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관리들 “북한, 요구 관철되기 전  정상회담 응하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지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2차 정상회담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다시 공을 북한에 돌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제재 완화 등 자신들의 요구 사항이 수용되기 전에는 대선 상황을 지켜보며 호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자신의 업적과 재선을 위해 유용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성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I had been suspecting that he thinks it could be useful to his legacy and to his re-election campaign, So I don’t rule it out. It’s interesting and something to look at, on what basis President Trump said he thought that the North Koreans interested is unclear”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8일 VOA에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일축한 가운데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흥미롭다며, 어떤 연유에서 나온 것인지 살펴볼 만 하다고 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미 `그레이TV’와의 인터뷰에서 3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묻는 질문에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북 외교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이전 수사의 연장선이라며,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think there’s a lot of rhetoric and Trump has always said he’s open to meeting.”

이번 발언도 북한과의 만남에 늘 열려 있다는 수사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곧바로 3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북한의 셈법은 복잡해졌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경제난을 겪는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구미를 당길 순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 전 대표] “We have a North Korean situation in which they have suffering very badly from bad economic effects of coronavirus, including lack of trade from China, so you can imagine, for Kim Jong Un, he may be quite tempted by promise of economic help from South Korean that could come with another summit with Trump.”

중국과의 교역이 줄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경제가 악화되는 등 북한 내 상황이 좋지 않은 마당에 미국과의 추가 정상회담을 통한 한국 정부의 경제 지원 약속은 북한을 대화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재선이 목표인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 각 부처의 반대를 무릅쓰고까지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아는 만큼 당분간 기다릴 것이라고, 윤 전 대표는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도 지금 상황에서는 추가 정상회담이 재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윤 전 대표] “North Korea is not going to denuclearize or even get rid of Youngbyun between now and election. So there’s nothing that they can deliver before the election.”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움이 돼야 회담을 할텐데, 북한은 지금부터 대선 전까지 비핵화를 하거나, 심지어 영변 핵 시설 폐기 조차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6월 외국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 입구와 관련 시설 등을 폭파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북한은 자신들의 조건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대선 전까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Kim Jong Un would like to have a summit, if the US indicated, it would accept the Hanoi proposal that Trump rejected.”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거부한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하겠지만 현재 미국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의회와의 마찰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좀더 유연한 협상을 하기 위해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역시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이 응할지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제재 완화와 한국전쟁 종전 선언 등을 대가로 한 단계적 비핵화 조치를 해법으로 줄곧 요구해 왔지만 미국은 여전히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However, the President Trump could change the policy overnight so I don’t rule it out that the US could do something big that would entice Kim Jong Un.”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을 하루 아침에도 바꿀 수 있다며, 미국이 김정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뭔가 큰 것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