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자문기구 "코로나 여파로 북-중 교역 냉각…정치적 균열 노출"

압록강을 가로질러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호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 대한 북한과 중국의 대응이 양국 간 교역을 냉각시키고 일부 정치적 균열을 노출시켰다고 미 의회 산하 초당적 자문기구가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운영하는 민간단체가 최근 공개적으로 북한 정권의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한 데 주목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 산하 초당적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1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북한과 중국의 대응이 “양국 간 무역에 큰 걸림돌이 됐고, 약간의 정치적 균열을 드러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코로나 사태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고, 두 정상이 5월 초 코로나 관리의 성공을 축하하는 편지를 서로 교환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서로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1월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고 수입을 엄격히 제한한 이후 양국 간 경제 교류가 급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중 교역량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1~2월 사이28% 감소했고, 3월에는 55.5%, 4월에는 66.6% 줄었습니다.

또한 4월에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3주 동안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과 관련해, 보고서는 중국 외교부가 운영하는 싱크탱크인 ‘중국국제관계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김 위원장의 재등장 이후 김 위원장의 건강으로 인한 북한 정권의 지속성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지난 4월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건강이상설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는 “북한 정권 혹은 북한 지도자에 대한 중국의 회의론을 잠재적으로 드러내는 일종의 외교적 모욕”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외에도 보고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 이웃 국가들에 대한 ‘다년간의 강압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하는 4자 안보대화협의체인 ‘쿼드’ 결속 강화 계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위원회의 캐롤린 바톨로뮤 부의장은 이날 보고서 공개 행사에서 올해 보고서는 중국이 “증가하는 힘을 이용해 국제질서를 수정하고 자신들을 새로운 국제 위계 질서의 최상위에 두려고 하는 방식들을 보여주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바톨로뮤 부의장] “The commission’s work this year illustrated ways in which China is using its growing power to revise the international order and place itself at the top of a new global hierarchy.”

또한 “중국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미국과 기타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길고 복잡한 경쟁에 놓였다고 보고 있고, 이런 일이 앞으로 수십 년 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원회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행정부가 미-중 관계와 관련된 모든 법률에서 상호주의 원칙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미국이 중국에 있는 기업을 제제할 때 그 모기업도 제재하도록 할 것을 의회에 권고했습니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의회가 2000년 10월 설립한 초당적 기구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경제 관계가 국가안보에 갖는 의미에 관한 보고서를 매년 의회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