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대북 제재 위반 유조선 최종 몰수...와이즈 어네스트 이어 두 번째

미 법무부가 공개한 대북제재 위반 유조선 커리저스 호. 출처=미 법무부

미국 법원이 대북 제재를 위반한 유조선 ‘커리저스’ 호에 대한 최종 몰수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북 제재 위반 선박이 미국 정부의 국고로 귀속된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북 제재 위반 유조선 ‘커리저스’ 호가 미국 정부에 최종 몰수됐습니다.

뉴욕남부 연방법원은 30일 판결문을 통해 커리저스 호가 미국 정부에 몰수되고, 미국 마셜국은 커리저스 호를 처리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앞서 미 연방검찰은 지난 4월 싱가포르 사업가 궈기셍을 형사 기소하면서 그가 대북 제재 위반에 이용한 2천734t급 유조선 커리저스 호에 대해 몰수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궈기셍은 2019년 6월 중국에 등록된 위장회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커리저스 호를 약 58만 달러에 구매한 뒤 북한에 유류를 공급하는 선박으로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판결은 원고의 주장만을 바탕으로 하는 ‘궐석판결’ 형식으로 내려졌습니다.

검찰은 전날인 29일 법원에 제출한 ‘궐석판결’ 요청서에서 지난 5월13일부터 6월11일까지 미 정부 공고문 웹사이트(forfeiture.gov)에 ‘커리저스’ 호 몰수 소송과 관련한 내용을 공시했지만 아무도 소유권 ‘청구서(Verified Claim)’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해당 선박과 관련된 싱가포르와 타이완, 홍콩 등 소재 회사 12곳에도 공고문을 보냈지만 이들 역시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커리저스 호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억류돼 있습니다.

미국 마셜국은 이번 판결을 근거로 커리저스 호를 미국으로 이동시키거나, 경매 등 방식으로 현지에서 최종 매각 처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정부가 대북 제재 위반에 연루된 선박을 몰수한 건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 2019년 검찰은 석탄 불법 운항에 동원됐던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소송을 제기해 최종 몰수 판결을 이끌어냈었습니다.

당시 이 소송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직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북한에 납치됐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유족 등이 ‘청구서’를 제출하며 소유권을 주장해, 이를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이후 마셜국은 와이즈 어네스트 호를 미국령 사모아로 이동시킨 뒤 경매에 부쳐 판매대금을 웜비어 부모 등에게 지급했고, 와이즈 어네스트 호는 방글라데시로 옮겨져 고철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