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의 부담 분담과 관련해 보다 포괄적인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미국의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어떤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지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은 미국이 강조하는 동맹부담 분담(Burden Sharing)과 관련해 비용 분담(Cost Sharing)은 세부항목에 해당한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보다 포괄적인 정의에 따른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일 캐서린 힉스 국방부 부장관 지명자의 상원 군사위 인준청문회 답변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엿볼 수 있습니다.
힉스 부장관 지명자 “동맹 부담분담 강조하되 전략적 고려”
“비용문제 너머 전방위 동맹 기여, 종합 고려”
힉스 지명자는 미국의 국방예산 지출을 국내총생산 대비 5% 이상 지출해야 한다는 2018년 국방안보전략보고서(NDS. National Defense Strategy Report)의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며, 안보부담 분담 문제도 동맹의 기여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같이 보기: 미 국방 부장관 지명자 "북한 반우주 역량 위협적…'확장억지력' 동맹관계 핵심"앞서 국방안보전략보고서는 중국, 러시아와의 단일전 대비에 초점을 맞춰 미국의 국방 지출을 늘리는 동시에 기존에 미국이 관여했던 북한, 이란, 테러 등 2,3차적 위협 대처는 동맹의 부담분담 확대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습니다.
다만 힉스 지명자는 비용 문제와 같은 전술적 차원의 문제가 동맹의 전략적 가치보다 우위에 놓여서는 안된다며, 향후 동맹의 안보부담 분담 문제를 전략적인 측면에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안보 기여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동맹들이 미국이 취하고 있는 안보관계와 같은 선상에 있는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전략적 접근법을 취하겠다는 겁니다.
[녹취 : 힉스 지명자] “I think we need to make sure that we're taking a strategic approach to what ‘commitment’ means. I think we need to make sure that allies are into the security relationship as we are. Sometimes, it's through spending, sometimes it's through defense spending and sometimes that commitment is expressed in other ways and I think we should be strategic about how we consider those commitments.”
힉스 지명자는 그와 같은 기여가 때론 동맹의 국방예산 지출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며, 모든 형태의 기여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 “본질로 회귀…향후 포괄적 셈법 반영”
“한국군 상호운용성 확대, 한일 관계 개선도 의제 대상”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4일 VOA에 “힉스 지명자의 발언은 국방안보전략 보고서가 당초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는 탁월한 답변이었고,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미국 정부의 안보부담 분담에 대한 기대는 중국산 기술통신 공급망에 대한 차단 참여, 지향성 에너지 무기개발 등의 기술 제휴, 역내 병력 파견 등 군사, 경제, 외교 등 전방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한국과 관련해서는 연합군의 상호운용성 확대, 한일 관계개선도 포괄적인 동맹부담 분담 의제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상호운용성 강화의 경우, 동맹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양국의 미사일 방어 감지센서와 요격기 통합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이 보기: 미 전직 관리들 "바이든 행정부, '미한일 삼각공조 강화' 오바마 기조 이어갈 것"또 한일 관계개선 역시 안보관점에서 제2의 한국전쟁 발발 시 일본의 참여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방위부담 분담 의제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 그렉슨 전 차관보] “The future that looks like 1950, it's not going to remain on the peninsula. So it means other nations are going to be involved which means Japan. But right now getting Japan Korea and the United States in the same room to work on anything, as you know, is awkward. And we need to fix that. That's part of the burden sharing.”
그렉슨 전 차관보는 안보부담 분담 문제가 한국에 비용을 요구하는 성격에서 상호 안보방위 관점으로 전환된 만큼 미한일 공조는 반드시 개선해야만 하는 분야라고 지적했습니다.
네이선 프레이어 “유연한 배치 셈법 계승…동맹군 역할 확대 필연적”
네이선 프레이어 미 육군대학원 교수는 개인의견을 전제로 전 세계 전구에 미군을 유연하고 시기 적절하게 배치할 수 있는 구조 개혁은 부담분담 문제와 밀접히 연계 돼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서도 최우선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 프레이어 교수] “There's still going to be constraints on that force. They can't be everywhere at one time. They can't do everything that you want them to do…Maybe the most important consideration for the new administration, as they go into looking at how we develop and structure and array military forces around the world, I think having the ability to flex the force to different priorities at different times is going to be extremely, extremely important”
냉전시절과 비교해 미군은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만큼 미군의 유연한 배치셈법과 연계해 역내 동맹군의 지역방위에 대한 역할 확대는 필연적이라는 설명입니다.
같이 보기: '미 육군 배치 보고서' 작성 교수 “최대 위협은 중국...주한미군 철수·감축 옹호 아냐”브루스 베넷 “한국군 병력감축 쟁점화 가능성”
이와 관련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정권이 들어섰다고 해서 공정한 부담 분담에 대한 미국민의 인식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며, 한국군 병력 감축 상황도 향후 미한 간 부담분담 문제의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But be careful. The Congress perspective exists because Congress doesn't know what the ROK is doing…I think if that became an issue and discussed before Congress, I think the American congressman would say, you know, 'This isn't fair'…'Why should we send our American soldiers to Korea to defend Korea when the Koreans aren't prepared to make the effort themselves?'”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 국방부가 인구감소를 이유로 복무기간을 단축하고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논리는 대내적 정치셈법에 따른 움직임이라고 평가하며, 공정성 측면에서 미 국민에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한국군의 군 현대화 역시 북한의 위협에 충분히 대처할 수준에 미치지 못한 상태지만, 지금까지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를 반대해온 미 의회 내에서는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향후 이 문제가 공론화 될 경우, 주한미군의 병력 유지를 옹호해왔던 의회의 기류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며, 한국이 자국 방어에 소홀한 상황에서 미국의 안보부담이 공정한 것인지에 대한 담론이 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