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북한 건설회사, 정기적으로 대북송금…지난 1년간 최소 3만 달러

지난 2019년 9월 세네갈 수도 다카르의 북한 건설노동자 숙소에서 노동자들이 건설 현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작은 트럭에 타고 있다.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북한 건설회사 ‘만수대’가 정기적으로 본국에 각종 지원금 명목의 현금을 보내온 것으로 VOA가 확보한 재정자료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또 현지 대사관의 운영비도 일부 부담한 가운데, 직원들은 월 100달러 수준의 생활비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네갈에서 운영되고 있는 북한 만수대 창작사의 위장회사 ‘코르만 컨스트럭션’이 매년 북한으로 각종 지원금을 보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가 확보한 ‘코르만 컨스트럭션’의 2019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외환 재정자료에는 이 회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평양종합병원 건립 등 각종 지원금 명목으로 정기적으로 북한에 상납했다는 사실이 담겼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난 2019년 9월23일 ‘태풍피해조국지원’으로 335달러, 이어 같은해 12월 김일성∙김정일 기금으로 365달러가 지출됐습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해 2월 본국 코로나 관련 지출액으로 280달러가 기록됐으며, 지난해 4월과 7월엔 평양종합병원 지원금 명목으로 각각 290달러와 635달러가 출금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 8월

본사납부금

2만 달러

2019년 9월

태풍피해조국지원

335 달러

2019년 12월

김일성∙김정일 기금

365 달러

2020년 2월

신형코로나지원

280 달러

2020년4월

평양종합병원 지원금

290 달러

2020년 6월

코로나긴급비상지원금

305 달러

2020년 7월

평양종합병원 지원금

635 달러

2020년 8월

큰물피해복구지원금

305 달러

2020년 1월

본사납부금

5천 달러

*분기별

노동당비

706 달러 (매분기)

* 분기별

대사관 유지비

780 달러 (670유로∙매분기)

그 밖에 지난해 6월 ‘코로나긴급비상지원금’으로 한 차례 더 코로나 관련 지원금 305달러가 사용됐고, 북한에 태풍과 수해 피해가 발생했던 지난해 8월에는 ‘큰물피해복구지원금’으로 305달러가 나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약 1년 동안 ‘코르만 컨스트럭션’이 본국의 각종 지원금 명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약 2천500달러.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평양의 만수대 본사에 납부한 금액이 2만5천 달러에 달하고, 또 분기별로 납부한 것으로 보이는 노동당비로도 총 706불을 지출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또 세네갈 현지 북한 대사관에 매 분기별 670 유로, 약 780 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약 1년 동안 코르만 컨스트럭션을 통해 북한으로 유입된 외화는 3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난 2019년 9월 아프리카 세네갈의 식품회사 '파티센'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 자금은 모두 세네갈 주재 북한대사관에 납부되는 형태로 전달됐습니다.

해당 자료에는 이들 지원금의 ‘인수자’가 ‘대사관’으로 나타나 있으며 ‘비고’란에는 ‘당위원장이 대사관에 바쳤음’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 31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코르만 컨스트럭션’의 내부 재정자료를 입수했다면서, 해당 자료는 이 회사가 수익금을 (세네갈 주재) 북한 대사관에 보내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는 지난 2019년 세네갈에서 북한 만수대 창작사가 ‘코르만 컨스트럭션’이라는 새 이름으로 둔갑한 뒤 북한 노동자들을 동원해 호텔과 주택단지 등 건설에 나선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세네갈의 한 건설현장에서 만난 북한 노동자는 자신이 평양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녹취: 북한 노동자1] (평양에서 오셨어요?) “네.” (두 분이서 일하시네요) “다른 데 나가서 일하는 사람도 있단 말이에요.” (언제 오셨어요?) “3년 됐지요.”

VOA는 약 30명의 노동자들이 다카르 모처의 여러 숙소에 분산돼 합숙하는 모습을 확인한 가운데, 해당 보도가 나간 뒤 이들은 다카르 외곽으로 이주해 현재도 건설 노동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확인된 재정자료에서는 노동자들에게 월 100달러 수준의 임금이 지급되고 있다는 사실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자료에는 현지 노동자들이 수개월에 한 번씩 20달러에서 100달러 혹은 최대 320달러를 생활비 명목으로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1인당 한 달에 약 100달러 수준입니다.

대신 본국으로 돌아가는 직원들은 ‘철수자 생활비’ 명목으로 대략 1천 달러 미만의 금액을 받았지만, 2명의 직원이 각각 약 4천 달러와 5천 달러씩을 수령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대부분의 직원들은 비정기적으로 소액을 생활비 명목으로 출금한 뒤 나중에 본국으로 돌아갈 때 남아 있는 자신의 봉급을 받아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장기간 근무로 4~5천 달러를 수령한 직원들이 있는 반면, 일부 직원들은 세네갈 체류 기간 동안 생활비를 제하고 1천 달러 미만의 돈을 본국으로 가져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은 이번에 공개한 보고서에 세네갈에서 활동 중인 코르만 컨스트럭션의 불법 활동을 상세하게 담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 담긴 VOA의 세네갈 보도 현장.

안보리는 해외에서 활동 중인 북한의 만수대 관련 회사를 제재 명단에 올렸으며, 이와는 별도로 2017년 채택한 대북결의 2397호를 통해 각 유엔 회원국들이 자국 내에서 운영 중인 북한과의 합작사업 등을 모두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또 북한 노동자들은 이 결의에 따라 2019년 12월까지 모두 본국으로 송환됐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코르만 컨스트럭션은 세네갈에서 각종 공사를 수주받아 외화 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