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미-한, 한반도 평화 위해 매 순간 함께 노력"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9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미-한 두 나라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매 순간 함께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과의 대화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미-한 간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3박 4일간의 방한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8일 오후 도착해 오는 11일까지 이뤄지는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은 미국에서 조 바이든 새 행정부의 출범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어서 ‘고별 방문’ 성격이 강합니다.

비건 부장관은 9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양국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대북특별대표로서의 2년 반을 돌아보며 “리더십의 여정이자, 두 동맹의 여정이었고, 양국 협상팀 간 우정의 여정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기대되는 규범과 예측 가능한 과거의 행동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정상 차원의 관여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비전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그러면서 “숱한 한밤중의 통화들, 전 세계를 돌았던 출장, 협상이 돌파구 직전까지 갔던 성공의 순간과 우리가 쌓아온 것들이 눈앞에서 무너져 다시 쌓아 올려야만 했던 좌절의 순간들도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또 “미-한 양국은 매 순간 나란히 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진전시키고, 나아가 북한에 안정과 번영을 가져오고 북한 주민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이와 함께 “이 본부장과 자신 그리고 양국 협상팀 간 우정의 여정이었다”며 “매 순간 이 본부장을 신뢰했다”고 말했습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한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9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도훈 본부장도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돌이켜보면 그간 한반도를 둘러싼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미-한 두 나라는 두 가지 핵심 원칙을 굳게 지켜왔고,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본부장은 이 원칙에 대해 “우리는 한반도 문제가 반드시 대화와 협상만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혼신의 힘을 다해 지치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 왔고 빈틈없는 조율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혼연일체가 돼 하나의 팀처럼 일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본부장은 그러면서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분명하다”며 전환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유익한 협의를 갖기를 기대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최종건 한국 외교부 1차관과도 회담을 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 3년간 양국 정부가 거둔 성과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행정부 교체와 관계없이 두 나라의 신뢰와 공조는 굳건할 것이며 한반도 정세와 동맹 현안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해 나가자”고 했습니다.

최 1차관은 “우리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바위처럼 굳건한 핵심축이고 동맹 이상의 진정한 친구”라며 “차기 미 행정부에서도 미-한 관계가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많은 것을 달성했고 미-한 양국은 한반도 평화구축을 향한 되돌릴 수 없는 길에 나섰다”면서 “북한도 우리만큼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회담에서 양측은 미국 정권 이양을 앞두고 미-한 간 협력 강화 방안과 한반도 문제 등 주요 현안을 최종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방한 사흘째인 10일 오전엔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만나고 오후에는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강연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