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북한, 최근 신포에서 모형 미사일 사출시험 추정”

38노스가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사출 시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왼쪽은 지난 2월 10일, 오른쪽은 지난 5일 위성에 찍힌 사진. 사진 출처: 38 노스.

북한이 최근 신포 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의 모형 사출시험을 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미국 등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북한이 전략무기 개발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 한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 노스’는 북한이 최근 신포 남부 조선소에서 모형 미사일 사출시험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38노스’는 현지 시간으로 8일 웹사이트를 통해 지난 5일과 지난 2월10일 찍은 신포 조선소의 상업위성 사진과 이를 비교 분석한 글을 올렸습니다.

‘38 노스’는 지난 5일 사진에선 사출시험대에 있는 미사일 정비 발사탑이 지난 2월10일 사진에서의 위치보다 뒤로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출시험에 필요한 원통형 캐니스터 즉, 발사통과 관련 장치들도 움직였고 두 대의 차량과 트레일러, 소형 크레인 등도 발사탑 주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시험대 서쪽의, 둔덕으로 보이는 충격 완충지대에 4개의 미확인 물체가 배열돼 있는 점으로 미뤄 사출시험이 막 이뤄졌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출시험을 하면 모형 미사일이 서로 다른 궤적으로 날아가 충격 완충지대에 구멍을 만드는데 이들 미확인 물체가 이와 관련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38 노스는이 시험의 목적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생산물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으로 보인다고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완료됐는지, 추가 시험이 계획돼 있는지에 대해선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38 노스’는 이와 함께 잠수함 대피소 위성사진도 제시하며 신포급 탄도미사일 잠수함의 뱃머리와, 소형 잠수함과 연결돼 정박돼 있는 바지선이 관측된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국방 전문가들은 북한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 개발 움직임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포 조선소는 북한이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3천t급 잠수함을 건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인 이춘근 박사는 SLBM 개발의 초기 단계인 모형탄 지상 사출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박사는 사진에 나타난 정황들을 볼 때 발사통과 발사체를 수직으로 세우는 크레인, 운송 수단 등이 모두 사출시험에 필요한 장비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둔덕에서 보이는 4개의 미확인 물체는 모형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만든 구덩이로 보인다며, 북한이 4발을 시험사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10월 신형 SLBM ‘북극성-3형’을 처음 시험발사한 바 있습니다.

당시 군사 전문가들은 시험발사가 수중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잠수함이 아닌 수중발사대 즉, 바지선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분석을 내놨습니다.

이춘근 박사는 이번에 개발 순서상 수중 발사보다 전 단계인 지상 사출시험이 이뤄졌다면 기존 ‘북극성-3형’에서 문제를 발견해 이를 보완했거나 아예 새로운 SLBM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박사] “아주 전혀 새로운 것을 실험하는지 아니면 개량형을 실험을 하는지 아니면 기존 사출장치에 문제가 있어서 그것을 고치기 위해 사출장치만 다시 실험을 하는 지 세 가지를 다 봐야 되죠.”

한국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38노스’가 제시한 사진에서 정박돼 있는 바지선을 주목하며, 수중 발사 시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지난번에 북극성-3형 이게 뭔가 조금 어설펐어요. 그래서 뭔가 엔진이나 이런 것에 기술적인 난관을 어느 정도 보정하고 그것을 지상에서 시험하고 그 다음에 물 속에서 사출돼서 올라오는 것을 바지선으로 해서 시험을 하고 점화까지 가는 이런 스케줄이 있는 것 같아 보이네요.”

북한은 올들어 군사 부문에서 초대형 방사포 등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대외적으로 집중 부각시켰지만 이번에 다시 SLBM 개발 움직임을 드러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차두현 박사입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북한 같은 경우 지금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 상황에선 되도록 다양한 종류의 전략 전술 무기를 계속 보여주면서 자기들 카드를 약화시키지 않으려는 그런 움직임을 충분히 할 수 있거든요. 제가 보기엔 이것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등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틈을 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에서 전략무기 개발을 위협하는 양상이라는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