한이 일정 정도의 백신 저온유통망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들 전문가들의 평가는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1980년부터 2013년까지 북한 내 아동 백신접종을 추정한 통계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이뤄졌습니다.
이들은 북한이 평양에 위치한 국가 백신 저온저장고를 포함해 지방에도 저장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저온 운반 차량과 냉장설비도 갖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가 1980년대부터 저온 유통과 보관에 필요한 장비와 운반 수단을 지원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샤피크 전 소장 “북한, 전달체 백신의 저온 유통망 역량 갖춰”
이들은 백신 저온유통망의 핵심은 끊기지 않는 지속적인 전력 공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은 2004년 유럽연합 산하 ‘시민보호와 인도주의 지원기구’(ECHO)의 자금 지원으로 50개 구역에 50개 태양열 기반 냉장고를 지원할 수 있는 방역지부를 설립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은 2006년 겨울에서 2007년 사이 대규모 홍역이 발생했을 당시 2007년 3월 기준 600만 명이 접종을 완료했고 4월에는 1천만 명이 접종을 완료했다며, 북한도 효과적인 백신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역 발생 당시 통계를 통해 이론적으로는 북한이 2천 500만 명 주민을 대상으로 단일접종 주사의 경우 10일, 2회 접종의 경우 두 달 안에 접종을 끝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저온유통망 구조는 섭씨 2도에서 8도 사이에서 보관이 요구되는 아스트라제네카, 시노팜 등 전달체 백신의 경우 전국적으로 배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이 온도 범위 내 백신은 저온 보관과 유통 설비의 일부 수리나 교체 필요성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화이자 ·모더나 mRNA 백신 경우, 유통 역량 제한적”
그러나 섭씨 영하 70도 이하와 영하 20도 이하의 온도가 각각 요구되는 화이자와 모더나 등 핵산(mRNA) 백신의 경우 평양 등 일부 지역으로 유통 역량이 제한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나기 샤피크 전 유니세프 평양사무소장은 6일 VOA에 핵산 백신의 경우 관련 장비 도입과 함께 가장 먼저 극저온 백신 해동과 관련된 기술 전수가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샤피크 전 지국장] “ I guess that if you introduce Moderna, Pfizer vaccines to North Korea, or any other countries that don't have the capacity, I think we have to consider certain things. Number one is to consider training of staff on defreezing… The problem only when it comes to mRNA vaccines and this as a call you that in case we need to introduce new equipment to meet training”
샤피크 전 소장은 만일 북한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필요한 극저온 보관시설을 갖추지 않았을 경우 북한의 저온유통망 구조를 잘 이해하고 있는 유니세프가 극저온 보관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샤피크 전 소장은 또 섭씨 2도에서 8도의 냉장고에 화이자나 모더나를 30일을 넘기지 않는 범위에서 유통할 수 있도록 한다면 굳이 극저온 보관시설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