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탄도미사일과 핵 개발 역량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고 일본 정부가 연례 방위백서에서 밝혔습니다. 특히 실전 상황을 염두에 둔 교리를 고도화하고 있는 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일본 방위성은 13일 공개한 방위백서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전 상황을 염두에 둔 교리를 날로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방위성은 북한의 핵 공격 역량을 처음으로 명시한 지난해 백서 내용을 재인용하면서, 북한의 일부 무기체계는 일본을 사정거리에 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획득했다고 명시했습니다.
같이 보기: 일 방위백서 “북한, 일본 겨냥 핵 타격 능력 보유…불확실성 증대”스커드ER과 노동미사일의 경우 이미 핵탄두 탑재에서부터 도달까지 일본을 겨냥한 핵 공격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방위성은 또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북한이 계속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면 미국에 대한 전략적 억제력을 확보했다는 인식을 일방적으로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경우 북한의 역내 도발 행위가 증가하고 심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강한 우려를 갖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전 염두에 둔 다양한 미사일 교리 개발 추세 주목”
방위성은 특히 올해 백서에서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과 더불어 이미 실전 상황을 염두에 둔 다양한 교리와 전술 개발에 착수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2014년 이전에는 발사한 적이 없는 지점에서 새벽과 심야 시간에 이동형 차량(TEL)을 활용한 미사일 발사를 지속한 점을 주요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 같은 추이는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임의 지점과 시점에 발사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북한이 자국의 탄도미사일 성능과 신뢰도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된 대목으로 보인다고 일본 방위성은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단순히 탄도미사일 연구개발뿐 아니라 운용 능력의 향상을 노리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군 부대에 형식주의 배제와 실전적 훈련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대목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2019년 탄도미사일 발사의 경우 각각 다른 장소에서 발사하더라도 특정 목표를 명중시킬 수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제병훈련, 포화사격 실전적 역량 향상에 초점”
“2016~2019년 6차례 고각도 발사…미사일 방어 돌파 의도”
일본 방위성은 2019년 11월과 지난해 3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연사 속도를 1분 미만으로 단축한 점을 들어 포화공격 역량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근 북한군이 단거리 미사일 등 다양한 종류의 타격 역량을 조합해 진행한 실사격 훈련도 실전적인 운용 능력 향상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위성은 북한의 교리는 조기탐지 능력을 방해하기 위해 은닉성과 일시성을 높이고 기습적 공격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운반수단으로 이동형 차량과 함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역량을 꼽았습니다.
특히 다른 나라의 미사일 방어망을 돌파하기 위해 저고도로 비행하는 변칙성 궤도의 탄도미사일 개발도 추진 중이라며, 2019년부터 선보인 신형 단거리 미사일 종류 중 두 가지가 이 항목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같이 보기: “일본 이지스어쇼어 도입철회 배경에 북·중 위협 진화...공격역량 확보 명분”방위성은 또 주목할 만한 북한군의 교리 변화로 발사 형식을 다양화하고 있는 점을 꼽았습니다.
북한이 2016년 6월과 2017년 5월, 7월, 11월, 2019년 10월에 쏜 탄도미사일을 분석한 결과 모두 통상보다 높은 각도에서 발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입니다.
고각도 발사는 통상의 각도보다 높이 쏘아 올려 낙하속도를 빠르게 함으로써 요격을 어렵게 하는 방식입니다.
방위성은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의 고체연료 기술을 진전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발사 방식과 저고도 변칙성 궤도비행 미사일은 모두 발사 전 조기탐지를 어렵게 하고 미사일 방어망을 돌파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처형 따른 간부 위축 심화…숙고 과정 없어 불확실성 증대”
한편 방위성은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심의 권력기반 강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빈번한 처형과 강등, 해임에 따른 위축효과 때문에 북한의 간부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판단과 다른 의견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외교 측면에서 충분한 검토가 진행되지 못한 채 북한이 군사적 도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포함해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빈부격차 확대와 외국으로부터의 정보 유입 등 사회통제가 완화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며, 체제 안정성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